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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돼가는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공포를 느꼈다”

‘맞짱-이재명과의 한판’ 내놓은 김경율·서민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괴물이 돼가는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공포를 느꼈다”

  • ● 이재명 둘러싼 5大 의혹 총정리
    ● 김경율 콘텐츠, 서민 필력 만난 책
    ● 은폐→조작→수사 무력화 민주당 3단계 전법
    ● 대장동 이익 2조 원 행방 끝까지 추적해야
    ● 현금 뭉치의 역설… 진술과 정황만으로도 화살은 꽂혀
    ● 유동규 입 여는 순간 李 무너지기 시작
    ● 김혜경 대리 처방이 ‘법카’보다 심각한 이유
    ● 김용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2022년 5월 9일 오후 10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각. 김경율 회계사는 대기한 지 6시간 반 만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등판했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시민사회, 이른바 진보적 시민사회는 깨끗이 초토화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대해 조국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참여연대에서 함께 활동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푸하하” 하고 웃어넘기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민주당의 전형적인 3단계 전법으로 넘어가자 야당 의원들은 아무도 웃지 않았다. 대신 호통과 야유가 쏟아졌다.

“대장동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냐면, 처음에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를 비롯한 여러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적에 의해 은폐한 게 드러나게 되니까, 이제부터 조작을 합니다. ‘대장동의 주범은 윤석열이다.’ 이런 뜬금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껄입니다. 세 번째 3단계는….”



서민 교수(왼쪽)와 김경율 회계사. 
[박해윤 기자]

서민 교수(왼쪽)와 김경율 회계사. [박해윤 기자]

아무리 진보가 망가져도 범죄까지 옹호해서야

청문회가 끝나고 많은 이들이 김경율에게 마지막 3단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분명히 발언했음에도 소란한 통에 놓친 사람이 많았다.

“3단계에서는 이를 조사하기 위한, 수사하기 위한 조직들을 무력화시킵니다.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대통령 친인척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없었습니다. 권력형 범죄에 대해, 경제범죄에 대해 어떻게 했습니까? 수사기관 무력화했습니다.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 없앴습니다.”

김경율은 라임 사건이 용두사미로 처리된 일, 옵티머스 사건 때 이낙연 후보의 부실장이 검찰 수사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일, 옵티머스 주주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것, 심지어 고발해도 조사도 안 하고 넘어간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이 사건들을 덮기에 급급했음을 조목조목 짚었다. 혹자는 국회의원들 앞에서 어떻게 그리 당당할 수 있느냐고 묻지만 그날 테이블 밑에서 김경율의 다리는 쉬지 않고 후들거렸다.

청문회 이후 그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제기됐던 이재명의 5대 의혹을 주제별로 총정리할 필요를 느꼈다. 대장동 개발, 백현동 개발, 성남 FC 기업 후원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혼자서는 진도가 나가지 않자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이른바 ‘조국흑서’) 공저자 중 한 명인 서민 단국대 교수(기생충 학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경율이 5대 의혹의 뼈대를 구술하면, 서민이 사실을 확인하고 자료를 보완해 살을 붙였다. 자칭 ‘바쁜 회계사와 한가한 기생충 학자의 만남’으로 탄생한 책이 ‘맞짱-이재명과의 한판’이다.

민주당의 변명·해명·망발에 대한 반박

“이재명이 지금까지 한 일들은 ‘범죄’, 그것도 매우 중대한 권력형 범죄다. 죄를 지은 이가 감방에 가야 하는 건 좌우의 문제가 아닌, 상식의 문제다. 그런데도 지난 대선에서 1600만 명이 넘는 이가 이재명에게 표를 던졌다. 그가 낙선하자 민주당은 그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선사했고, 그것도 모자라 당대표라는 이중의 방탄복을 입혀줬다. 그가 저지른 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재명은 차기 대권주자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늘 1등을 달리고 있다. 조국 수호 집회가 그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위였다면, 이재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내게 공포였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난 그 이유를, 사람들이 이재명의 실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진보가 아무리 타락했다 해도 대장동 개발 같은 범죄까지 옹호할 만큼 망가진 건 아니지 않을까.”(‘맞짱’ 서문에서)

11월 9일 갓 구워진 ‘맞짱’ 책을 앞에 놓고 김경율 회계사(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와 서민 교수가 만났다. 시종 화기애애하게 기 싸움을 벌이며 대화를 이끌었지만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얘기할 때에는 ‘기생충’ ‘범죄’ ‘공포’ ‘전율’이란 단어가 거침없이 튀어나왔다. 다음은 현장 인터뷰에 책의 해당 내용을 보완 정리한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 청문회 증인 출석 후 스타가 됐다. 실감하나.

