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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선대위’ 구도로 민주당 심판 총선 만드나

국민의힘 ‘대선잠룡 한동훈’ 사용법

  • 김대현 시사평론가·대현TV 운영자 kimdaehyun15@gmail.com

‘한동훈 선대위’ 구도로 민주당 심판 총선 만드나

  • ● 검수완박=부패완판! 한동훈 아이디어?
    ● 당대표 차출설 현실화 가능성 낮아
    ● ‘제2의 윤석열’이 갖는 정치적 한계
    ● 총선 험지 출마 후 대권 도전 가능성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대한법률구조공단·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대한법률구조공단·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정국이 총선(2024년 4월) 국면으로 전환된다는 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호(號)를 상대할 보수정당의 ‘간판’ 인물로 한 장관이 관심을 받는다.

국민의힘은 8월 이준석 당대표 체제가 붕괴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진석)가 가동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유력 후보군으로 안철수·김기현·권성동·권영세 의원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한 장관은 최근 실시된 범(汎)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리서치뷰가 10월 30~3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례 여론조사 결과 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은 22%를 얻어 1위를, 한 장관은 15%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조사 대상을 좁힐 경우 한 장관은 39%를 얻어 1위였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21%), 홍준표 대구시장(17%), 안철수 의원·원희룡 장관(5% 동률), 유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4% 동률) 순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이들에게서 한 장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반면, 반(反)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등의 지지율은 크게 낮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주간조선’이 10월 14~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야 주요 정치인 호감도 조사에서도 한 장관은 37.5%를 얻어 보수진영 인사 가운데 홍준표 시장, 오세훈 시장, 유승민 전 의원에 이어 4위에 올랐다.(여론조사 관련 상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 입문을 언급조차 한 적 없는 한 장관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만든 제2 윤석열



한 장관의 대중적 지지도가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함’이다. 보수진영에서 보기 드문 논리적 사고와 막힘없는 언변은 보수층에 큰 호응을 얻는 비결로 손꼽힌다. 5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 깜짝 발탁된 한 장관은 언론과 야당을 상대로 인상적인 ‘어록’을 남겨왔다.

‘대장동 게이트’ 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특검을 촉구하고 나서자, 한 장관은 “수사받는 당사자가 마치 쇼핑하듯 수사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적어도 민주 법치국가 중에는 없다”고 일갈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쇼핑하듯’이라는 단어는 이 대표의 특검 주장을 부적절한 발언으로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이에 앞서 한 장관은 민주당이 주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서도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때도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를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검수완박 법안 추진을 ‘범죄’라는 단어로 일축하며 보수층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태원 참사를 경찰이 ‘셀프 수사’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민주당이 주도한 검수완박 법안을 지목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11월 2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 “검수완박 법률 개정으로 대형 참사를 직접 수사할 수 없다. 지금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2021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민주당 주도의 검수완박 법안 개정 와중에 “검수완박은 부패를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말한 것도 한 장관의 아이디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장관의 언변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 상대는 공교롭게도 민주당인 경우가 많았다. 5월 한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청문위원이던 민주당 의원들은 팩트체크를 소홀히 해 역풍을 맞기도 했다. 최강욱 의원은 한 당시 후보자 딸이 어머니 인맥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노트북을 후원받아 자신 명의로 보육원에 기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기서 등장하는 기증자 ‘한 아무개’는 ‘한국3M’, 즉 외국계 회사의 한국 법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자의 딸이 ‘이모’와 함께 논문을 1저자로 썼다”고 공격했으나 ‘이 모 교수’를 잘못 이해한 실언이었다. 최근 ‘한동훈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주장도 근거가 부족한 탓에 “장관직 등 모든 걸 걸겠다. (김의겸) 의원님은 무얼 걸겠느냐”는 역공의 빌미만 제공하고 말았다.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김 의원의 폭로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야당에서 한 장관을 공격할수록 오히려 맞대응하는 한 장관의 논리와 언변만 돋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보수 유권자 사이에서 ‘한동훈=차기 주자감’이라는 인상이 공고해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한 장관의 보수 진영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 장관을 발탁한 이후 인사 검증 등 과거 대통령민정수석실 업무까지 일임하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장관직 사퇴→입당→총선→대선?



