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호

신동아-채널A 공동기획 ‘新대동여지도’ 기적의 건강밥상

염증 해독하는 풀 어성초 혈액순환 돕는 붉은 뿌리 단삼

  • 김경민 | 채널A 방송작가

    입력2016-05-04 15: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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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모 인구 1000만 시대. 원인 모를 탈모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갖가지 성인병을 달고 사는 사람도 많다. 어성초로 탈모를 극복하고, 단삼으로 뇌경색 후유증과 3대 성인병을 호전시킨 이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어성초

    탈모는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완치할 수 없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후천적 원인으로 탈모가 올 수 있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생활 습관을 바꿔 탈모를 극복한 이들의 특별한 관리법을 만나보자.

    “처음엔 탈모가 온지도 몰랐어요.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좀 많이 빠지는구나, 그렇게만 생각했죠.” 평소 굵은 머리카락과 풍성한 머리숱을 자랑하던 문혁(39) 씨. 그는 2년 전 어느 날, 욕조 물에 머리를 담갔다가 고개를 든 순간 충격적 상황을 목격했다.

    온몸 돌고 도는 탈모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져 물 위로  쫙 퍼지는 걸 봤어요. 목욕탕에서 나와 머리를 털고 뒤통수를 만졌는데 머리카락이 아닌 살이 만져졌어요.”

    흔히 유전 탓으로 알려진 탈모가 내게도 일어나다니…. 가족은 물론 친가, 외가를 살펴봐도 탈모인은 한 명도 없었기에 문씨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제 나이 서른일곱. 그리고 집안 최초로 얻게 된 ‘탈모인’이라는 수식어.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하수구가 검게 뒤덮이는 걸 보는 것은 문씨에게 공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머리뿐 아니라 점차 팔과 다리 털, 수염까지 듬성듬성 빠졌다.

    “원형 탈모는 몸에서 돌고 돈다더라고요. 뒤통수 중앙이 훤히 드러나니까 모자를 써도 소용없었어요.”



    탈모가 시작된 후 모자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하지만 탈모 위치가 뒤통수다 보니 모자를 써도 온전히 감춰지지 않았다. 어디서든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자 평소 자신감에 넘치던 문씨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점차 밖으로 나가는 것이 꺼려졌고, 대인기피증도 생겨 회사 출근 말고는 외출을 삼갔다.

    “내가 과연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든 치료하고 싶은 마음에 병원을 찾았죠.”

    ‘정체불명’의 액체

    병원에선 문씨의 증상을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로 진단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빠지는 건 극히 드문 경우라며, 치료는 가능하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한 달에 한두 번씩 내원하고, 내원 때마다 약 30만 원의 치료비가 든다고 했다. 문씨로선 큰 부담이었다.

    “우선 6개월쯤 치료를 받아보자고 했어요. 생각한 것보다 치료비가 엄청나게 비싸다는 걸 그때 알았죠.”

    얼추 계산해도 6개월이면 300만 원이었다. 문씨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탈모 치료로 700만~800만 원가량을 쓰고도 별 효과를 못 본 몇몇 지인이 떠올라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문씨의 어머니가 아들의 고민을 지인에게 들려주자 그는 탈모에 좋다며 ‘정체불명’의 액체를 보내왔다. 처음엔 그게 뭔지도 모른 문씨. 하지만 그걸 뿌리면 머리카락이 난다는 말에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 일단 뿌려보기로 했다.

    지난해 5월, 발모 스프레이를 뿌린 지 일주일쯤 지나자 왠지 모발이 굵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건성이던 두피와 모발에 약간의 유분기도 느껴졌다. 한 달이 지나자 머리를 감고 난 후 하수구에 걸리는 머리카락이 반으로 줄어드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3개월쯤 지났을 땐 원형 탈모 면적이 좁아지는 걸 느꼈어요. 어느 날, 머리를 감고 털었을 때 하수구에 단 세 가닥만 보였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나중에야 알았지만, 문씨가 머리에 뿌린 액체는 어성초, 자소엽, 녹차에 술을 부어 숙성시킨 담금주였다. 어성초가 탈모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감한 문씨는 그때부터 어성초 마니아가 됐다. 어머니의 지인이 직접 재배한 어성초를 보내주면, 그것을 가루 내어 넣고 비누를 만들어 샴푸 대신 사용했다. 말린 어성초를 달여 차로 마시거나 요리에 넣는 등 문씨의 일상에서 어성초는 빠지지 않는 존재가 됐다.

    이젠 염색도

    문씨는 머리카락이 점점 자라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한동안 몸의 일부처럼 써온 모자를 벗었을 때의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혹여 머리카락이 더 빠질까봐 엄두도 못 내던 염색도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엔 집 앞 슈퍼마켓 다녀올 때도 사람들 눈치를 봤어요. 요즘은 어디를 가도 신경이 안 쓰이니 그게 제일 좋습니다.”

