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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승” 10 vs “하락” 1···대선이 최대 변수

부동산 전문가 11人이 진단한 서울 집값 전망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부동산 “상승” 10 vs “하락” 1···대선이 최대 변수

  • ● 계약갱신 만료, 입주물량 부족으로 전세난 불가피
    ● 이재명 되면 하락, 윤석열 되면 일시 반등 가능성
    ● 청년층 도심 유입 가속화, 집값 하락 저지
    ● 1 주택자는 분양 노리고, 다주택자는 몸집 줄여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가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5월부터 꾸준히 상승 폭이 늘었으나 10월에는 9월(0.72%)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0.71%를 기록했다. 서울 집값 상승 폭이 6개월 만에 꺾인 것이다. 부동산원은 “금리인상과 주택대출 총량 규제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10월 26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도를 높이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비주택담보대출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개인의 상환 능력에 맞게 자금을 빌려주는 부채 관리 지표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모든 금융권의 대출 총액이 2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는 선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 7월부터는 대출 총액이 1억 원을 넘는 대출자로 규제 범위가 늘어난다. 제2금융권의 개인별 DSR 기준도 기존 60%에서 50%로 강도가 높아진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지금의 서울 집값 상승세 둔화가 대출 규제 압박을 받아 내년에는 하락세로 이어질까. 향후 주시해야 할 변수 혹은 영향 요인은 무엇일까. 부동산시장 분석 전문가 11명에게 답을 구했다.

계약갱신 만료, 입주 물량 부족으로 전세난 불가피

내년에는 전세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해 전세난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내년에는 전세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해 전세난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크게 다섯 가지를 꼽는다. 수요공급, 정책, 금리의 유동성, 기대심, 해외 부동산 동향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나 환율 등 여러 요인이 집값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20년 7월 31일부터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제(임대차계약기간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제도)의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여름까지는 전세난에 따른 집값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오른 데 대한 피로감이 생겨 상승 폭은 계속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2022년에는 전세난 때문에 집값이 소폭 상승하고, 상승 폭은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 배경은 이렇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서울 100대 아파트 임대차계약 갱신율이 77.7%에 달한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서울 전셋값이 많게는 2배까지 올랐다. 2022년 더는 연장 계약이 어려운 임차인은 집을 비워주고 현 시세대로 전셋집을 구해야 한다. 박 전문위원은 “전세금이 급격히 올라 ‘반전세’로 재계약하거나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는 세입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입주 물량에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63가구로 올해(3만1211가구)보다 34.4% 감소한다. 2019년(4만9359가구)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수준이다.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 물량이 줄면 전세난을 피할 수 없다. 전세난은 집값 상승을 견인한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오르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투자 심리가 위축돼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집값 상승 폭이 올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李 되면 하락, 尹 되면 일시적 반등 가능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공약을 밝혔다. [동아 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공약을 밝혔다. [동아 DB]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 주택시장의 상승 폭이 줄어든 것이 대세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집값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어진 그의 설명이다.

