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영미의 스포츠 ZOOM 人

“나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

타깃필드 ‘홈런왕’ 꿈꾸는 박병호

  • 미니애폴리스=이영미 | 스포츠 전문기자 riveroflym22@naver.com

“나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

2/3

“연봉은 판타지 아닌 현실”

“나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
그러나 에이전트 앨런 네로의 협상 능력에 대해선 여전히 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앨런 네로는 기자와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한국 포스팅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병호에게 가장 높은 포스팅비를 써낸 팀이 미네소타 트윈스란 걸 알고 한 달여 동안 협상 과정을 거쳤다. 미네소타에서 처음 제시한 몸값은 1200만 달러가 아니다. 그보다 더 낮았다. 서로 협의를 통해 1200만 달러란 액수를 도출해낸 것이다.”
네로는 구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쟁점이 된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진 것은 돈보다는 박병호가 이곳에서 편안하고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지였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행된 협상에서는 선수가 챙길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우리는 트윈스로부터 포스팅 비용과 연봉을 포함해 2600만 달러라는 액수를 도출했는데, 만약 박병호가 FA(자유계약) 선수였다면 메이저리그 30개 팀을 상대로 협상할 수 있을 테니 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2년 전에 한국 리그를 떠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원 소속 팀 넥센 히어로즈에 엄청난 금액을 선물로 안기고 미국행을 마무리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인해 선수는 마음고생을 했고, 넥센은 많은 돈을 받았다는 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네로는 “박병호는 활약에 따라 연봉을 달리 받는 데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박병호는 굉장히 목표 중심적인 선수인데, 자신이 세운 목표가 있기에 내년 시즌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연봉은 ‘판타지’가 아닌 ‘현실’이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사이의 까다로운 제약 아래서 우리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이젠 팬들도 비난보다는 만족해주길 바란다. 박병호에게 (연봉 협상은) 딜이 아닌 기회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네로는 “제발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왜 자꾸 돈 액수를 갖고 뭐라고들 하느냐”며 양팔을 벌리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박병호도 인터넷을 통해 한국 여론이 연봉에 대해 부정적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 현실에 충분히 만족했다. 그는 특히 메이저리그 구장의 뛰어난 시설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어제 처음으로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 야구장 시설을 둘러봤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에 대해선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니 어마어마하더라. 그라운드 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클럽하우스, 웨이트 트레이닝장, 실내 타격훈련장 등이 환상적이었다. 어제 구단 측에서 야구장 투어를 해줬는데 정말 아름답더라. 야구장을 둘러보면서 무척 설렜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의 ‘별’ 조 마우어를 입단식이 열리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그는 이전부터 마우어의 팬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말 신기했다. 그가 진심으로 반겨줘 고마웠다. 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겠다더라. 나를 환영해주기 위해 일부러 야구장에 나왔다고 말해서 감동받았다.”
마우어가 누구인가. 한마디로 트윈스의 자부심이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통산 145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3, 119홈런, 755타점을 기록한 그는 2009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고, 올스타전도 6번(2006, 2008, 2009, 2010, 2012, 2013년)이나 출전했다. 올 시즌은 타율 0.265(592타수 157안타) 10홈런 66타점으로 부진했지만 트윈스 팬들의 마우어 사랑은 데일 정도로 뜨겁다.



‘도우미’ 자청한 조 마우어

박병호와 마우어는 2016 시즌에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수 있다. 트윈스 측은 일단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기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마우어의 몸 상태나 활약 여부에 따라 박병호가 그를 대신해 투입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온 선수의 입단을 축하해주기 위해 시즌이 아닌데도 일부러 야구장에 나와 박병호를 맞아준 마우어의 태도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기자와 인터뷰하면서도 “박병호를 돕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박병호가 하루빨리 팀 문화에 적응하는 데 ‘도우미’ 노릇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나는 이곳 미네소타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메이저리그 필드 안에서 박병호를 돕는 것은 물론, 필드 밖에서 그가, 또는 그의 가족이 도움을 원한다면 먼저 다가갈 것이다. 야구에선 투수의 공이나 선수들의 얼굴을 파악하는 부분 등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경험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그와 공유하려 한다.”
마우어는 박병호에 대해 이례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현지 일부 언론에서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적응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과 관련해 “박병호가 KBO리그에서 두 차례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것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50홈런은 어느 리그에서든 굉장히 놀라운 결과물이다. 나는 그가 스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접했다. 정말 환상적이었다. 스윙을 제대로 하는 선수다. 어느 리그든 처음엔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이곳 빅리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박병호만 메이저리그에서 힘든 시기를 겪는 게 아니다. 앞으로 그가 이곳에서 경험할 모든 일은 우리가 다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부분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잘 알려진 대로 박병호는 ‘준비된 메이저리거’임이 분명하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추신수와 박병호가 만났을 때 박병호는 추신수에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특징과 타자들의 타격 폼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태도를 확고히 한 터라 박병호의 질문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넥센 히어로즈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스프링캠프 훈련장을 공동으로 사용했기에 박병호는 텍사스 선수들의 훈련 광경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미치 모어랜드의 타격 폼이 인상적이었는지 추신수에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타격 폼이 아주 심플했다. 직접 보니 찍어놓고 치는 느낌으로 움직임 없이 간결하게 스윙을 하던데, 그렇게 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추신수는 “그래야 공을 좀 더 오래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나도 방망이가 맞지 않을 때는 타격 자세를 조금 일찍 시작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공을 볼 수 있고 공의 움직임이 잘 보인다. 타자들의 타격 폼이 간결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나도 이 방법을 써봤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나 시속 150㎞ 이상 던지는 투수의 공은 찍어놓고 치는 타법을 사용했다”며 강속구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연습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2014년, 2015년 2년 연속 50개 넘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스포츠동아



2/3
미니애폴리스=이영미 | 스포츠 전문기자 riveroflym22@naver.com
목록 닫기

“나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

댓글 창 닫기

2019/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