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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식약처 매우 우수’ 식당, 이렇게 선정된다! [브이로그 지상중계]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배달앱 ‘식약처 매우 우수’ 식당, 이렇게 선정된다! [브이로그 지상중계]

  • ● 코로나19 유행 후 음식 배달 수요 급증
    ● 식약처, 식당 위생 현장 평가 후 등급 지정
    ● 천장·벽면 먼지 훑고, 양념 소분일자까지 꼼꼼 점검
    ● 신청업체 중 20% 이상 탈락, 2전3기 도전도


김송희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위생평가팀 심사원(오른쪽)이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청결도를 평가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김송희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위생평가팀 심사원(오른쪽)이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청결도를 평가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직장인 김민주 씨는 요즘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 식당 정보 페이지에 들어가 해당 식당이 ‘식약처 위생등급’을 받았는지 살펴본다. 

“웬만하면 ‘매우 우수’ 업체를 골라요.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파는 곳 가운데 ‘매우 우수’가 없으면 ‘우수’, 때로는 ‘좋음’까지 가기도 하죠. 하지만 위생등급을 아예 받지 않은 업체는 피하는 편입니다.” 

김씨 얘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17년 5월부터 국내 음식점, 카페, 제과점 등의 위생 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사업을 해왔다. 이른바 위생등급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고 배달 음식 수요가 크게 늘면서, 최근 위생등급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는 현재 63개 항목, 126개 세부 기준을 담은 ‘음식점 위생등급 평가표’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음식점 실태를 점검해 80점 이상이면 ‘좋음’, 85점 이상은 ‘우수’, 90점 이상은 ‘매우 우수’ 등급을 준다.



평가 90점 이상 업소만 ‘매우 우수’ 등급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생등급 지정을 받은 업소에 제공하는 표지판. [식약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생등급 지정을 받은 업소에 제공하는 표지판. [식약처 제공]

국내 모든 음식점이 이 평가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받을지 말지는 업주 선택 사항이다. 단, 위생등급 평가를 신청해 ‘좋음’ 이상의 등급을 받으면 여러 혜택이 생긴다. 첫째, 해당 업소에 ‘식약처가 인증하는 위생 업소’라는 것을 보여주는 표지판을 붙일 수 있다. 둘째, 관할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실시하는 위생 검사를 2년간 면제받을 수 있다. 더불어 위생 시설 및 설비를 개·보수할 때 저리 융자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식약처가 부여한 위생등급 유효기간은 원칙적으로 2년이다. 김철희 식약처 식중독예방과 사무관은 “위생등급제가 활성화되면 업소 간 자율 경쟁을 통해 국내 음식점 위생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그 효과를 기대하고 만든 제도”라고 설명했다. 

최근 김 사무관이 언급한 ‘업소 간 자율 경쟁’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2019년 3000개 다소 넘는 수준이던 위생등급 평가 신청 음식점 수가 지난해 1만1549개로 늘었다. 올해도 3월 5일 기준 1628개 업소가 평가를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위생등급제 신청 건수 급증 배경에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음식 배달 증가 트렌드가 있다고 본다. 배달의민족 등 유명 배달앱 식당 소개 페이지에는 어김없이 식약처 위생등급이 표시돼 있다. 배달업소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한 지역에 위생등급을 받은 식당이 생겨나면 근처 가게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매장에 와서 음식을 먹는 손님은 위생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식약처 위생등급’ 표지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반면 주문 배달 시장에서는 이 표시 하나가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요즘 자영업자가 모여 있는 온라인 카페를 보면 ‘우리 가게 근처에 ‘매우 우수’ 등급 가게가 생겼다. 더 늦기 전에 나도 평가를 신청해야겠다’ 같은 글이 부쩍 많이 올라온다. 나는 좀 일찍 평가를 받은 편인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느낀다.” 