김경율 예전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하면 젊은 사람들이 알아봤는데 요즘은 노년층에서 알아본다.

서민 밖에서 사진 찍을 때 지나가던 분이 ‘TV에서 봤는데 김경율 아니야’ 하더라. 살짝 자존심 상했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빨대왕’(서민 교수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만났다.

회계사와 기생충 학자가 ‘맞짱’을 쓰고자 의기투합했다. 어떻게 역할 분담을 했나.

서민 안다고 글이 되는 건 아니다. 김경율 회계사가 이재명에 대한 책을 쓴다기에 (최근 단독으로 쓴 ‘회계사 김경율의 노빠꾸 인생’을 가리키며) 그 필력으론 안 된다고 했다. ‘맞짱’은 김경율의 콘텐츠와 서민의 필력이 만나서 나온 책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사회 기생충’을 잡는 일을 하고 있다. 이번에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어미 기생충을 잡는 일을 한 거다.

김경율 내가 듬성듬성 뼈대를 세우면 서민 교수님이 섬세하게 그물망을 짜주는 역할을 했다.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가 현재 진행형인데 이 시점에서 총정리한 책을 쓴 이유는 뭔가.

서민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이재명은 당대표와 국회의원이라는 두 가지 방탄을 붙이고 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알리는 작업이 필요했다. 단편적인 기사만 보면 이해가 잘 안된다. 초기 보도 중에는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많다. 내가 봐도 이렇게 철저하게 검증한 책은 없다.

김경율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 관련 기소 상태이긴 하지만 많은 의혹에 대해 민주당과 민주당 쪽 스피커들이 변명, 해명을 하고 있다. 이 책이 그런 변명, 해명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민주당 측의 수많은 망발에 대해서도 낱낱이 반박할 수 있는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장동 개발, 백현동 개발, 성남 FC 기업 후원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까지 5대 의혹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김경율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와 같은 공적인 위치에 주어진 역할, 책임, 의무를 개인의 사적 이익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본다.

서민 보통 유력 정치인의 측근들과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은 다른 면이 있다. 이재명 측근은 사적 인연으로 만났고 노출을 꺼린다. 정진상도 오랫동안 공직에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없다. 그래서 꼬리 자르기가 가능하다. 이런 조직은 음습한 일을 하기에 좋다. 이재명 대표는 오래전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그 자리에 오를 계획을 짠 것 같다.

측근 꼬리 자르기

이재명의 5대 의혹을 얘기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역시 대장동 개발 의혹이다. 김경율 회계사가 ‘대장동 저격수’가 된 계기는 뭔가.

김경율 금융범죄 사건을 추적해 온 이민석 변호사로부터 대장동 사건을 한번 봐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부터의 순간순간이 기억난다. 대장동 개발 의혹이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는 2021년 8월 31일 ‘경기경제신문’에 실린 박종명 기자의 칼럼이었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의 배후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방지에 실린 탓에 당시 관심을 가진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금융범죄 사건을 추적해 온 이민석 변호사로부터 ‘이런 정도라면 배임 혐의가 뚜렷해 보인다. 대기업에서 나타나는 일감 몰아주기랑 비슷한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구미가 확 당겼다. 운명이라는 게 이런 건가. 안 보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건이었는데 이 변호사가 봐달라고 연락한 것이 운명일 수도 있다.

경기경제신문 기사가 대장동 의혹의 신호탄이라면 이 사건을 재점화한 것은 김경율이라고 말한다.

김경율 회계사 생활 20여 년에서 배운 게 있으면 경제 사건을 파헤칠 때에는 자금 흐름을 쫓아가라는 것이다. 당장 대장동의 지배구조와 자금 흐름을 엑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놓고 보니 소름이 돋았다. 2021년 9월 11일 ‘성남의뜰(대장동 사업 시행자),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 천화동인(투자자) 중간 정리’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특히 성남의뜰 지분 관계를 살피다 SK증권이 특정금전신탁으로 보유한 3억 원과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 전체 투자액 3억 원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에 전율을 느꼈다. 당시는 실소유자가 누군지 몰랐지만 이들은 3년간 3억 원을 투자하고 3463억 원을 배당받았다.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왜 이렇게 자금의 흐름을 숨길까. 3억 원에 포장을 몇 겹 하고 퀵서비스 거쳐서 서울역 임시보관센터 들렀다가, 택배를 통하고 포장 다시 뜯고 재배송하는 식이다. 왜 그랬을까’라고도 썼다. 이 사건이 내 생각보다 훨씬 커지겠구나 싶었다.