7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날 업무보고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주진우 대통령법률비서관 등이 배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대통령실]

7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날 업무보고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주진우 대통령법률비서관 등이 배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대통령실]

비대위 체제의 국민의힘은 한동훈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한 장관을 차기 당대표로 차출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서 당권을 거머쥐기에는 시간과 환경적 제약이 커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여당이 차기 총선에서 한 장관을 전면에 내세우고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전을 펴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한때 의회 의석 180석을 거머쥔 역대 최강의 정당이 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손발을 맞춘 민주당은 개혁 법안이라는 미명하에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등 독주를 거듭하며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또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뒤로한 채 이른바 ‘이재명 방패 만들기’에 동조해 왔다는 비난을 샀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 치른 6·1 보궐선거에 나서 금배지를 달았고 8월 당대표로 선출됐다.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후보가 곧바로 정치 복귀를 선언한 것도 모자라 당대표가 되는 이른바 ‘정치적 역주행’이 벌어진 셈이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에서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한덕수 국무총리 사퇴 등 국정 전면 쇄신을 촉구해도 좀체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외려 국민 상당수는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이 대표의 대장동 수사를 무마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의 공격에 되레 역공을 펴온 한 장관을 총선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내세워 의회 권력을 교체하자는 여권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한 장관을 범보수 진영 차기 대권 유력 후보로 거론하는 국민의힘 인사도 적잖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선 재수가 유력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주도하는 한 장관이 맞대응 카드로 적절하다는 논리다. 다만 제2의 윤석열, 즉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인사를 국민이 다시 대통령으로 선출하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진보 진영 한 평론가는 이에 대해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수는 있으나 차기 대선에서 국민 선택을 받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며 “시대 흐름상 검사 출신을 다시 대통령으로 선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대권 도전 시나리오는 차기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해 당선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서울 강남 지역구에 출마하면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당 기여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또 대중적 지지만으로 당 안팎의 견제를 극복하려면 윤석열 정부가 성공을 거둬야 하는데, 국정 지지율 30% 안팎의 윤석열 정부가 경기침체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반전을 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총선은 현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도 강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하면 한 장관의 정치적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

한동훈이 넘어야 할 난제

윤 정부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이에 힘입어 한 장관이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하더라도 ‘제2의 윤석열’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차기 대선은 기존 정부와 차별화된 시대적 요구가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수진영 한 원로급 인사는 한 장관의 정치적 진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검사로서 살아온 사람의 한계는 분명하다. 윤석열 정부가 고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 장관이 정치에 뛰어들면 혹독한 검증이 재연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작은 오점이라도 발견되면 조국 전 장관처럼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여권 내 정치 지형도 한 장관에게 유리하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던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의 입김이 줄고, 윤 정부와 거리를 두며 권토중래에 나선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 등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예컨대 9월 대통령정무1비서관에 임명된 전희경 전 의원의 경우 윤핵관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전 비서관이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기현 의원과 가깝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런 윤핵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국정을 끌고 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당내 분화는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차기 총선 공천에서 기존 정치인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예고돼 있는 점도 한 장관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정권 측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나 김기현 의원 정도가 당대표로 선출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지지율은 안철수 의원이나 유승민 전 대표 등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에게 내년 총선에 관한 극비 보고서가 전달됐다는 뒷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대통령실에서 총선에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지만, 윤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한 장관이 총선에 나선다면 이처럼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스스로 돌파해야 한다.

보수 진영 전략가로 통하는 A씨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한 장관이 선대본부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차기 총선도 역대급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를 통솔하기에는 한 장관의 경륜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최근 한 장관 주변에는 정치적 조언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이라는 보수정당의 체질상 총선에서 대통령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고 친윤 세력의 약진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 장관의 활용 가치는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신동아 12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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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202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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