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江海도시’ 大서울에서 경기만 東亞지중해로

[Special Report | 大서울, 욕망을 간질이다] 도시건축가 진희선 & 역사학자 윤명철 진단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23-12-0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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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가 불 지피고 국민의힘이 쏘아올린 국토 개조론

    • 총선용 정책? “올 것이 왔다” “이번엔 제대로 공론화”

    • 강북권 개발, 강남 쏠림 완화할 전기

    • 한강·임진강·예성강 물줄기가 만나는 김포를 품어라

    • 경기만~동아지중해의 심장은 서울

    • 뱃길로 서울에서 평양까지, 빅 이벤트 될 것

    10월 30일 김포시가 불을 지피고 국민의힘이 쏘아 올린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 당론이 전국을 뒤흔들었다. 당장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해 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국토 갈라치기”라며 맹비난을 퍼부었고, 여권도 김포에서 군수·시장·지역구 국회의원을 거친 유정복 인천시장이 “정치 쇼를 중단하라”며 당내 반대 여론을 이끌었다.

    총선용이든 아니든 940만 명의 서울시민과 1362만 명의 경기도민(김포시민 48만 명 포함)까지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가까이(46%)가 이해당사자인 만큼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당론 발표 일주일 만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은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만들기로 합의했고, 국민의힘은 5선의 조경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밀어붙이고 있다.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서울의 면적은 881㎢로 지금 면적(605㎢)의 1.45배가 확장된다. 서울의 밑그림인 도시기본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동일 생활권의 단일 도시로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 도시 인프라인 도로, 철도, 교통, 상하수도 계획은 물론 공공시설 배치와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김포시에 도시 인프라 시설 투자는 대폭 늘리되 자원회수시설 등 도시광역시설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 학군 조정과 농어촌특례를 받아왔던 학생들의 지위는 어떻게 할 것인가. 김포시는 넓은 면적의 농어촌을 포함하고 있어 서울이 도농통합도시가 되면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가. 농어촌 행정조직인 읍면동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는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을 거쳐 2020년 행정2부시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32년간 서울의 도시계획 업무를 해온 베테랑이다. 문정지구와 마곡지구를 개발했고, 현재 공사 중인 영동대로 통합역사, 잠실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개발의 밑그림을 그렸다. 은평·왕십리·길음 뉴타운과 잠실·반포·개포·고덕지구 재건축, 서울역7017 재생,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송현동 부지 공원화 사업도 그의 손을 거쳤다. 도시계획 전문가의 시각에서도 김포발(發) ‘메가 서울’ 프로젝트는 ‘경기북도 나빠요, 서울특별시 좋아요’라는 현수막을 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이다.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왼쪽).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 [조영철 기자]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왼쪽).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 [조영철 기자]

    선거 때마다 등장한 서울 확장론

    6·25전쟁 직후 1954년 125만 명이던 서울 인구가 1963년 325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간 확장의 필요성이 대두돼 이른바 ‘서울 대확장’이 있은 후 처음이라고 하지만, 2006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대수도론’이나 2017년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광역서울도(道)‘처럼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과연 이번에도 그럴까.



    “예전에도 선거 때가 되면 각 당 후보들이 서울의 공간적 확대를 위해 인접 시를 편입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려면 공간적 확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서울의 공간 확장은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의 면적은 605㎢지만 산과 강을 빼면 가용 면적이 60%밖에 안 된다. 서울의 인구가 1992년 1097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6년 1000만 명 이하로 떨어져 현재 940만 명까지 줄어들었는데 더는 인구를 수용할 수 없는 도시가 됐기 때문이다. 반면 2010년대 중반까지 서울과 나란히 인구 1000만 명대였던 경기도는 지금 1300만 명대로 늘어났다. 경기도가 계속 커지도록 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도 이참에 생각해 봐야 한다. 게다가 서울의 강남 쏠림 현상처럼 경기도의 남북 간 격차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이번 김포시 편입 이슈는 당장 김포시민의 불편 해소와 현실적 체감 작용, 서울의 공간 확장 수요 증가,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 증가 등으로 제대로 달아오른 것 같다.”

