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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어려울수록 윤핵관 위축…安에겐 기회”

난제 빠진 안철수… ‘취임덕’ 尹 지지냐 손절이냐

  • 김성곤 이데일리 정치부 기자 skzero@edaily.co.kr

“대통령 어려울수록 윤핵관 위축…安에겐 기회”

  • ● 단일화로 정권교체 공신… 당권 도전 수순
    ● 정중동 행보 속 윤핵관 손잡고 尹心 구애
    ● 국정 지지율 폭락·국민의힘 내홍에 분수령
    ● 대권가도 유불리에 尹과 관계 설정 고민
6월 27일 ‘신동아’와 인터뷰 중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조영철 기자]

6월 27일 ‘신동아’와 인터뷰 중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조영철 기자]

정치인 안철수의 꿈은 ‘대통령’이다. 최근 10년간 대선에 세 차례 도전했다. 19대 대선만 완주했을 뿐 18·20대 대선은 후보 단일화로 중도 낙마했다.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양보했지만 대선 본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0대 대선에서는 “더 이상 철수는 없다”며 완주 의지를 불태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선 막판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통 큰 모험’은 최상의 결과를 낳았다. 윤 대통령이 0.73% 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리를 거두면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후 안 의원의 선택은 거침이 없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린 것은 물론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 안착했다. 그야말로 혁명적 변화다. 정치 인생 내내 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비판해 온 것과 정반대다. 시베리아 벌판과도 같은 제3지대 후보로는 대권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계산 탓이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3당 합당을 결행한 것과 유사하다. 안 의원의 승부수는 성공할 것인가. ‘취임덕(취임하자마자 레임덕)’으로 불린 윤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과 국민의힘 내홍 탓에 진퇴양난에 빠졌다. 안 의원의 정치적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安, 당정 스킨십 강화 주력

그는 현역으로 활동 중인 정치 거물 중 유일하게 중도·보수·진보 진영을 모두 경험했다. ‘영원한 2인자’로 불린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만큼 광폭 행보다. 김 전 총재는 충청권의 맹주였지만 14·15대 대선에서 YS·DJ와 손을 잡았다가 집권 이후 결별했다. 안 의원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줄곧 ‘제3지대’를 강조해 왔다. 이후 진보(새정치민주연합)→중도(국민의당)→중도보수(바른미래당)→중도(국민의당)를 거쳐 최종 기착지로 보수(국민의힘)를 택했다.

안 의원의 최대 강점은 폭넓은 인지도와 풍부한 정치적 경륜이다. 약점은 사실상 혈혈단신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해 당내 기반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범(汎)보수진영 차기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도 기대 이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에 밀리고 있다.

안 의원의 해법은 당 주류인 친윤계와 스킨십을 강화해 윤심 구애에 나서는 것이었다. 윤핵관의 손을 잡고 ‘포스트 윤석열’을 노리겠다는 전략이었다. 20대 대선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에는 현안에 대해 윤핵관과의 코드 맞추기에 나섰다. 친윤계와의 과감한 밀착 행보에 ‘대표 안철수·사무총장 장제원’ 시나리오가 돌기도 했다. 윤핵관으로 불린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설에는 이준석 전 대표가 ‘간장(간철수+장제원) 한사발’이라고 저격하면서 견제에 나설 정도였다.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살려 이른바 ‘민·당·정(民·黨·政) 토론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을 지원하면서 라이벌 주자와는 대비되는 정책 내공을 과시했다. 당심 장악을 위한 본격적인 세몰이에는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동참해 안 의원에게 힘을 보태기도 했다.

비대위 이후 조기 전대 불가피

6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달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백서를 살펴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6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달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백서를 살펴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국민의힘 합류→당권 장악→22대 총선 승리→차기 대권이라는 스케줄은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국민의힘 안팎의 정치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당권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에도 ‘이준석=토사구팽’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면서 ‘권력의 진공상태’라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잠시 이어졌지만 ‘내부 총질’ 문자 파문의 여파로 모든 게 헝클어졌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 체제에 힘을 실었던 안 의원조차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겠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켰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격렬한 반대는 부담이다. 더구나 안 의원의 우군이었던 윤핵관도 2선 후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한시적 비대위 체제 이후에는 조기 전당대회 수순이 불가피하다. 권력지형의 유동성이 대폭 증가하면서 안 의원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감한 정치 현안에는 거리를 두고 각 분야 정책 능력을 과시했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경찰에 대한 국가 통제의 시스템화) △학제개편안 논란(전면적이고 근본적인 안과 사회적 합의) △미국의 칩4 가입 요구(거절할 수 없는 제안으로 가입 불가피) △김경수 사면(민주주의 파괴범에게 면죄부 반대) △연금개혁(정부여당의 국민적 합의기구 주도적 조성) 등 보수 색채를 강화하면서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춘 게 특징이다.

다만 한시적 비대위 체제 이후 조기 전대 국면이 다가올수록 안 의원은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안 의원은 과거 주요 정치적 고비 때마다 지나치게 좌고우면하는 태도로 비난과 조롱에 시달린 바 있다. 안 의원은 8월 9일 당권 도전에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기꺼이 독이 든 성배를 마시겠다는 의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의 지원사격으로 당의 중심 세력으로 성장하는 이른바 꽃가마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면서도 “차라리 현 정부에 대한 합리적인 견제로 차기 주자로서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확보한다면 이는 오히려 장점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흙탕 싸움과는 거리를 두고 안철수만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親尹 노선 vs 조기 차별화

날이 갈수록 안 의원의 상황은 어려워지고 있다. 여권 전체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취임 초 레임덕 상황에 내몰린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변수다. 거칠게 요약하면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다. 반대로 과감하게 윤 대통령을 손절하면서 ‘조기 차별화’라는 독자 행보를 선택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안 의원의 선택지로 전자에 무게를 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결별하면 안 의원의 미래는 없다. 계속 가야 한다. 대통령의 지지율도 언젠가 다시 올라갈 것”이라면서 “안 의원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을 받는 것이다. 친윤계와의 관계를 계속 잘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친윤이라는 주류가 막 생겨나는 시점”이라면서 “대통령이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안 되게는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관계를 잘 만들고 본인도 그 나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안 의원의 선택지가 더는 없다. 윤 대통령과 결별하고 국민의힘을 나가면 끝이다”며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치적 명운을 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안 의원의 최종 목표는 대통령이다. 당심을 얻지 못하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불가능하다”며 “대통령이 어려울수록 윤핵관이 전면에 나서기는 힘들다. 안 의원으로서는 오히려 기회”라고 덧붙였다.

신동아 9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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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2022년 9월호

김성곤 이데일리 정치부 기자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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