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22대 총선 2주 뒤인 4월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격려 오찬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30대 전체로 보면 13%만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11%만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한 40대와 함께 가장 강력한 ‘반(反) 윤석열’ 세대입니다. 20대에서도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6%에 그쳤지만 ‘모름/응답거절’ 비율(15%)이 높습니다. 30대(7%)와 40대(2%)에서 이 비율은 급락합니다. 바꿔 말하면 30·40대가 매우 또렷하게 ‘反윤석열’ 혹은 ‘反보수’ 표심을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받은 최종 숫자는 23%(‘잘하고 있다’)와 67%(‘잘못하고 있다’)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와 정확히 같은 결과가 나온 지역이 있습니다. 서울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경기·인천 중 유일하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선 곳입니다. 특히 서울의 30대는 55.5%가 윤 후보를 택했습니다.(KBS·MBC·SBS 방송 3사가 실시한 출구조사 기준)
서울 426개 행정동 중 11개동 추려보니
제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4월 9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구체적으로는 성동구 사근동(38.1세), 노원구 중계1동(39.6세), 서대문구 신촌동(37.2세), 광진구 화양동(37.2세), 구로구 항동(38.5세), 관악구 낙성대동(38.8세), 관악구 신림동(37.7세), 강남구 대치1동(39.2세), 강남구 역삼2동(39.7세), 송파구 위례동(36.5세), 송파구 잠실2동(39.1세)입니다.
세밀히 살피면 흥미로운 흐름이 보입니다. 11곳 중 8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습니다. 8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해당 지역구에서 얻은 전체 득표율을 웃돌았습니다. 예를 들면 사근동에서 전현희 민주당 후보는 54.71%를 얻었는데요. 이는 전 후보가 중·성동갑 전체에서 얻은 득표율(52.61%)을 상회합니다. 중계1동의 경우 김성환 민주당 후보가 60.18%를 득표했는데, 김 후보가 노원을 전체에서 얻은 득표율(58.51%)을 웃돕니다.
신촌동, 화양동, 항동, 신림동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해당 지역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서대문갑 김동아 후보(신촌동 51.59%, 전체 50.75%), 광진을 고민정 후보(화양동 56.03%, 전체 51.47%), 구로갑 이인영 후보(항동 59.42%, 전체 55.74%), 관악갑 박민규 후보(신림동 59.05%, 전체 57.08%)입니다. 강남갑에서 35.81%에 그친 김태형 민주당 후보도 지역구에서 가장 젊은 역삼2동에서는 전체를 웃도는 득표율(37.96%)을 얻었네요.
보수가 처한 구조적 위기
숫자가 말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서울에서 젊은 사람이 모여 사는 동네일수록 윤 대통령과 보수에 부정적이라고요. 경기·인천에서 열세인 보수가 수도권에서 ‘비빌 언덕’은 서울입니다. 지난 대선에서는 서울이 힘을 실어준 덕에 윤 대통령이 집권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보수는 서울의 변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세대까지 아우르면 보수의 현실은 더 초라해집니다. 직장과 사업 등 사회 각 영역에서 핵심 실무진으로 활동 중인 30·40대가 ‘反보수’의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양새만 놓고 보면 30대가 40대 표심을 닮아가는 형태입니다. 윤 대통령과 보수가 처한 위기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