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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슈

‘인강’ 강사 쟁탈전에 〈인터넷 강의〉 학생들 등 터진다

소송으로 얼룩진 학원가

  • 김지은 |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인강’ 강사 쟁탈전에 〈인터넷 강의〉 학생들 등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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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터넷 수능강의 2000억 원대 급성장
  • ● 학원·강사 이권 다툼에 학생들만 피해
대입 수학능력시험 대비 학원 강의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학원가는 뺏고 뺏기는 스타 강사 쟁탈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인터넷 수능 강의 시장 규모는 2000억 원대. 일명 ‘일타 강사’, 즉 과목별 매출 1위 강사 보유 여부에 따라 학원의 순위와 등급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순식간에 대박을 치거나 문을 닫는 극과 극을 오간 다. 소송전을 불사하는 업체들 간의 스타 강사 모시기 경쟁, 학원과 강사들의 이권 다툼에 결국 피해 보는 것은 학생들이다.

과거엔 입시철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칼바람 추위도 아랑곳 않고 새벽잠을 설쳐가며 학원 앞에 줄을 섰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학원가는 유명 강사들의 강의 수강권을 구매하려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곤 했다. 한정된 강의 공간과 시간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던 오프라인 강의 중심 입시 시장의 진풍경이었다.



스타 강사 양극화

학원가의 양상이 달라진 것은 집집마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다. 이제 유명 강사들의 수강권을 사려고 경쟁하던 학원가 풍경은 추억 속으로 밀려났다. 집에서 컴퓨터로 강의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서 학원가의 오프라인 강의는 급격히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학생들 처지에선 과거에는 엄두도 못 냈을 유명 강사의 강의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수강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니 인강(인터넷 강의의 준말)시대 최대 수혜자는 학생일 것 같다. 하지만 학원가의 구도가 인강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그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원인은 스타 강사 쏠림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



교재와 영상을 한번 제작해두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무한정 배포가 가능한 인터넷 강의의 특성상 일타 강사 한두 명이 학원 전체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만큼 심각한 쏠림 현상이 계속되면서 일부 강사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업체들 사이엔 유례없는 스타 강사 쟁탈전이 벌어졌다. 상징적인 ‘사건’이 2010년 비타에듀 소속 강사들의 이투스 이적(移籍)이다.

벌써 5년째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이 사건의 발단은 비타에듀 소속 강사 9명과 직원 2명이 비슷한 시기에 이투스로 이적한 것에서 비롯됐다. 강사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돼 합법적 절차에 따라 옮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타에듀 측은 스타 강사들이 집단으로 담합해 핵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과 마케팅 이사까지 함께 이적하도록 했기에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반박했다. 2011년 1심 법원은 강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이적 행위는 불법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비타에듀 측은 승복하지 않았고, 4월말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2010년 대입 수능 인터넷 강의 시장에서 업계 2위이던 비타에듀가 강사들의 집단 이적으로 순식간에 5위로 추락해 회사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문상주 비타에듀 회장은 “강사들이 합법적 개별 이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타에듀-이투스 5년 소송

“당시 비타에듀 소속이던 ○강사, △강사 등 9명은 사전에 지지아이홀딩스 법인을 설립하고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비타에듀 측에 상당량의 지분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34% 지분율을 요구했으나 협상이 결렬될 때마다 계속 높아져 66%에 달했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렇게 무리한 조건을 요구한 것은 강사들이 담합해 경영진을 위협하고 회사를 뒤흔들겠다는 뜻 아닌가.”

비타에듀 측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SK컴즈의 이투스 매각 역시 ‘무늬만 매각’일 뿐 실제로는 이투스의 자회사인 SK컴즈의 자본으로 오프라인 학원인 청솔학원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이라며, 대기업의 ‘경쟁 학원 죽이기 전략’에 스타 강사를 빼돌리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강사들의 얘기는 다르다. 지지아이홀딩스 법인 설립을 ‘담합’으로 보는 것부터가 적절치 않다는 것. 당시 사회탐구영역 스타 강사이던 손주은 회장이 설립한 메가스터디가 일약 업계 1위로 올라서면서 학원 강사들 사이에는 스스로 법인을 만들어 학원을 설립하거나 회사 운영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한다. 비타에듀 강사들이 이투스로 이적할 때도 이투스 측은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고 회사의 일정 지분을 강사들에게 주는 것을 계약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이투스 관계자는 “재계약 과정에서 강사들과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비타에듀 경영진이 강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스타 강사 쟁탈전은 비단 인강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지난해 초,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로 인기를 끈 중국어 강사 장위안 씨를 놓고 강남 이얼싼어학원과 강남파고다학원 사이에 벌어진 갈등도 비슷한 맥락이다. 2011년부터 3년간 이얼싼어학원에 근무한 장위안 씨가 파고다학원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잦은 무단 결강과 불성실한 강의 태도로 수강생들의 불만을 산 것이 원인이었다.

이에 대해 장위안 소속사 측은 “수강생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한다”는 뜻을 밝히며 “당시 장씨는 결강 의사와 사유를 미리 학원 측에 설명했고 이에 대한 대강(代講)과 보강(補講)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이 불거진 것은 장위안 씨의 스타성이 학원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학원법 개정 여파

이처럼 학원가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는 데는 2011년 공포된 학원법 개정안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방학에도 방과 후 학교를 개설하는 학교가 늘어난 데다 학원법 개정 이후 학원들의 불법영업 신고 포상금을 노린 이른바 ‘학파라치’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동네 보습학원은 물론 대형 학원까지 된서리를 맞게 된 것이다.

온라인 입시학원에도 여파가 미쳤다. 이미 EBS 교재의 수능 연계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인강 업체들이 학원법 규제까지 받게 되면서 ‘스타 강사 확보만이 살길’이라는 위기의식이 확산됐다.

이로 인한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장기 수강권을 끊은 학생들이 강사들의 갑작스러운 이적으로 수강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는가 하면, 인터넷에서 특정 강사를 띄워주거나 깎아내리는 식의 불법 마케팅으로 학생들의 강의 선택 판단 기준을 흐리는 행위, 인기를 끌기 위해 욕설이나 적절치 못한 비유, 성적인 내용을 강의에 집어넣는 일부 강사들의 행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메가스터디, 이투스, 박문각, 남부고시 등의 학원업체들은 지난해 5월 ‘클린마케팅협의회’를 공동 출범하고 건강한 교육을 위한 클린 마케팅 선언과 실천 수칙을 공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문에는 불법 마케팅이 적발돼 사법 기관의 최종 판결을 받으면 벌금 10억 원을 제보자 포상과 사회 환원을 위해 내놓는다는 내용도 있다.

그럼에도 학생들을 돈으로만 보는 사교육 시장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학원업체들은 강사의 이적으로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환불, 보상금 지급, 연계수강권 증정 등의 대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 같은 조치로 입시를 코앞에 둔 학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 거대 교육 콘텐츠 시장으로 발돋움한 인강 시장이 교육의 질적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당국이 현실에 걸맞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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