    서울의 행정구역은 1963년 북쪽으로는 의정부와 양주군 부지를, 동쪽으로는 김포시 일부를, 서남쪽은 광주군 부지를 일부 포함해 확정됐다. 서울의 최초 도시기본계획에 해당하는 1966년 대도시서울기본계획은 서울의 적정인구를 500만 명으로 예상하고 수립된 것이다. 그러나 반세기 후 서울의 인구는 2배로 늘어났는데 공간은 그대로다. 진 교수는 “도시가 성장하고 발전하면 필연적으로 공간 확장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지금 서울은 포화 상태”라면서 “지금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경쟁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도쿄, 뉴욕에 기본에서부터 밀릴 수밖에 없다. 국가의 경쟁력은 도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공간을 확장한다면 서울에 인접해 있으면서 가장 개발이 덜 된 김포시가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 확장과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

    “김포시가 편입 대상으로 촉발된 것은 김동연 지사가 한강을 기준으로 추진하는 경기 분도(分道)의 영향이 크다. 개인적으로 경기북도를 만드는 것이 과연 좋은 정책인지 걱정된다. 한강 이북에 있는 경기 지역은 남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발전했고, 대부분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있어 열악한 환경이다. 이러한 지역을 따로 떼어내 경기북도를 만들면 더 열악해지지 않겠나. 더욱이 김포시는 경기북도로 편입되기에도, 경기남도에 속하기에도 애매한 지역이다. 별 이익도 없다. 그럴 바에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로서는 서울 편입이 더 유리하다고 보았을 것이다. 김포가 가지고 있는 지역 현황, 면적, 가용지, 인구 등을 고려할 때 서울 편입은 해볼 만하다고 본다. 다만 분도를 추진해 온 김동연 지사로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경기도민과 국민의 편익과 복리를 기준으로 할 때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인지, 통 큰 정치인으로서 큰 그림을 구상했으면 한다.”

    진 교수는 서울시로서도 김포의 편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1963년 서울의 대확장 이후 강남이 개발됐고, 이후 강남 쏠림 현상 때문에 서울이 강남 중심으로 왜곡됐는데 김포가 편입된다면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공항을 끼고 있는 김포를 향해 서울이 확장되고 도로망과 지하철 등 인프라가 마련되면 서울의 강북권뿐만 아니라 파주, 고양까지 아우를 수 있다. 또 김포는 서해와 접해 있다는 점에서 점진적으로 한강을 따라 수변을 개발하면 장차 서울이 항구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왜 굳이 김포여야 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공간적으로만 보면 과천, 광명, 하남, 구리가 서울에 편입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도시화가 거의 다 진행돼 행정구역 통합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서울과 인접한 면은 적지만 김포는 개발할 수 있는 가용지가 많고, 서해안 시대라든지 향후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더 미래지향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다만 ‘메가 서울’론이 지역 주민들이 원하기만 하면 어디든 포함될 수 있다는 식으로 무한 확장되는 것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말 그대로 ‘블랙홀 서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소멸에 대한 대책과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그랜드 플랜을 마련한 후 메가 서울의 경쟁력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 원하는 지역은 다 서울로 편입시킨다는 식으로 진행된다면 국민들이 쉽게 동의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역풍을 맞아 김포시 편입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는 하남과 성남을 묶고, 과천·광명·부천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진 교수는 “서울시 확장과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두 개 이슈가 동시에 터져 나온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공론화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결국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려면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먼저 김포시민의 동의가 중요하고, 서울시민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종 종착역은 역시 정치권의 합의다. 행정구역 통합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행정안전부에서 발의하는 방법, 국회 입법으로 발의하는 방법이다. 여당은 국회 발의로 추진하겠다고 하니 당연히 다수당인 민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총선 과정에서 최고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치권의 눈치 보기와 정치적 계산이 많아질 것이다.”

    한강~경기만~동아지중해 심장은 서울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우즈베키스탄 국립 사마르칸트대 교수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추진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올 것이 왔다’였다고 한다. 고구려사와 해양사를 전공한 윤 교수는 2005년부터 북한의 장산곶·해주·개성을 거쳐 강화만·인천만·시흥만·안산만으로 이어진 북부 경기만과 남양만·평택만·아산만·당진만 등 남부 경기만, 그리고 한강 수계망을 유기적으로 엮어 발전시킨다는 ‘범경기만 해안특별구론’을 주장해 왔다. 지난해 펴낸 ‘항구도시 서울에서 경기만, 동아지중해로’는 경기만을 중심으로 ‘동아지중해(East Asian-mediterranean-sea) 모델’과 이론을 집대성한 것이다.

