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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가짜뉴스’의 원조는 文정부다

‘위험’ 먼저 강조한 건 與…“의사가 판단? 정부 직무유기!”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백신 ‘가짜뉴스’의 원조는 文정부다

  • ● 같은 날 같은 메시지 낸 대통령·총리
    ● ‘메르스’ 위험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교훈
    ● 정치가·행정가의 관여가 비공개 조장
    ● 위험 정보 솔직한 공개가 불안·부정 정서↓
    ● 지난해 12월 文 “백신 아직 안심 이르다”
    ● “‘사용상의 주의 사항’ 기재, 비겁한 결정”
    ● 정치 쟁점화 野도 불확실성 확대재생산
3월 2일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기억할만한 날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치권과 언론도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들을 경계하면서 안정된 백신 접종을 위해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회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가짜뉴스를 신속히 삭제하고 차단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방심위 위원 추천을 놓고 여·야 이견이 있어 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文정부 “가짜뉴스” vs 朴정부 “허위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3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 참관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월 3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 참관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국정 운영의 한 축은 메시지다.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메시지를 같은 날 강조하는 전략을 폈다. 메시지에 정권의 의중이 또렷이 담겼다는 뜻이다. 여기다 같은 날 방송통신위원회는 보도자료까지 내놓고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가짜뉴스를 신고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일견 정교하게 잘 짜인 스케줄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요 일간지들은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하지 않았다. 이튿날 ‘한국일보’만이 10면 기사로 ‘청와대 발끈하게 한 백신 가짜뉴스가 뭐길래’를 배치했다. 엄밀히 따지면 이 기사에서도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발언은 핵심이 아니다. 이들의 메시지를 계기로 온·오프라인에 떠도는 허위 정보를 소개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서울신문’이 3월 3일자 사설로 ‘백신 접종 ‘가짜뉴스’ 유포 강력 처벌해야’를 실었을 뿐이다. 

운이 좋지 않았다. 3월 2일 오전에는 여론을 지진처럼 흔들 이슈가 두 가지나 발생했다. 먼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일간지 인터뷰가 보도돼 여론을 끌어모았다. 이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속 일부 직원이 3기 신도시 중 경기 광명·시흥지구에 100억 원대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메시지는 흔한 말로 ‘묻혔다’. 그런데도 이들의 메시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위험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에 관한 정권 핵심부의 인식 구조를 오롯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문재인 정부는 잘못된 정보가 대중을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묘한 기시감이 든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일명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15년 6월 5일. 김주현 당시 법무부 차관은 긴급 브리핑까지 열어 “메르스와 관련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이나 괴담을 유포하는 사범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엄단하도록 검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6년 새 달라진 요소는 대통령과 단어(허위 사실→가짜뉴스) 뿐이다. 

박근혜·문재인 정권은 모두 ‘정보의 왜곡’이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적이라고 봤다. 찬찬히 탐구해 볼 대목은 여기부터다. 가짜뉴스(혹은 허위사실)는 왜 생기나. 가짜뉴스를 ‘때려잡으면’ 혼란은 증발하나.

“정보 공개하자 불만 정서 감소”

대중은 재난 상황에서 불안과 분노를 느낀다. 재난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정보 비대칭 때문에 대중은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재난 때 혼란이 커지는 건, 물론 가짜뉴스 탓도 없지 않겠지만 엄밀히는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컨트롤타워인 정부가 제몫을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메르스 사태를 복기한 다수의 위험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비교적 일관되게 이 점을 강조한다. 

갈등관리 전문가인 전형준 박사는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 관계자 등 8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한 뒤 논문 ‘메르스 위험 커뮤니케이션 분석’을 썼다. 논문에는 “(사태 초기 병원명) 비공개 판단이 열흘 이상 이어진 데에는 조직적, 환경적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현장 대응체계가 미비해서 정보 확보가 어려웠고, (정부 의사결정 과정의) 긴 보고 체계는 이 문제가 더 이상 과학적인 문제만은 아님을 보여준다”는 대목이 있다. 또 “(이는) 소통에 있어서 전문가보다는 정치가나 행정가들이 관여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의 관여는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판단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 사례처럼 의사결정을 더 느리게 하기도 한다”고 결론 낸다. 

