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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高手, 혁신 下手 모바일 · 해외시장 잡아라

‘신입 대기업’ 열전 | ① 카카오

  • 김수빈 주간동아 객원기자 | subi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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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중 개시 예정인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에 대한 기대가 특히 높다. 3월 초 NH투자증권은 ‘카카오드라이버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본다. 이 사업 추진을 고려해 올해 카카오 매출 추정치에 580억 원을 추가 반영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리운전 서비스가 성공하면 카카오는 국내의 교통 기반 O2O 서비스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며 “카카오내비로 바뀐 김기사(내비게이션 서비스)와 최근 인수한 파크히어(주차예약 O2O 서비스)를 바탕으로 배달 서비스와 퀵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용실 예약 서비스 ‘카카오헤어숍’ 등의 신규 O2O 서비스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O2O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카카오택시만 해도 현재까지 별다른 수익구조를 찾지 못해 계속 적자를 내는 실정.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서비스 확산을 위해 출시 때부터 콜비를 받지 않았다. 추가 비용 없이 보다 편리하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수수료를 떼는 콜택시 업체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많은 고객과 기사가 카카오택시로 갈아탔다. 덕분에 업계 1위에 올랐지만 이제 와서 섣불리 유료화를 추진하다간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고객에게 사용료를 부과하거나 택시기사에게서 수수료를 받을 경우 어느 쪽에서든 반발할 수 있다.

이러한 고민 때문일까. 3월 말 정주환 카카오 O2O·커머스 사업 부문 총괄부사장은 “올해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유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기자가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에 현재 어떤 유료화 방안을 고려 중이냐고 묻자 “현재 검토 중이며, 일정이나 방법이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답했다.

카카오는 일단 고급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개시한 카카오택시 블랙은 카카오의 결제 시스템인 ‘카카오페이’로만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등 어느 정도 수익 구조를 갖춰놓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택시 블랙 운행 대수를 기존 100대에서 더 늘리고, 서울로 제한했던 서비스 지역을 경기도권까지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택시 블랙은 벌써부터 영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반 중형택시에 비해 요금이 2.5배가량 비싸 수요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 블랙에 참여한 택시회사 중 상당수 기사가 권고 사직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 “카카오페이 대신 일반 신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지만, 과연 이것이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득권 울타리 못 넘어

카카오택시에 대한 고객 불만도 적지 않다는 점 역시 향후 유료화 전망을 어둡게 한다. 자정 무렵처럼 택시 수요가 정점을 찍을 때 택시기사들이 먼 거리의 행선지 호출에만 응하는 ‘골라잡기’에 대한 불만이 특히 많다. 회식이 끝나고 대중교통이 끊긴 시각에 카카오택시를 호출했지만 호출 택시 수가 100대가 넘어갈 동안 단 1대도 호출을 받지 않아 분노가 치민 것이 비단 기자만의 경험은 아니리라.

“우버를 호출하면 처음부터 행선지가 (기사에게)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일단 호출을 수락하게끔 돼 있다. 그때(우버가 불법으로 규정되기 전)가 참 좋았는데….”

우버가 국내에서 시범 운행할 때부터 애용했다는 한 사용자는 이렇게 탄식했다. 2014년 우버는 자가용 운전자들도 택시와 유사하게 요금을 받고 승객을 운송할 수 있게 하는 ‘우버엑스’ 서비스를 실시했다가 택시업계의 반발과 정부의 단속으로 이듬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카카오택시를 유료화하려면 고객이나 기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만큼 ‘획기적인 편리함’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려면 기득권 체계를 뒤흔들 만한 ‘파괴적 혁신’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마다 오히려 기득권의 협조를 얻는 접근법을 취해왔다. 가령 우버와 달리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나 카카오택시 블랙 서비스를 론칭할 때마다 당국 및 택시업계와 협력하는 태도를 보였다. 덕분에 카카오는 지금껏 큰 마찰 없이 서비스를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그런 성공은 줄곧 기득권 체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 머물렀다.

사실 이러한 비판은 카카오의 사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 카카오가 지금껏 제공해온 서비스는 대부분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서비스의 모방에 불과하다. 카카오도, 카카오스토리도 해외에서 성공한 ‘왓츠앱’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모방한 것이다. 물론 모든 기업이 다 프런티어 정신으로 무장해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필요는 없다.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이 더 효과적일 때도 많다.

문제는 카카오가 이미 성공한 서비스를 혁신하는 데도 소홀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카카오톡보다 늦게 시장에 등장한 중국의 ‘위챗’은 이미 그 자체가 하나의 SNS이자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위챗은 2년 전부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를 다 합쳐놓은 듯한 서비스로 운영된다.

물론 우리 정부의 규제도 원인이지만, 위챗 사례를 보면 카카오가 국내시장을 장악한 카카오톡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카카오가 ‘국내 1위 SNS 서비스’라고 자랑하는 카카오스토리의 실적(사용시간)은 2013년 정점을 찍은 이후 페이스북의 인기에 밀려 계속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경영권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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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핀테크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KB국민은행과 함께 ‘카카오뱅크’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으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얻어냈고, 올해 6월 중에 금융 당국으로부터 본인가를 받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튀어나왔다. 카카오가 공정위에 의해 대기업(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계열회사 간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및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기업집단 현황 공시 등 공시의무도 지게 된다. 공정위는 “이번에 지정된 대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관련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 공개함으로써 시장 감시를 활성화해나갈 계획”이라며 “우선 65개 집단 계열회사의 소유 지분 현황과 출자 현황을 분석해 집단별 내부 지분율, 순환출자 현황 등 출자 구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부거래 현황, 채무보증 현황, 지배구조 현황 등도 단계적으로 분석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경영권을 쥐게 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재 카카오뱅크(준비법인 ㈜한국카카오)의 대주주는 지분 54%를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다. 이는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에 대해 은행의 지분 보유 한도를 4%로 제한한 은행법 때문.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도 최대 50%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지만 대기업 집단은 여기에서 제외된다. 금산분리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권 일각의 반발 때문에 앞으로도 대기업이 인터넷은행의 경영권을 쥐기는 어려울 듯하다.

카카오가 이번에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주요인은 지난 1월의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 인수다. 국내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을 1조8700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인수하면서 카카오는 “콘텐츠 플랫폼 사업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결정”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로엔 인수가 대기업으로 지정되는 데 따른 각종 추가 규제를 감당할 만한 선택이었는지는 의문이다. HSBC,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카카오의 로엔 인수 발표 당시 로엔 자체의 성장세는 유망하게 봤지만 카카오와의 전략적 시너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으로 평가했다.



로엔 인수 적절했나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성공에 힘입어 한때 한국 IT업계의 공룡이던 다음을 삼키고 최근엔 로엔을 인수하며 자산 규모로는 독보적 국내 1위 IT 기업인 네이버를 제쳤다. 그러나 기존의 광고, 게임 부문 매출이 급감하는 반면 새로 개척하고 나선 O2O와 커머스, 핀테크 부문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국내시장이 좁은 탓에 해외 수출이 유리한 IT업계는 더더욱 해외시장 개척이 향후 성장 가능성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미 ‘라인’ 등으로 해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지금까지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다.

카카오가 현재의 실적 악화를 딛고 일어서려면 광고나 수수료 등의 실질적인 실적이 나올 수 있는 모바일 부문 매출을 끌어올리고 지금부터라도 해외시장 공략을 꾀해야 한다. 모바일 매출과 해외시장, 향후 ‘대기업’ 카카오의 관측 포인트는 이 두 가지가 될 것이다.  





신동아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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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주간동아 객원기자 | subi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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