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경제성장률, 전국 평균(2.6%) 크게 웃도는 6%
‘1억+ 아이드림’으로 저출생 대책 실효성 제고
국제기구·학교·기업 유치해 양질 일자리 창출
정당 현수막 정비·행정체제 개편은 창의 행정 모범사례
올해는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
1000만 애인(愛仁)과 소통·공론의 장 활성화
뉴홍콩시티·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순항’
유정복 인천시장은 “민선 8기에 인천형 정책으로 추진한 여러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보람을 느낀다”며 흐뭇해했다. [김도균 객원기자]
인천의 괄목할 만한 변화의 중심에는 유정복 시장이 있다. 유 시장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현역 시장이던 박남춘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14대에 이어 16대 인천시장으로 시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낸 만큼 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다.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김포군수, 인천 서구청장, 김포시장, 17~19대 국회의원, 농림수산식품부·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치며 행정과 정치를 두루 경험했다. 이 같은 이력은 인천시민에게 절실히 필요한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형 행정체계 개편과 저출생 대책인 ‘1억+ 아이드림’, 정당 현수막 정비, 다양한 국내외 기관 유치가 대표적이다. 유 시장이 지향하는 궁극 목표는 취임 당시 밝혔듯 ‘글로벌 도시’다. “인천을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키우겠다”며 하루를 쪼개 쓰는 유 시장을 만났다.
‘진정성’에 뿌리 둔 열정 리더십
취임 3년차를 맞는 소회를 듣고 싶다.“취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다 돼간다. 인천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바쁘게 살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몰랐다. 공직자로서 지켜온 소신 중 하나가 ‘진정성’이다. 균형·창조·소통 3대 시정 가치를 바탕으로 오직 인천, 시민, 미래만 생각하며 진정성 있게 일했다.”
그동안 ‘진정성 있게’ 추진한 대표적 정책을 꼽는다면.
“인천형 출생 정책인 ‘1억 플러스 아이 드림’을 발표했다. 현재 정책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저출생, 인구 소멸 위기에 인천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다. 시민에게 필요한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권력을 남용하는 현수막을 철거했고, 재외동포청 유치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개최, 세계보건기구 글로벌 바이오 메인 캠퍼스 유치 성과로 세계 초일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주춧돌을 마련했다. 2024년은 세계 10대 도시로 나아가는 중요한 해다. 올 상반기에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 아울러 인천의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를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다.”
2023년 6월 16일 열린 제4회 인천광역시 주민자치 한마음대회에서 유정복 시장(앞줄 가운데)과 시민들이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결의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인천시]
“인천시는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해 체계적이고 전방위적 홍보는 물론 선제적 유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각계각층 100여 명으로 구성된 범시민 유치위원회를 발족했고, 인천 유치 릴레이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지난해 5월부터 3개월간 전개된 범시민 서명운동에 최종 110만 명 시민이 동참해 뜨거운 열의와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만큼 인천시민의 염원이 뜨겁다.
또한 인천은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 경험과 탄탄한 국제회의 인프라를 갖췄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15개 국제기구, 바이오·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 있는 국제도시다. 그렇기에 인천이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최적지임을 자부한다. 나 또한 열심히 발로 뛰겠다. 재외동포청 유치 경험을 발판으로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 국회 등 어디든 가서 인천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인천 유치를 얻어내겠다.”
시민과 소통에도 진심을 다한다는 평이 들린다. 어떤 방식으로 소통 노력을 기울이나.
“지난 1년은 1000만 애인(愛仁·인천시가 보호하는 국내외 시민)과 함께할 소통 기반을 다지는 데 할애했다. 1000만 애인은 인천에 거주하는 시민 300만 명과 재외동포 700만 명을 아우르는 애칭이다. 2024년부터는 1000만 애인의 적극적 참여와 공감을 끌어낼 소통 채널과 소통 공론화 장을 확대하고, 소통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첫째, 분야·지역별 리더와 소통하는 국민통합위원회 인천지역협의회, 시민행복정책자문단, 10개 군·구 소통협의체 등 다분야 소통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둘째, 중립적 시민 숙의 절차를 활성화하겠다. 이를 위해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고 합리적 대안을 설정하는 ‘숙의시민단’을 구성했다. 숙의시민단에 자문을 구하고 의견을 수렴해 갈등이 있는 현안을 소통으로 해소할 것이다. 셋째, ‘1000만 애인(愛仁) 소통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글로벌 소통 채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문화협회 요청으로 인천 지역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은 기부 한복 2500여 벌을 현지에 전달했다. 재외동포들과 다양한 교류를 통해 소통의 폭도 넓히고 있다.”