“급격히 오른 주택가격에 따른 매수자의 부담감, 대출규제 강화, 앞으로 금리가 한 번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로 돌아서면서 변하고 있는 대외 경제가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게다가 11~12월이 비수기여서 매수자가 줄었지만 가격 하락세로 단정하긴 어렵다. 내년 2~3월 전·월세 시장이나 매매시장이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현재의 약보합세가 강보합세로 돌아서면 상반기에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가 시장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여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보다 강도 높은 규제가 뒤따라 서울 집값이 약보합세로 돌아서고 주택시장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종합부동산세, 양도세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고 여기에 국토보유세까지 맞물리면 주택 보유 자체가 부담스러워 집값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야당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등에 따른 기대감으로 일시적 가격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권 교수는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요 불안, 공급 부족 등 주택 수급 요인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집값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행지표인 ‘전월세 가격 변화’와 대통령·지방선거 이슈를 주택시장에서 주시해야 할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과 교수는 대선,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주택 공급 부족을 내년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로 지목하면서 “향후 집값은 혼조세 양상을 보이다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전세 가격 급등에 따른 갭 투자 수요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의 구매 의사가 남아 있고, 시장 안정의 근본 해결 사항인 조기 공급 확대가 여전히 지지부진해 단시일 내에 뚜렷한 가격 하락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전세 수급이 불안하고 임대료가 상승해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잔존하고 있으며 대선 전후 부동산 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이 결합해 집값 오름새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인호 KDI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어 집값 상승 폭이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승세가 정체되는 양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가파를 경우, 그리고 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할 경우 주택가격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매수세가 줄어든 만큼 주택 공급량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청년층 도심 유입 가속화, 집값 하락 저지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년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집값 상승이라는 큰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선거 결과에 따라 세법이나 임대차법 등이 수정될 여지는 있지만 GTX 같은 개발 호재가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교통 등 개발 호재가 집값을 뒷받침한다. GTX와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 3기 신도시 개발 등 부동산 개발 호재가 이어지는 한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다. 정부의 주택공급대책이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려운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김열매 NH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수도권 도심의 젊은 층 인구 변화에 주목하며 ‘집값 상승’을 예측했다.

“수도권 도심지 내 주택 공급 속도는 더디고 기존 주택의 노후화는 계속 진행된다. 젊은 층 인구가 수도권으로 점점 더 집중되는 흐름이다. 수요가 도심으로 집중되는 속도는 빠른데 공급은 정체돼 있으니 집값이 내려가기 어려운 구조다. 임대차 3법 시행 후 전세 가격 상승 폭이 커지면서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갭)가 다시 축소됐다.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전세 만기 시점에 인상된 보증금 부담으로 인해 이제라도 매수를 고민하는 실수요자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GTX, BRT 등 각종 교통망 투자계획도 토지가격 상승,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가파른 상승으로 주택가격은 부담되지만 최소한 전세 시장이 안정되기 전에는 하락할 만한 트리거가 보이지 않는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주택가격이 고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시중금리가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급격이 오르고 있고, 원자재 가격 등 인플레이션 지표나 금년 말 소비자 물가 구성 요소의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현재 시장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금리인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지는 그의 전망이다.

“2022년 입주 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2019~20년 분양 물량을 고려하면 실제 입주 물량 저점은 올해이고, 내년부터는 공급 부족 해소 국면에 접어든다. 2023년부터는 2기 신도시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3기 신도시와 도심 재개발이 활발해져 공급 과잉 국면으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이 올해를 고점으로 내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고, 2022년 이후에는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다.”

1주택자는 분양 노리고, 다주택자는 몸집 줄여야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내년까지는 수급 불균형의 영향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지금은 여러 영향 요인이 만성적으로 상승세 환경에 있다”고 말했다. 주택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 강화 정책과 금리인상 기조, 대출 규제 강화는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부동산정책이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로 전환되지 않은 점, 해외 부동산시장의 가격 상승세는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고 원장은 “이렇게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충돌하는 가운데 매수세와 매도자가 내놓는 매물 모두 줄어들어 집값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전세난이 집값을 떠받쳐 내년까지 서울 집값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의 주택 가격은 어깨를 넘어선 고점으로 보이며, 내리 6~7년을 올라 내년쯤에는 상승 흐름에서 안정 흐름으로 전환될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다. 내년 3월 대선에서 집값을 안정시킬 해법을 구체적으로 내놓는 후보가 당선되면 ‘영끌’ 심리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당히 약해질 것이다. 내년 대선이 집값 안정의 모멘텀이 될 거다. 2023년부터는 시장이 안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2024년부터 신규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 중장기적으로는 안정 국면을 맞을 거라 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변동에 큰 영향을 끼칠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지금은 투자에 나서기보다 위험 요인을 관리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고 원장은 “지금은 투자위험도가 높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끌’보다는 ‘관망’이 낫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한층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보유세·양도세 등 주택 관련 세금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다주택자는 슬림화 전략이나 다운사이징이 필요하고, 1주택자는 신규 분양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집값 #대통령선거 #전세난 #금리인상 #신동아



신동아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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