수사가 길어지면서 대장동 사건이 흐지부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김경율 누차 말씀드리지만 대장동 사건은 매출 4조 원, 비용 2조 원, 이익 2조 원짜리 사업이다. 2조 원의 행방을 하나하나 다 따질 수는 없겠지만 대략이라도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어디에 쓰였는지 밝혀야 한다. 그러려면 당장은 결말이 나올 수도 없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수사 진행에 따라 1~2년이 갈 수도 있다. 일부러 질질 끌어서가 아니라 경제 사건의 속성상 늘어질 수밖에 없다.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도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해명되지 않았다. 우리도 대장동, 백현동 사건이 끝나면 그 사건들을 파헤쳐 볼 생각이다.

서민 대장동 사건은 지난 정부에서부터 수사가 시작돼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수사가 탄력을 받으려면 국민적 호응과 지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이 사건을 계속 떠들어줘야 한다.

고작 7만8000원 아니라 공적 재산 사유화

공저 ‘맞짱-이재명과의 한판’을 놓고 대화하는 서민 교수(왼쪽)와 김경율 회계사. [박해윤 기자]

공저 ‘맞짱-이재명과의 한판’을 놓고 대화하는 서민 교수(왼쪽)와 김경율 회계사. [박해윤 기자]

‘맞짱’ 1, 2부를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불법 유용 의혹에 할애했다. 그러나 이재명 측은 이를 ‘7만8000원 사건’으로 명명하고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김경율 지금까지 김혜경 씨에게 제기된 의혹이 어떤 죄에 해당하는지 살펴보자. 공무원을 사적 심부름에 동원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강요죄, 호르몬제 대리 처방은 의료법 위반, 법인카드로 소고기와 초밥을 산 것은 국고손실·횡령에 해당한다. 이 혐의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해도 이재명에게 큰 타격이 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은 좀 다르다. 공직선거법 113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이나 정당의 후보자 그리고 그 배우자는 유권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의 기부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했다. ‘7만8000원 사건’이라 애써 축소했지만, 김혜경 자신의 식사 비용을 이재명 캠프의 후원금으로 처리했으니, 이 모임은 선거운동을 위한 자리였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고, 국회의원 배우자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은 선거법 위반이 된다. 심지어 그 결제도 경기도 법인카드로 했다.

서민 비리 규모로 보면 대장동이 더 클지 몰라도 김혜경의 법인카드 사용이나 의전 의혹은 공적 재산을 사유화했다는 점에서 이재명 비리 의혹의 전형적인 특징이 들어 있다. 사실 법인카드 유용보다 공무원을 노예처럼 부렸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법인카드 횡령, 관용차 렌트 비용, 배씨가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면서 받은 11년치 급여 등 국고손실액이 5억5000만 원이라고 한다. 결국 다 국민 세금을 ‘삥땅’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책에서 배소현 씨 지시로 7급 공무원 A씨가 호르몬제를 다른 여직원 이름으로 처방받아 성남 수내동 김혜경 씨 집에 전달한 대리 처방 의혹과 문제점을 상세히 기술했다.

김경율 경찰도 대리 처방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점을 찾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 책에서 서 교수가 명쾌하게 정리해 줬다.

서민 배소현 씨는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며 자신이 뒤집어쓰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처방된 리비알에는 ‘폐경기 이전 처방 금지-투여 시 배란을 억제해 월경주기 교란’이라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다. 임신하려고 이 약을 먹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다. 그랬더니 민주당 측에서 바로 ‘배씨가 임신을 포기하고 치료를 위해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기자들에게 돌렸다. 이것 역시 역대급 헛소리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단지 폐경 증상을 보인다고 리비알을 처방하지 않는다. 그 호르몬제는 김혜경 씨가 먹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럼에도 배씨가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것’이라는 해명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가 된다. 공소장에는 배씨가 김씨의 지시로 사적 업무를 처리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외 다른 혐의로 이재명 대표를 기소할 수 있을까.