    탈모를 극복하고 결혼을 앞둔 문씨. 탈모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사람들은 피부에 좋은 거라면 뭐든 다 하잖아요. 피부 관리만큼이나 두피 관리도 중요합니다. 한 달만 사용하고 ‘효과 없네’ 하며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해보세요. 그러면 분명히 저처럼 증상 완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어성초의 효능

    어성초에 함유된 데카노일아세트 성분은 탈모를 유발하는 균을 억제하고 뛰어난 항균·항염 효과로 발모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모낭을 축소시키는 남성호르몬 억제에 뛰어난 파이토에스트로겐 성분이 함유돼 탈모 개선에 좋다. 피부 진균 효과도 뛰어나 염증 작용을 억제, 여드름과 아토피를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문혁 씨의 어성초 건강법·건강밥상■ 어성초 발모액
    말린 어성초 40g과 자소엽, 녹차를 각 20g씩 2:1:1의 비율로 넣고 알코올 도수 30도의 담금주 3L를 붓는다. 어성초는 잎과 줄기를 분리해 사용하는데, 잎에 더 많은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어성초 발모액은 3~6개월 숙성 후 사용할 수 있다.

    ■ 어성초 비누
    어성초, 자소엽, 녹차를 티백에 넣어 진하게 우린 후 45℃까지 식힌다. 거품을 내는 구실을 하는 가성소다에 코코넛 오일, 시어버터, 팜유, 달맞이유 등을 넣어 비누 베이스를 만든 후 어성초 물을 부어준다. 천천히 섞으면서 걸쭉해질 때까지 젓고, 향과 효능을 더해줄 어성초 가루를 넣고 고루 섞이도록 충분히 저어준 뒤 틀에 담아 굳히면 완성된다.

    ■ 어성초 차
    말린 어성초 잎을 티백에 담아 약한 불에 10분 정도 끓인다. 어성초 특유의 비린 성분이 염증을 완화하고 호흡기 및 기관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 어성초 주꾸미 볶음
    말린 어성초 우린 물로 육수를 만들고 주꾸미와 각종 채소, 양념장을 넣고 볶는다. 어성초 육수는 해산물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각종 국물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단삼초

    중국 의학서 ‘본초강목’에 따르면, 산삼에 버금가는 약재로 오삼(五蔘)을 꼽는다. 인삼, 고삼, 현삼, 사삼과 함께 5대 삼에 속한다는 단삼(丹蔘). 생김새가 인삼을 닮고 빛깔이 붉어 ‘적삼’이라고도 불린다. 사람의 혈관을 닮은 붉은색 뿌리 단삼으로 뇌경색 후유증과 3대 성인병이 호전됐다는 눈덕범(74), 고순남(70) 부부의 사연을 들어보자.

    뇌경색으로 신체 마비
    “2년 동안 4번이나 쓰러졌어요. 4번째 쓰러지고 나서는 몸 왼쪽에 마비가 왔죠.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예요.”

    그날의 후유증으로 발음이 어눌한 남편 눈씨 대신 입을 연 아내 고씨. 9년 전 눈씨는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졌다. 3주간의 입원 치료 후 퇴원한 눈씨는 별 무리 없이 지내는 듯했다. 다 나았다고 자만해서였을까. 워낙 건강에 무덤덤한 성격이다 보니 처방받은 약을 일주일씩 거르는 건 예사였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두 번째, 세 번째 시련이 연이어 닥쳤고 3차 발병 후 눈씨는 승용차 열쇠를 아내에게 반납해야 했다.

    “두 번째 쓰러졌을 때까지만 해도 남편이 멀쩡했어요. 술·담배도 여전히 하고 직접 차를 운전해서 다니곤 했죠. 그런데 3차 발병 후론 차를 똑바로 몰지 못하고 자꾸 어딘가를 들이받았어요. 이대로는 큰일나겠구나 싶어 차 열쇠를 빼앗았죠.”

    그러던 7년 전 어느 날, 고씨가 일하러 간 사이 눈씨는 목욕탕에서 또다시 쓰러졌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고씨가 연락을 받고 병원에 도착했을 땐 마치 죽은 사람 같았다. 미동도 없이 누운 채로 사람이 오는지 가는지조차 알아보지 못했고, 동공은 움직임 없이 인형처럼 고정돼 있었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는 대동맥이 막힌 뇌경색. 병원에선 대동맥이 막힌 경우 수술을 못하고 약물 치료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응급실에서 하룻밤 자고 이튿날 입원실로 옮긴 눈씨. 14일 동안 혈전제를 맞아가며 입원 치료를 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아내 고씨는 몸 왼쪽이 모두 마비된 남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움직임에 이어 말하기까지 힘들어진 눈씨와의 의사소통은 여의치 않았다. 눈동자가 사시가 되면서 초점이 맞지 않자 앞이 보이지 않아 혼자서는 밥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 그렇게 4~5년 동안 눈씨는 집에 누워만 있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부부에게 드리운 그림자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고씨는 보건소 가정방문을 통해 자신에게 당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처음엔 당뇨가 무엇인지도 몰랐단다.