식약처도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다. 식약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위생등급 평가 신청 음식점 가운데 1071개(85.3%)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39개(3.1%)는 손님용 좌석이 없는 배달 전문 식당이다. 식약처는 이들도 ‘위생등급 지정’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1월 28일 ‘음식점 위생등급 지정 및 운영관리 규정’을 일부 개정했다. 음식 배달용 포장지에도 위생등급 지정 사실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철희 식약처 사무관은 “소비자가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위생등급제 정보를 접하게 돼 이 제도에 대한 음식점들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청 식당 20% 이상 탈락, 2전3기 도전도

음식점이 위생등급을 받는 과정은 어떨까. 첫 단계는 업주가 식약처나 관할 지자체에 위생등급 평가를 신청하는 것이다. 이후 식약처 위탁을 받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인증원) 담당자가 현장 실사를 나간다. 이때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도 1명 동행한다. 평가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불시에 현장에 출동하는 건 아니다. 식당과 협의해 일시를 정한다. 업소에 가서도 업주 또는 담당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음식점 위생등급 평가표’에 제시된 63개 항목, 126개 세부 기준을 점검한다. 음식물 재사용 여부, 식재료 유통기한 준수 여부 등에서부터 객석·조리장·화장실 청결 상태까지 꼼꼼히 따진다. 이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최근 위생등급 평가를 받은 한 업주는 “평가하는 분이 손전등을 들고 전자레인지 위, 후드 구석구석까지 비춰가며 먼지가 있는지 살펴보는데 심장이 덜컹덜컹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업주는 “우리 가게에서는 직원이 출퇴근할 때 입는 옷과 업소에서 일할 때 입는 위생복이 한 탈의실에 맞닿은 채 걸려 있었는데, 평가자가 그걸 지적했다. 외출복과 위생복이 붙어 있으면 위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나 나름대로 매장을 청결하게 관리한다고 생각했는데 평가를 받아보니 부족한 게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송희 인증원 위생평가팀 심사원은 “위생등급 평가를 받으려면 먼저 해당 업소가 식약처 평가표를 갖고 자체 점검을 해서 그 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업주들이 보내는 점수는 보통 90점 이상인데 현장에 가보면 이보다 점수가 깎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위생 실태를 꼼꼼하고 엄밀하게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냉면집이라면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 양념장에 들어가는 식재료 입고일과 유통기한, 해당 양념장 조리일, 주방에서 일괄적으로 만든 양념장을 양념용기에 덜어놓은 소분일 등까지 확인한다. “식품 유통기한만 지키면 문제없겠지” 정도로 생각하는 업주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업소 냉장고를 일일이 열어 익힌 음식과 생재료가 뒤섞여 있지 않은지, 냉장고에 성에가 끼지는 않았는지 살피고, 세척 및 소독용품이 제 위치에 있는지, 식당 관계자가 해당 제품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도 기본이다. 최근 이런 평가 방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영업자들의 준비도 치열해졌다. 자영업자가 다수 활동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는 3월 초 “3개월 준비해 ‘매우우수’ 등급을 받았다. 정말 기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 아래로 동료 자영업자 수십 명이 “축하한다” “대단하다” 등의 댓글을 달아놓았다. 조상윤 인증원 위생평가팀장은 “최근 평가를 진행한 한 식당에서는 ‘매우 우수’ 등급이 확정된 뒤 식당 관계자 네 분이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리더라”며 “그만큼 고생해서 준비하시는 걸 알기 때문에 우리도 더 공정하고 정확하게 평가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위생등급 평가를 신청한 업소 가운데 평가 점수 90점을 넘어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960개로 전체의 59.0% 수준이다. 274개(31.4%) 업소는 아예 지정에서 탈락했다. 이들은 60일 안에 재평가를 신청할 수 있다. 6개월 안에 총 3번 평가를 받는 게 가능하다. 김송희 심사원은 “최근에는 지적 사항을 보완해 가며 2전3기 끝에 위생등급 지정을 받는 식당도 적잖다”며 이렇게 말했다. 

“위생등급 평가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그걸 알면서도 평가를 신청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지정 등급이 ‘좋음’이든 ‘우수’이든 간에, 일단 그 과정을 거치기로 마음먹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비자들이 더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업소들을 많이 격려해 주시면 좋겠다.”



신동아 202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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