인천시를 찾게 만드는 관광상품이나 스토리텔링 개발도 중요하다.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현재는 세계 최고 수준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있는 대한민국 관문도시로서 외래 관광객 70% 이상을 맞이하고 있다. 4월 중화권에 이어 하반기에는 동남아권(태국)을 대상으로 인천관광 단독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인천9경을 선정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원도심 특화 콘텐츠도 발굴·육성할 채비를 하고 있다. 월미도·개항장 등 고유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상품과 도보 투어 프로그램 개발에도 각별히 공을 들일 방침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기원하는 조형물. [인천시]
시장 아닌 시민의 눈으로 만든 정책의 힘
시장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민선 8기에 인천형 정책으로 추진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지자체 최초로 발표한 ‘1억+ 아이 드림’이 좋은 예다. 인천시가 마련한 과감하고 획기적인 인천형 저출생 대책이다. 기존 지원액 7200만 원에 천사지원금(840만 원), 인천 아이(i) 꿈수당(1980만 원) 임산부교통비(50만 원) 등 280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해 인천에서 태어나는 아이 누구에게나 1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단순히 지원금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가정책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꼭 필요한 곳에 지원을 확대해 저출생 정책 체감지수를 확실하게 높이고자 한다.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정당 현수막 정비 조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은 시민 불편을 야기하고 도시 미관도 해친다. 인천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옥외광고물 조례를 개정해 지난해 6월 공포·시행했다. 그러자 행정안전부는 상위법에 저촉된다며 조례 집행정지를 즉각 신청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이를 기각했다. 인천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자 뒤이어 부산, 광주, 울산, 대구 등에서도 정당 현수막 정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인천시는 시민 편의와 행복을 최우선으로 삼고, 정당 현수막 정비를 비롯해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인천시가 주도해 추진한 행정체제 개편도 효율적 시정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1995년부터 유지돼 온 현재의 2군·8구 체제가 31년 만인 2026년 7월 1일 2군·9구 체제로 전환된다. 중구 내륙과 동구를 ‘제물포구’로 합치고, 영종 지역은 ‘영종구’로 통합·조정하며, 서구는 아라뱃길을 기준으로 ‘서구’와 ‘검단구’로 분리해 그동안의 불합리하고 비효율적 부분을 개선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행정체제 개편은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지방정부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현 정부 지방시대 기조에 부합하는 성공적 모범사례라고 할 만하다. 이런 정책들은 모두 지역 특성에 맞는 창의적 행정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있어 시장으로서 뿌듯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
인구 소멸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인천은 전국 7대 대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났다. 비결이 뭔가.