    한반도를 중심축으로 일본열도와 사이에 동해와 남해가 있고, 중국과 한반도 사이에 황해라는 일종의 내해가 있다. 한반도의 남부와 일본열도의 서부, 중국의 남부 지역(양쯔강 이남)은 이른바 동중국해를 매개로 연결되면서 지중해적 형태와 성격을 띤다. 보통 지중해는 2~3개 육지로 둘러싸여 해양으로서는 독립성을 결여한 형태를 가리키는데 동아시아는 완전한 의미의 지중해는 아니지만 ‘다국 간 지중해’의 형태로서 모든 나라를 연결하고 있다. 윤 교수는 이를 ‘동아지중해’ 모델로 설정했다. 특히 황해는 중국과 한반도의 서부 해안 전체, 그리고 만주 남부와 요동 지방을 하나로 연결하고 인접 각국이 공동으로 활동하는 장이다. 이른바 내해로서 동아지중해 중에서도 지중해적 성격이 강한 지역이며 그 가운데 힘의 충돌과 각축전이 벌어지는 중핵 지역이 경기만이다. 그리고 경기만의 심장에 해당하는 장소가 한강으로 연결된 서울 지역이다.

    윤 교수는 육지와 해양이 직접 만나는 곳에 만들어진 나루나 포구 중심의 도시를 ‘해항(海港)도시’, 육지의 넓은 면적과 강이라는 선을 매개로 사방으로 연결된 수로망 중간에 형성된 도시를 ‘하항(河港)도시’, 내륙수로와 육로가 해로와 통합되는, 즉 하항도시와 해항도시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강해(江海)도시’로 구분한다. 역사적으로 고구려의 비사성(요동반도 끝 대련), 백제의 미추홀(인천), 신라의 금성(경주)이 대표적인 해항도시라면, 고구려의 국내성과 평양성, 백제의 웅진성 등은 하항도시다. 예로부터 서울은 내륙 지역들과 경기만, 서해,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수륙교통과 해륙교통이 교차하는 강해도시, 즉 항구도시였다.

    윤 교수는 역사적으로 백제나 조선이 서울을 수도로 택한 이유가 산이 아니라 물, 즉 큰 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강은 사람에게 식수와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젖줄이기도 하지만 서해와 백두대간을 잇는 수로망을 통해 쌀과 특산물 등 세금을 받는 조운 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한강 가에는 20여 개의 크고 작은 나루터가 있었고, 곳곳에 창(倉·창고)이 존재했다. 하지만 규모나 시설, 기능 면에서 상업항이나 무역항으로 발달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도 물길을 이용하면 강원도, 충청도, 함경도, 경기도, 서울을 유기적으로 연결했고, 모든 땅이 바다와 만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한강 하류인 서울만 장악하면 한반도의 절반인 중부지방을 손쉽게 통치할 수 있었다.

    ‘태종실록’에는 의정부 좌정승 하륜이 숭례문 밖에 운하를 팔 것을 건의했고 실제 태종이 신하들에게 “숭례문에서 용산강에 이르기까지 운하를 파서 배를 통행하게 한다면 진실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모래땅이므로 물이 항상 차지 못할까 의심스럽다. 경 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어 모두 “가(可)하다”고 답했으나 백성들을 동원하는 일이 우려돼 거행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 개경의 왕족과 귀족들의 놀이터였던 용산호가 조선 초 건너편 둑이 무너지면서 용산강으로 변하자 각 지방에서 온 세곡 수송선이 집결하는 부두(항구)가 됐고, 더불어 모든 물류망의 거점이 됐다. 윤 교수는 만약 조선이 용산(18세기 후반 이후 마포) 등에 자연 나루터가 아닌 인공 부두를 신축하고 계획적으로 창고와 시장 같은 시설을 보완했다면 개경의 벽란도처럼 국제적인 항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어 인천, 김포, 강화 등 외곽 지역에 항구도시를 개발해 한양과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양 공격을 방어하는 강변 방어 체제를 촘촘하게 쌓고 강상수군도 양성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한양은 국제적인 수도가 될 수 있었고, 조선과 조선 사람의 운명도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사대부들은 반대로 한강을 멀리하고 산기슭에 은거하며 한양을 그들의 안전과 권력을 지키는 폐쇄된 성으로 만들어버렸다.

