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국가지도부는 사실상 중국 공산당 중앙지도부와 같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 안에 들어가야 국가기관의 주요 직책을 맡을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미래는 중국 공산당의 차세대 지도부에 달려 있고, 중국의 차세대 지도부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중국의 미래를 알 수 있는 셈이다.
중국 공산당이 발표한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공산당원은 7593만1000명이다. 같은 시기 중국 전체 인구 13억3474만명의 5.7%에 불과하지만 한국 전체 인구의 1.5배나 된다. 당지부 등 기층조직도 371만8000개에 달한다.
이렇게 당원이 많다 보니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노선을 결정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일선 당지부부터 시작해 여러 차례 선거를 거쳐 대표를 뽑아 의견을 수렴하거나 소수의 지도부를 구성해 당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중국 공산당은 5년마다 당 대표를 선출한다. 대표 선출방식은 일선 촌(村)이나 직장 단위의 기층조직부터 시작해 촌 대표가 향·진(鄕·鎭) 대표를 선출하고 향·진 대표가 다시 현(縣) 대표를 뽑는다. 현 대표는 성(省) 대표를 선출하고 성 대표는 전국대표대회의 대표를 선출하는 피라미드 방식이다.
가장 근래에 당 대표를 선출한 것은 2007년이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2217명의 전국대표를 뽑았다. 이들 대표는 그해 10월15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에서 전국대표대회(제17차 당대회)를 개최해(실제 참가자는 2213명) 2007년 가을부터 2012년 가을까지 5년간 중국을 이끌 현 지도부를 선출했다.
따라서 중국에서 지도부 안에 들어오려면 먼저 공산당의 대표가 돼야 한다. 나아가 5년마다 열리는 전국대표대회에서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에 선출돼야 한다. 현재 중국 공산당의 중앙위원은 204명, 후보위원은 167명이다. 이들은 제17차 당대회 마지막 날인 2007년 10월21일 선출됐다.
중앙위원에 선출되면 중국 정부기관의 부장(장관)급 이상 자리와 지방 성의 당 서기, 성장,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 중국 특유의 정치기구인 인민정치협상회의의 주석 등을 맡을 수 있다. 후보위원이 되면 주로 부부장(차관) 자리에 임명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부장급 자리를 맡기도 한다. 하지만 200명이 넘는 중앙위원을 지도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이들은 전국인민대표들이 뽑은 간부이긴 하지만 당의 주요 결정 및 국가 중요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모이는 것은 1년에 단 한 번뿐이다.
중국인들이 흔히 부르는 ‘영도자(한국의 지도자에 해당)’는 이들 중앙위원 가운데서 다시 선출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말한다. 한국의 부총리급에 해당하는 이들은 현재 25명이다. 이들은 대략 한 달에 한 번 모여 당과 국가의 중요 업무를 처리한다. 자주 모이는 만큼 평소에는 자신의 고유 업무가 따로 있다.
중국 정치권력의 심장부이자 최고지도부는 중앙정치국 위원 중에서 다시 뽑힌 상무위원으로 이뤄지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다. 2007년 10월22일 열린 제17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선출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9명이다. 이들은 수시로 만나 당과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언제든지 중요 결정사항이 있을 때 상무위원회가 소집되지만 실제로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