비밀주의가 횡행하면 가짜뉴스를 잉태할 토양이 형성된다. 반면 정보를 솔직하게 공개할 때 되레 대중의 불안이 줄어든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도 있다. 심리학자 최미정 박사와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5년 5월~2016년 4월 ‘메르스’와 ‘정부의 메르스 대응’이 언급된 79만567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빅데이터 분석을 시도했다. 결과는 논문 ‘위험소통과 정부신뢰’에 담겼는데, 골자는 다음과 같다. 

“정부에 대한 부정 감정은 메르스의 객관적 위험성 정도와 비례하지 않고 정보 공개의 투명성 정도에 반비례했다. … 정부는 메르스 감염자를 진료한 병원 명단을 공개하면 부정적 반응에 따른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감염자 진료 병원 한 곳을 공개하자 불만 정서가 감소했고, 전체 병원 명단을 공개하자 공포와 불만 정서가 감소한 반면 만족 정서는 급격히 높아졌다. … 위험 정보의 솔직한 공개가 국민들의 불안과 부정 정서를 줄인다는 이 연구의 주장은 해외 연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김은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논문 ‘메르스 관련 정부 위험소통의 한계에 대한 사회적 원인 분석’에서 “정부는 메르스 위험의 진상과 확산의 경로를 충분히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을 꺼렸다”며 “시민들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하여 메르스에 대한 위험 정보를 자발적으로 교환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허위 사실 유포 사범을 엄단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게 했다”고 짚었다. 

세 연구에서 공히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재난 상황에서는 정부가 정보를 숨기거나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일 때 사회적 공포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놓고 대중과 적절한 방식으로 소통했을까. 

물론 문 대통령은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항상 투명하게 공개해 왔다”(3·1절 연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 문제를 언급한 당사자는 대통령 본인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9일 “정부는 (백신) 4400만 명분의 물량을 확보했고, 내년 2~3월이면 초기 물량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백신이 긴급하게 개발돼 돌발적인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어 “백신접종은 안전성이 충분히 확인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AZ 백신 향한 與의 ‘반복적 경고’

2월 25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백신접종 관계자가 백신 냉장고에 보관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2월 25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백신접종 관계자가 백신 냉장고에 보관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그로부터 9일이 지난 같은 해 12월 18일.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백신 개발 완료 전에 유효성이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백신을 불가피하게 선구매해야 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구매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한 임상시험 중단사태 등을 감안해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12월 21일에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신접종은 전 국민이 대상이다. 안전성을 최대한 검증하고 접종하는 게 원칙”이라며 백신접종에 따른 안면 마비 등 부작용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가 거론한 안면마비 부작용의 경우 화이자 백신에서 나타난 사례다. 

위험 커뮤니케이션은 이해당사자들이 각각의 가치와 지식, 의견 등을 반복해 교환하는 과정이다. 방점은 ‘반복’에 찍혀 있다. 약 2주 사이에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부작용 가능성을, 여당은 화이자 백신의 부작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대중에게는 ‘반복적인 경고’처럼 읽힐 수 있다. 훗날 코로나19 사태를 복기하는 위험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나온다면, 아마 이 대목이 백신에 대한 부정 정서를 키운 시발점이라고 해석할 공산이 크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지난해 말부터 언론과 전문가들이 정부에 ‘왜 백신을 (빨리) 준비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때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 보건복지부 당국자가 나서서 꺼낸 발언을 보면 모두 백신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여론은 흔들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월 19~20일 성인 1020명을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서가 와도 접종을 연기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45.7%로 ‘순서가 오면 바로 접종하겠다’(45.8%)와 거의 같았다. ‘백신을 맞지 않겠다’(5.1%)는 응답까지 합하면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반응이 절반(50.8%)을 넘었다. 

야당은 이 여론을 파고들었다. 당초 ‘백신 조기 도입’(신속성)을 주장하다가 안전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3월 2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라는 유럽에서는 매우 기피하는 백신 종류”라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3월 8일 비대위 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부작용이 크고 20~30대 젊은이에게서도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과학적 가능성을 따지는 게 아니라 확신과 단언에 그친 말이다.