    김포의 힘 빌려 항구도시 서울로

    한강과 임진강의 합수 지역. [네이버지도]

    한강과 임진강의 합수 지역. [네이버지도]

    윤 교수는 오늘날 서울의 개조와 확장에는 물리적 거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능과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이 발전하려면 한강을 살려야 하고, 김포의 힘을 빌려 항구도시가 돼야 한다.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북한강 물길과 임진강 물길, 예성강 물길까지 끌어안을 수 있다. 이 세 강의 물길이 만나는 곳이 바로 김포하구다. 이 지역은 기본적으로 매립지이기 때문에 대벽처럼 텅 빈 땅이 많다. 그런 지역을 개발하면 단순한 항구가 아니라 엄청난 물류망을 구축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김포에 인접한 강화도는 경제특구가 될 수 있다. 메가 서울 프로젝트가 단순히 인구 분산 정책이 아니라 서울의 제 기능을 살리고 나아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면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선택은 김포밖에 없다. 서울은 한강과 경기만을 빼놓고는 그 성격과 역할, 미래적 가치를 정확히 논할 수 없다. 북한 지역과의 교역은 물론 중국의 여러 지역 특히 산둥 이북의 지역과 교역하고자 할 때 중요한 포스트는 당연히 경기만 지역이다. 즉 해양 물류 교통의 핵심 로터리다. 또한 냉전시대가 종언을 고한다면 육로 교통의 허브가 될 곳도 역시 경기만이다. 경기만은 만남과 교류의 장이 됐고, 물류가 집산하고 거쳐 가는 실질적인 중핵이 돼가고 있다. 현재 한강의 대표적인 하항도시가 서울과 김포이고, 해항도시가 강화도다. 서울이 수륙과 해륙 교통이 교차하는 강해도시가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 김포다.”

    학문적 배경이나 전문 분야는 달랐지만 진희선 교수와 윤명철 교수는 새로운 메가 서울 프로젝트에서 서울이 김포와 손잡는 것은 신의 한 수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김포를 품에 안은 서울이 그리는 미래는 가슴 설레는 그림이기도 했다. 물론 성사된다면 말이다. 윤명철 교수는 한강 하류 지역에 민간 선박이 오가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북한의 황해남도, 경기도 고양·파주·김포 그리고 강화도가 만나는 하류 지역은 남북한 어느 쪽의 선박이나 사람도 통항할 수 없었다. 한강 하류는 간첩이 오고가는 치안 지역일 뿐이었다. 그런데 유엔과 북한 간에 맺어진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에 따르면 ‘한강 하구의 수역으로서 그 한쪽 강안(강기슭)이 다른 일방의 통제하에 있는 곳은 쌍방의 민간 선박의 항행에 이를 개방한다. 쌍방 민간 선박이 항행함에 있어 자기 측 군사 통제하에 있는 육지에 배를 대는 것은 제한받지 않는다’고 돼 있다. 지금이라도 형식적으로는 민간 선박들의 통행이 가능한 것이다. 남북한의 맹목적인 군사적 대치와 긴장이 부분적으로 해소되려면 법적인 근거가 희박한 한강 하류의 통항 금지는 머지않아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 김포, 강화도는 당연히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역할을 떠맡을 수 있고, 경제적으로 매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윤명철)

    뱃길로 서울에서 평양까지

    “지난 정부에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던 시절 북한이 대동강을 서울의 한강처럼 개발하고 싶다는 뜻을 우리 쪽에 내비쳤다. 당시 서울시에서는 도와줄 방법을 고민했고, 여의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한강 밖으로 나가서 대동강으로 거슬러 올라가 평양에서 회담을 하는 장면을 상상하기도 했다. 김포가 편입되면 수천 년 동안 이어온 물길이 행정수도인 서울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서울에서 평양까지 뱃길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미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면 김포의 서울시 편입은 특정 지자체의 이슈나 총선용 공약이 아니라 국정 어젠다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진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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