    3대 성인병 다 앓는 아내
    “그때만 해도 그냥 있으면 있는가 보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심각한 병인 줄 모르고 그저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세 번째 가정방문을 받던 날, 보건소 직원이 화를 내더라고요.”

    보건소 직원은 “이러다가 하루에 한 번씩 인슐린 주사를 맞을 거냐”고 호통을 쳤다. 주사라는 말에 덜컥 겁을 먹은 고씨는 다음 날 보건소를 찾아 혈액검사를 받았다. 당뇨 수치는 식후 혈당치가 280에서 300을 오갈 만큼 높았다. 그날부터 평생 관리해야 하는 당뇨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30여 년 동안 당뇨를 관리하기 위해 보건소를 드나든 고씨. 7년 전엔 고혈압과 고지혈증 진단까지 받았다. 하지만 3가지 질환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서 알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흐려지는 느낌이 들었고, 손이 저리는 증상으로 쉬이 잠 못 드는 밤도 늘어갔다.

    “당뇨에 좋다면 개똥이라도 무조건 가져와서 먹어요. 마침 단삼이 좋다는 말을 듣고 바로 가져와서 끓여 먹어봤어요.”

    고씨는 평소 일을 돕던 농장에서 단삼을 구해와 달여 마시기 시작했다. 식사 후 물 마실 때는 물론, 가끔 생각나는 커피도 단삼 달인 물에 타서 마셨다. 밥, 찌개 등 각종 요리에도 활용하면서 섭취량을 늘렸다.

    “남편은 약 먹을 때도 이 물을 마셔요. 되도록 많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약 먹듯 하루 이틀 먹지 말고 물 마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해요.”

    단삼 차를 20일 정도 마신 후 병원을 다시 찾은 고씨. 250 정도를 유지하던 혈당치가 처음으로 130~140대로 내려간 걸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고씨는 그 후로도 원래 먹던 약을 그대로 복용했다. 그랬더니 점차 어지럼증이 생기고 급기야 저혈당 증세까지 나타났다. 병원에선 혈당이 내려간 걸 신기해하며 약을 줄여줬다.

    거동이 불편하던 남편 눈씨의 증상도 많이 호전됐다. 4~5년을 집에서 누워만 있던 눈씨가 단삼을 섭취한 기간은 약 1년. 요즘은 지팡이를 짚고 동네를 한 바퀴 스스로 돌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단삼 차 마시면서 오래오래 건강히 남편과 사는 게 제 바람이에요. 100세 인생 시대라는데, 좋은 세월 오래 봐야죠.”

    단삼의 효능

    ‘동의보감’엔 ‘단삼은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 다리가 약하면서 저리고 아픈 것과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부인과 질환에 많이 응용하는 약재인데, 이는 어혈을 없애고 새 피가 생기게 하며 혈액순환이 잘되게 하고 사지 관절 동통을 완화하는 효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단삼 뿌리의 붉은 색소는 ‘탄신논’ 성분 때문인데, 모세혈관을 깨끗이 청소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혈관을 확장하며 혈압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눈덕범·고순남 씨의 단삼 건강밥상■ 단삼 차
    물에 단삼과 대추 4~8g을 넣고 센 불로 끓이다 한 번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여 30분 정도 더 우려낸다. 단삼 차를 끓일 때 대추를 넣으면 대추의 따뜻한 성질이 단삼의 찬 성질을 중화시킨다.

    ■ 단삼 약달걀
    단삼을 진하게 우려낸 물에 달걀을 삶으면, 단삼의 붉은빛과 영양성분이 달걀에 스며든다. 단삼 약달걀은 색이 곱고 달걀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 달걀을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 단삼 해계탕
    냄비에 닭과 단삼, 대추, 말린 표고버섯을 넣어 끓이다 닭이 어느 정도 익으면 전복과 낙지를 넣어 익힌다. 단삼을 넣어 조리하면 닭과 해산물의 비린내 제거에 효과적이고, 단삼의 탄신논 성분이 빠져나와 붉은빛의 건강한 해계탕을 맛볼 수 있다.

    ■ 단삼 돌솥 영양밥
    밥을 지을 때 밤, 대추, 검은콩, 작두콩과 단삼을 듬뿍 넣는다. 센 불에 10분 정도 올려두고 5분 동안 뜸 들이면 완성된다. 단삼은 깨끗이 세척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단삼을 씻을 땐 단삼 껍질의 붉은 물이 빠지기 전에 재빨리 씻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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