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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마케팅+스마트 물류=‘거리의 종말’

해외직구도 무료배송 시대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단골 마케팅+스마트 물류=‘거리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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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줄여서라도”

“무료배송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요소다.”
그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비행기 타고 오는 물건을 주문하면서도 배송료 내기 싫어하는 것은 전 세계인의 공통된 심리. 자국 고객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도 공짜로 배송해준다고 하면 흔쾌히 카드를 긁는다고 한다. 그는 “고객 대부분이 무료배송 조건에 맞춰 채운 뒤 구매한다”며 “우리 회사는 스웨덴 내 경쟁사인 로열 디자인을 제쳤는데, 글로벌 무료배송에 힘입은 바 크다”고 전했다.
무료배송은 업체로서는 부담이 꽤 큰 서비스다.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는 199달러 미만을 구입하는 고객에겐 배송료로 19달러를 청구한다. 어 매니저는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실제로 드는 배송료는 그보다 비싸다”고 했다. 그는 “마진을 어느 정도 포기해서라도 무료배송을 해야 한다는 CEO의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수익을 최대로 높이는 동시에 무료배송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황금선’을 찾아 2013년 9월까지는 349달러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배송 해주던 것을, 같은 해 10월부터는 249달러로 낮췄다. 그리고 지난 9월부터 199달러로 다시 낮췄다. 어 매니저는 “199달러로 낮춘 이후 판매지표에 큰 변화가 없어 다시 249달러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요르겐 보머. 스칸디나비안항공 출신으로 2002년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를 세운 창업주이자 CEO다. 어 매니저는 그를 “유럽 e커머스 업계의 구루(guru) 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유럽 전자상거래 및 옴니채널 무역협회(EMOTA, European E-commerce and Omni Channel Trade Association)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e메일 인터뷰에서 “유럽 e커머스 사업자들은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라는 사실을 잘 안다”며 “점점 더 많은 업체가 자신들이 감내할 수 있는 ‘합리적 문턱(reasonable threshold)’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상자기사 참조).


단골 마케팅+스마트 물류=‘거리의 종말’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 공짜로 배송 받은 해외직구 주문서(왼쪽)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웨딩드레스.

국제 운송비가 더 저렴?

알리익스프레스의 ‘구매가에 상관없이 전 세계 무료배송’도 마케팅 차원의 전략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에이컴메이트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입점 셀러들에게 무료배송을 권유한다고 한다. ‘Free International Shipping’으로 설정하면 상품 노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셀러가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무료배송을 택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한 셀러가 한국에 물건을 보내기 위해 물류회사 차이나 포스트(China Post)에 내는 비용은 kg당 68위안(약 1만2000원). 즉, 1kg짜리 물건을 팔 때 마진이 적어도 1만2000원 이상이어야 하는 셈이다. 에이컴메이트 PLA사업부 배연희 본부장은 “일부 고객에겐 마진이 안 남아도 다음 구매를 기대하며 무료배송을 해준다”고 귀띔했다. 단골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록인 효과(Lock-in Effect)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는 “상품가에 배송료를 녹여 넣기도 한다”고도 덧붙였다.
일례로 요즘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샤오미 미밴드(운동량 측정 팔찌) 판매가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4000원(12달러) 안팎이다. 미밴드 하나의 무게가 200g이기 때문에 배송료는 2500원(14위안)가량. 그런데 샤오미 공식사이트에서는 미밴드를 1만2000원(69위안)에 판다. 알리익스프레스 판매가에는 배송료가 포함된 셈이다(‘쿠팡’의 미밴드 판매가는 1만5900원이다. 중국에 주문하고 한 달(!)을 기다리면 2000원 싸게 살 수 있다).
글로벌 e커머스 업체들의 무료배송을 가능케 한 바탕에는 날로 고도화하는 물류산업이 있다. IT 기술 발달과 물류시장의 변화가 ‘물류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고객이 미국 슈퍼마켓 홈페이지에서 샴푸, 젤리, 비타민 등을 장바구니에 담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순간, 고객의 집으로 배달될 택배 상자의 무게와 부피가 자동 계산돼 그 정보가 이 슈퍼마켓과 계약된 물류회사로 자동 전송된다. 슈퍼마켓은 재고 여부를 실시간 판단해 출고 날짜를 뽑아내고, 물류회사는 이 상자가 출고되는 대로 비행기에 실을 공간이 있는지 파악한다. 물류회사는 조만간 이륙할 항공기 화물칸의 빈 공간을 산출해 해당 공간을 ‘떨이’로 판다. 물류회사와 e커머스 업체가 서로 윈-윈하는 순간이다(호텔 예약 앱의 ‘오늘밤 파격할인 객실’을 떠올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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