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호

퇴직연금 분산투자 끝판왕 ‘한국형 올웨더’ 전략

[구루의 투자법]

  • 강환국 퀀트 투자자 christianeum@naver.com

    입력2022-12-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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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 달리오’ 넘어서는 방어형 투자 전략

    • 미국 주식·채권 매수時 달러 투자 필수

    • 주식 빙하기 달러는 리스크 헤징 방편

    • 달러화 자체는 장기 수익 매우 낮은 자산

    • 한·미 주식·채권, 금 분산투자時 연복리 7.8%



    레이 달리오. [Gettyimage]

    레이 달리오. [Gettyimage]

    1년 사이 주식시장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2021년 중순부터 한국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서고, 2022년 상반기에는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큰 손실이 발생했다. 유망 종목 발굴과 개별주 투자에 집중하던 투자자들의 관심은 하락장에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산 배분 전략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는 투자 구루로 꼽히는 야콥 푸거와 해리 브라운의 영구 포트폴리오,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살펴봤다. 암흑 같은 시기지만 한국 투자자는 이 올웨더 전략을 활용해 달리오보다도 최대 손실 폭(MDD)이 더 낮은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방어형 투자 전략의 끝판왕, 한국형 올웨더를 알아보자!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원리와 위기대처법을 설명한 레이 달리오의 ‘금융위기 템플릿’. [한빛비즈]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원리와 위기대처법을 설명한 레이 달리오의 ‘금융위기 템플릿’. [한빛비즈]

    환차익 고려하면 달러 투자는 무조건 Yes!

    미국 투자자는 주로 달러화 기준으로 투자한다. 대체로 미국 주식, 미국 채권의 투자 비중이 높다. 그래서 ‘환차익’ 또는 ‘환손실’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별로 없다. 반면 한국 투자자는 포지션이 다르다. 한국 투자자는 한국에 투자할 수도 있으나 분산투자 차원에서 미국 주식, 미국 채권에 투자하면 ‘달러화’라는 자산에 같이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한국인 처지에서 달러화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가. 답은 무조건 ‘Yes’다. 왜냐하면 달러화는 세계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투자자가 몰려드는 ‘최후의 안전자산’이다. 세상이 망할 것 같으면 어떤 자산을 보유하겠는가. 금이나 보석 등도 각광받겠지만, 본능적으로 달러 현금을 갖고 싶은 사람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투자 심리는 수익이 악화되는 ‘주식’과는 정반대로 움직인다.



    자산배분의 핵심은 ‘상관성이 낮은 자산군’을 보유하는 데 있다. 따라서 주식과 달러화에 같이 투자하는 것은 주식의 리스크를 헤징(hedging)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인 것이다. 따라서 한국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에 달러 비중을 어느 정도 가져가는 것이 매우 좋다.

    2022년 상반기에도 달러화에 자산을 배분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크게 축소할 수 있었다. 주식, 채권이 동반 하락했지만 달러화가 원화 대비 크게 상승해 “내 주식은 많이 떨어졌는데 원화로 보니까 의외로 손실은 적네” 하는 투자자가 많았을 것이다.

    물론 달러화를 직접 보유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그런데 달러화 자체는 장기 수익이 매우 낮은 자산이다. 물론 올해처럼 일시적으로 달러가 오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한 나라의 화폐가 다른 주요국 대비 영원히 오를 가능성은 없지 않은가.

    1980년부터 40여 년간의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해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지수화한 한미 달러지수)를 보면 수치가 70~160 사이에서 움직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미국 주식, 채권 투자에서 간접적으로 달러화 노출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다.

    개인적으로 한국에는 ‘자산 배분의 파이오니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두 명 있다고 생각한다. 현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인 홍춘욱 박사와 같은 회사의 투자총괄인 김성일 CIO다. 홍 박사는 한국에서 최초로 한국 주식과 미국 채권의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돈 좀 굴려봅시다’ 등 여러 서적에서 소개한 바 있다.

    김성일 CIO는 2022년 초 발간한 ‘ETF 처음공부’라는 책에서 주식, 채권, 실물자산뿐만 아니라 달러화, 원화 자산에도 분산 투자하는 ‘K-올웨더’를 고안해 냈다. 여기서 영감을 받아서 K-올웨더 전략을 소폭 수정해 ‘한국형 올웨더’를 만들고, ‘퀀트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책에 공개했다. 그 비중은 아래와 같다.



    어떤 논리로 이 비중에 도달했는지 설명하겠다. 주식, 채권, 실물자산은 각각 상관성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달러화는 안전자산이라 위험자산인 주식과 상관성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주식, 채권을 한국과 미국에 분산해 투자했다. 앞서 달리오가 강조한 것처럼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 비중을 낮추고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 비중을 높였다.

    한국형 올웨더 전략의 성과는 어땠을까. 저 비중을 매수하고 1년에 한 번 리밸런싱(비중을 다시 맞추기)하는 식으로 수익을 계산했다.

    한국형 올웨더의 21세기 수익을 분석해 보면 미국 주식과 거의 비슷한 수익을 냈는데 미국 주식은 2000~2002년, 2008~2009년 반토막이 난 경험이 있는 반면 한국형 올웨더는 최악의 순간에도 10% 이상 손실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IT 버블 붕괴, 미국발(發)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코로나19를 비롯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위기를 큰 손실 없이 넘긴 것이다! 또한 주식, 채권이 동반 하락한 2022년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는데, 달러화 상승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

    최악의 순간에도 손실은 최대 9.7%

    한국형 올웨더는 퇴직연금에서 실행하기에 적합하다. 퇴직연금에서는 개별주를 살 수 없고 ETF 투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주의할 점이 있는데, 퇴직연금은 ‘선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ETF를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하는 ETF와 그 비중을 아래와 같이 변경해야 한다.

    1. ‘TIGER 골드선물’은 투자가 불가하니 금 현물에 투자하는 KINDEX KRX금현물로 교체했다.

    2. ‘KODEX 200미국채혼합’은 한국 주식에 40%, 미국 채권에 60% 투자하는 ETF이다. 따라서 이 ETF에 41.67%를 투자하면 16.67%는 한국 주식에 16.67%, 미국 채권에 25%를 투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3. 우리의 한국 주식 비중은 17.5%이기 때문에 0.83%가 모자라는데, 그걸 채우기 위해 TIGER200을 매수한다.

    이번 연재로 자산배분 시리즈를 마친다. 한국 투자자가 큰 손실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산배분 전략의 수익률이 별로 높지는 않다. 높은 한 자릿 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자산배분과 투자의 대가들에게서 배운 고수익 전략을 합쳐서 ‘고수익 저위험 전략’을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건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다!


    강환국
    2021년 7월 직장인 투자자에서 ‘30대 파이어족’으로 변신한 인물.
    계량화된 원칙대로 투자하는 퀀트 투자를 통해 연 복리 15%대의 수익률을 거둬 입사 12년째인 38세 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나와 파이어족이 됐다. 현재 전업투자자이자 구독자 13만2000명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 온·오프라인 투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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