“인천은 인구가 가장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도시다. 인천시 주민등록 인구는 1월 29일 300만 명을 돌파했다. 2022년 대비 2023년 말 기준 인천시 인구는 3만96명 늘어났다. 인천이 서울특별시나 다른 광역시와 달리 인구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차별화된 경쟁력, 즉 다른 지역보다 강한 성장 동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 덕에 경제성장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로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이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넘어섰다. 104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질경제성장률도 전국 평균보다 2.6%를 크게 웃도는 6%를 기록했다. 2년 연속 6%대를 유지하고 있다. 날로 악화하는 저출산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인천 인구 증가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더욱이 인천시는 지난해 재외동포청을 유치했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300만 인천시민과 700만 재외동포가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
인천이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이 뭔가.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이자 경제적으로도 성장하는 도시라는 점이다. 또한 인천은 다양성의 도시다. 다른 지역, 다른 문화, 다른 국가와 인종에 대한 배타성을 갖고 있지 않다. 국제도시로서의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외동포청 유치로 700만 재외동포를 인천이 끌어안게 되면서 인천이 세계 초일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힘찬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인천은 창조형 도시다. 국내 최대 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을 갖고 있으며 하늘과 바다, 육지의 모든 교통 인프라가 열려 있다. 인천은 기회의 땅, 즉 미래 희망의 도시다. 세계적 바이오기업과 반도체 기업, 금융·정보기술(IT)·무역·건설·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항공정비산업과 도심항공교통 등 새로운 선도 사업 역시 인천이 중심지다. 더욱이 녹색기후기금(GCF),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세계은행 등 15개 국제기구가 있다. 채드윅·청라달튼 등 국제학교, 뉴욕주립대 등 5개 외국 대학과 연구기관, 연세대 등 4개 국내 대학 캠퍼스도 자리 잡고 있다.”
인천發 KTX 내년 개통, GTX 3개 노선도 인천서 출발
핵심 공약인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의 추진 상황은 어떤가.“인천시는 지난해 3월 15일 ‘뉴홍콩시티 프로젝트 비전’을 선포했다.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는 인천시를 홍콩, 싱가포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로 육성하려는 종합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는 인천을 △산업 발달로 삶의 질이 향상되는 첨단혁신도시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양성을 지향하는 국제자유도시 △세계와 경쟁해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성장거점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산업 육성 △글로벌 도시 공간 창출 △글로벌 추진 기반 구축을 3대 어젠다로 선정했다. 이런 목표와 어젠다를 단계별로 실현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접근성이 좋은 강화, 영종, 송도, 청라 등을 중심으로 비전과 전략을 실현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스터플랜 용역을 통해 상반기에는 시민과 함께 이러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강화, 옹진 지역을 ‘지방자치 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인구 소멸 지역 지원이 가능한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마스터플랜 용역 결과에 따라 도출되는 실행 과제를 빠르게 수립해 뉴홍콩시티가 구체적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다른 핵심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도 궁금하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인천 내항 재개발과 중·동구 일원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핵심 사업인 내항 1·8부두 재개발과 동인천역 주변 전면 재개발사업은 관계 기관과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가 주도해 중·동구를 포괄하는 조화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등 후속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원도심 활성화 선도 사업을 즉시 착수하고 중·장기 사업의 행정절차를 최단기로 이행하려 한다. 해외 사례에서도 20~30년이 소요되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임기 중에는 내항 1·8부두 재개발 등 핵심 사업을 착공해 제물포 르네상스를 지속 가능한 궤도에 안착시킬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역민의 행복만족도를 높이려면 교통이 편해야 한다.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속철도가 없는 광역시다. 대심도(GTX) 노선과 인천발 KTX 등 광역철도망 사업에 인천시민이 큰 관심과 기대를 갖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3월 7일 인천~남양주 구간을 연결하는 GTX-B 노선 착공식이 개최됐다. 이 노선은 총 82.7㎞를 운행하며 2030년 개통할 예정이다. 올해 1월 GTX-D 노선과 E 노선 모두 인천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GTX-D 노선은 더블 Y자 구간으로 건설된다. 인천공항과 김포 장기를 각각 왼쪽 종점으로 하는 Y자 구간과 이천·원주를 각각 오른쪽 종점으로 하는 Y자 구간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GTX-D Y자 노선이 구축되면 인천과 서울 간 이동시간을 30분대로 줄일 수 있다. GTX-E노선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청라, 경기 부천, 구리, 남양주까지 이어진다. 현 정부 임기 내 GTX-D Y자 노선과 E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인천발 KTX는 2025년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광역철도망이 완공되면 인천과 경기 서남부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정복 시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지역 주도로 성과를 이룬 인천형 정책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듯 인천의 꿈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는 인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4년은 세계 10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중요한 해이니만큼 시민 속으로 달려가 현장을 확인하고, 시민과 소통하며, 세계와 인천을 연결해 시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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