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은 당장 2012년 4월 총선이 걱정거리로 다가올 법하다. 서울 경기 인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66곳 중 46곳이 민주당에 돌아갔고 한나라당은 15곳을 얻는 데 그쳤다. 서울은 2006년 지방선거에선 25곳을 싹쓸이했으나 이번엔 강남 송파 서초 중랑 등 4곳에서만 당선돼 몰락에 가까웠다.
세종시 수정에 올인 해온 정운찬 국무총리는 충청 광역단체장 선거 전패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자신이 당의 얼굴로 나선 전국단위 선거에 패배한 책임으로 위상에 금이 갔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는 의회와 기초단체장이 민주당에 장악된 ‘사면야가(四面野歌)’의 상황부터 헤쳐 나가야 할 처지지만 한명숙, 유시민 후보 등 야권의 거물을 꺾고 재선에 성공한 것만으로 차기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오 시장과 김 지사로선 의회가 한나라당 일색이던 때보다 지금이 정치적 위상을 키워나가기에 더 나을 수 있다.
6·2지방선거 이전 2년여가 신생 이명박 정권의 국정 경연의 장이었다면 6·2지방선거 이후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야 차기주자들 간 각축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장이 된다. 자연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를 달려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눈길이 쏠린다.
선거 후 박근혜에 쏠리는 눈

2006년 11월30일 중국 칭다오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한 중국여성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있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박 전 대표의 정치적 득실에 대해선 계산이 엇갈린다.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아 당내에서 비판을 받고 있고 지원 유세한 대구 달성군수 선거의 패배로 입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선거 패배 책임은 여권 주류와 당 지도부에 있는 만큼 ‘박근혜 역할론’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한국일보 6월3일자 보도) 친박근혜계 김재원 전 의원은 6월9일 “한나라당이 내세울 (친이 측) 카드는 몽땅 소진하고 그 카드는 별로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이 당원과 지도자에게 깊이 각인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가장 중요한 관점은 ‘지금의 지지율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대세론’이 추락하는 걸 경험한 바 있다. 대선주자의 지지율 등락에는 소속 정당의 지지율 변화, 경제-남북관계의 여건 변화, 특별한 사건의 발생, 유권자 의식의 변화, 검찰의 수사, 언론의 보도태도 등 여러 외부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나 수많은 국내외 연구 결과(최영재, 김현주, 이준웅, 이강형, Jacobson, Ragsdale 등)에 따르면 대선주자의 지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대선주자 본인의 ‘성격(personality)’ 및 그것이 외부로 표출되어 나타나는 ‘이미지(imag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