“정부의 비겁한 결정이었다”

3월 2일 서울 양천구 신목행복자리 어르신 요양센터에서 한 요양보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

3월 2일 서울 양천구 신목행복자리 어르신 요양센터에서 한 요양보호사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장승윤 동아일보 기자]

복수의 위험 커뮤니케이션 연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점이 있다. 대중은 사망자 숫자나 감염률 등 객관적 수치를 근거로 위험에 대한 인식을 쉽게 바꾸지는 않는다. 불확실성이야말로 대중이 위험을 인식하는 강도를 좌우하는 변수다. 즉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것이 돼야 한다. 하지만 백신을 둘러싼 여야의 담론 전쟁은 불확실성을 확대재생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정부가 ‘새로 만든 백신이고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지 모른다’는 취지의 얘기를 계속해 불확실성을 부각했다. 이는 국민이 ‘백신을 빨리 맞으면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이어 “야당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유럽에서 기피하는 백신’이라며 백신을 (공격의) 소재로 삼았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백신에 대한 불안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위험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해외 연구 사례에서는 “국가가 부정확하고, 혼란스럽고, 모순된 정보를 제공할 때 국가에 대한 불신과 함께 두려움, 공포의 수준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최미정·은재호, ‘위험소통과 정부신뢰’ 중)고 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두 가지 실책을 저질렀다. 먼저 ‘부정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2일 청와대 5부 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백신을 생산한 나라에서 많은 재정지원과 행정 지원을 해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먼저 접종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야당에서 “싱가포르, 일본, 호주, 캐나다, 멕시코, 칠레 등은 백신 생산 회사가 없는데도 백신을 선구매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두 번째는 ‘모순’이다. 코로나19 백신 허가 심사를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월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최종 허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식약처가 내놓은 보도자료에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예측되거나 예측되지 않은 이상 사례 발생률은 성인군과 비교했을 때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이라는 문구와 “‘사용상의 주의 사항’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기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는 문구가 공존한다. 

식약처는 보도자료 말미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하여 국내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허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부작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의료계에서는 책임을 현장 의사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정부의 비겁한 결정이었다”면서 “정부가 65세 이상에 대해 백신접종을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비판을 쉽게 피해가 버린 것”이라고 했다. 또 “그 대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 형성과 요양시설에 대한 백신접종이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3월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요양병원·시설의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약 37만6000명에 대한 예방접종을 3월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수는 “불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은 될 텐데, 정부가 65세 이상에 대해 접종을 유보한 결정을 한 적이 있어 (불안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도 “현장 의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정도가 아니라,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백신을 접종하는 의사들은 백신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방법이 없다. 의사들은 환자를 진료하는 사람이지, 백신 전문가나 약품을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다. (식약처가) 해선 안 될 발언을 했다”고 했다.

“의심·비판 묵살하고 탄압하면 사달 난다”

가짜뉴스의 다른 이름은 음모론이다. 음모론은 혼돈의 시대에 맹활약한다. 기술 발달이 구축해놓은 SNS 환경은 음모론의 물적 토대가 됐다. 이에 허위정보가 공론장을 왜곡할 가능성도 부쩍 커졌다. 이를 걸러내는 노력을 해야겠지만,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라며 날을 세우는 정권에는 책임이 없을까.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음모론의 시대’에 이렇게 썼다. 정부·여당이 곱씹어 볼 대목이 적잖다. 

“처참한 결과를 가져온 사건이 발생했다 치자.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이나 원인을 묻고 따지는 과정에서 미심쩍은 사안들이 발견되었다. 이를 당사자나 주위 사람들이 문제 삼았다. 그런데 책임 당국은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지자 당국은 이렇게 답했다. ‘당신들, 우리를 믿으라는 데 자꾸 왜 그래? 무슨 의도가 있는 거 아냐? 대체 배후가 누구야? 누가 조종하는 거야?’ 만약 당국이 의혹을 풀려 노력하고 비판에 답한다면 더 이상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 대신 의심과 비판을 묵살하고 탄압하면 사달이 난다.”



신동아 202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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