김경율 한 언론에서 과거 대선자금 관련해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고 많은 사람이 구속됐지만 단 한 번도 대통령 후보가 구속되거나 기소된 바는 없었기에 이번에도 힘들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하더라. 나는 과거 사건과 이번 사건은 전혀 다르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로 선거공영제가 도입됐고, 상당한 부분이 국고로 보전되고 있어서 과거와 지금을 평행하게 대비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더욱이 이재명 대표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분명히 파렴치한 잡범 수준에서 일어나는 횡령, 사기 이런 범죄 의혹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의 칼날이 이재명의 목을 비켜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대마불사, 이번엔 힘들 것

검찰이 결국 이재명 대표를 기소할 것이라고 보나.

김경율 이재명 대표가 후보 시절 뭐라 했나. ‘대장동은 모두 자신이 설계했다.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했다. 이 사건의 결말은 그와 같은 의혹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검찰의 관심은 기소 유지에 있기 때문에 지금의 김용, 정진상을 겨냥한 수사망은 새로운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서라기보다 기존의 의혹을 보강,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단죄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 측의 반격 카드가 있지 않을까.

김경율 본인이 받지 않았다. 본인 통장은 거치지 않았다. 그것밖에 없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어떤 돈을 받았기에 과거 그와 같은 혐의 내지는 최종적인 단죄가 됐는지 묻고 싶다. 다시 얘기하지만 이번 의혹들에 대한 수사망이 성기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재판에서 측근들의 진술 내용이 보도되고 있는데 유동규도 그렇지만 남욱 변호사도 회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과 관련된 여러 가지 구체적인 진술을 하고 있다. 그것을 통해 그간의 사건 흐름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비교해 보면 상당히 구체적이고 여러 가지 정황과 앞뒤로 딱딱 들어맞는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일부 희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

유동규, 남욱에 이어 김용, 김만배까지 입을 열 가능성 있나.

김경율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사건에서 돈이 계좌가 아니라,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현금 뭉치로 움직이기 때문에 흔적이 없다는 거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현금이 움직일 때는 한 명이 계속 부인해도 여러 진술이 객관적으로 들어맞으면 혐의 확정이 된다. 김만배 혼자 소위 ‘입 꾹 닫’을 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정황이 맞아 들어가면 결국 이것은 누군가에게로 화살이 꽂힐 수밖에 없다.

서민 이재명 대표가 유동규는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아킬레스건 중 하나다. 그 때문에 유동규가 입을 열었다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이재명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정진상은 모르겠지만 김용은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자신이 다 썼다고 하고 처벌을 받을까. 대통령이 될 가망성이 없는 사람을 위해 계속 충성을 바칠 수 있을까. 그들은 이익공동체이지 어떤 가치를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윤석열의 낮은 지지도가 만든 정치 보복 프레임

여전히 이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김경율 사건의 실상과 관계가 없는 그분들의 희망이지 싶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누차 얘기했듯이 이것은 경제사범에 대한 수사일 뿐이다.

서민 윤석열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그들은 윤 대통령이 뭘 해도 ‘깐다.’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면 추모한다고 까고 안 하면 안 한다고 깐다. 보수층에서도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관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치 보복이라는 시각은 결국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에 반비례한다. 조국 수사도 마찬가지다. 조국 일가의 비리에 대해 믿지 않는 사람이 많았지만 수사하고 처벌받고 조국 본인의 재판도 진행 중이지 않나. 결국 재판이 말해 준다. 이재명의 5대 의혹 중 하나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게 없다고 본다. 아니 5대 의혹 말고도 의혹은 많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보며 공포를 느낀 이유는 뭔가.

김경율 2~3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계가 다수를 차지할 리 없다고 했다. 그랬던 이재명이 어느새 대선후보가 되고 당대표가 되고 심지어 최근엔 아주 많은 의사결정이 만장일치로 진행된다. 그런 것을 보면서 공포에서 오는 전율이 느껴지더라. 스스로 민주적임을 자부하는 정당이 이렇게 사라지는구나. 괴물이 돼가는구나.

고향은 해남, 자란 곳은 광주, 86세대 운동권, 참여연대 활동 등의 이력을 보면 김경율은 뼛속까지 민주당 아닌가.

김경율 요즘 인터넷에서 김경율을 검색하면 ‘김경율 변절’이 자동으로 완성된다. 나는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고 결국 우리에게 버팀목은 진실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와 같이 누군가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의 외피를 쓰고서 국민들을 호도한다면 등 돌리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만약 윤석열 정부에서 이와 비슷하거나 이에 준하는 비리가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 비판할 사람이 김경율이라는 것이다.



신동아 2022년 12월호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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