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 실장(사장) [동아DB]
이영희 사장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 대학원에서 광고마케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니레버코리아, SC존슨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했다. 2007년 삼성전자에 상무로 입사했다.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첫 여성 사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를 일궈낸 1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2000년대 후반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흐름이 넘어가던 시기 삼성전자는 기존 휴대폰 브랜드 ‘애니콜’을 대체할 브랜드로 ‘갤럭시’를 점찍었다. 당시 모토로라, 노키아, LG전자 등 피처폰 강자가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 반면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S’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사장은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임원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갤럭시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2013년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의 소비층을 명확히 분석해 소비자 중심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며 “다양한 문화행사에서 마케팅을 주도하며 전자 기술 전문 업체로 인식돼 온 삼성전자를 소비자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2016년엔 ‘칸 라이언즈’ 국제 광고제에서 한국 기업 중 최초로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로 뽑혔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소방수’로도 활약했다. 같은 해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리콜 사태가 발생하자 원인 파악과 배터리 안전성 강화 조치 등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소비자 신뢰를 다시 얻는 데 힘썼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흥행과 갤럭시노트8의 역대 최다 예약판매 기록 등 성과를 냈다. 실추됐던 갤럭시 브랜드 가치를 만회하며 스마트폰 사업에서 완전한 반등을 이뤘다.
이 사장의 승진엔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성별‧국적 불문 인재 양성, 즉 ‘성과주의’ 철학이다. 11월 3일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는 전년 대비 17% 성장한 877억 달러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2011년 17위에서 2012년 9위로 뛴 후 2017년 6위, 2020년 5위 등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에 따른다. 이영희 사장 영입 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러한 성과가 인정돼 향후 마케팅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