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현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진 이원석 대검차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에 몸담고 있던 당시 굵직한 수사를 함께해 대표적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전남 보성 출신인 이 차장은 서울 중동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는 사법연수원 27기 동기지만 이 차장이 네 살 위다.
그는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시작해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을 두루 거쳐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 부장검사 자리에 오르며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 차장은 특수1부장이던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태의 시발점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수사 팀에 합류해 실질적으로 수사를 이끌었다.
윤 대통령이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석 파견검사로 수사를 지휘할 당시인 2017년 3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이 차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며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또 2019년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됐을 당시 이 차장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급)에 올라 그를 보좌했다. 이후 2020년 수원고검 차장검사(검사장급), 2021년 제주지검장 등을 거쳐 6월 대검 차장검사(고검장급)에 올랐다.
18일 이 차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되자 검찰 내부에서는 “이변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수도권 검찰청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지난 3개월간 검찰총장 직무대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이 차장이 임명될 거라고 봤다”며 “기수가 낮아 혼란을 줄이기 위해 총장 임명을 늦춘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에 대한 검찰 내부 평가는 일관적이었다. 밤늦도록 업무를 보는 스타일로 ‘일에 미친 사람’이라는 것. 한 검사는 “회식에서도 일 얘기만 하는 분”이라며 “똑똑한 데 부지런하기까지 해서 윗사람들의 신임이 두터운 타입”이라고 평했다. 또 이 차장은 ‘사회적 약자 보호에 검사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 사석에서도 이 같은 취지의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차장이 임명되면서 25기가 대부분인 고검장급 기수에서 자진사퇴가 나올 거란 예측도 나온다. 검찰에서는 후배 기수가 총장이 되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총장보다 높은 기수 인사들은 자진 사퇴하는 관례가 있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됐던 당시 그보다 선배기수였던 이들이 검찰에 남았던 전례가 있어 속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2019년 당시 윤 대통령이 고검장급보다 서너 기수 아래였으나 나이가 많았고, 검찰 지도부 연소화를 우려한 목소리도 커 사퇴하지 않은 이가 제법 있었다”며 “이번에도 그런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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