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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화제

록펠러부터 버핏, 게이츠까지 … ‘기부 왕국’ 미국의 비밀

나눔의 기쁨은 기본, 세금 공제 혜택은 덤?

  • 송보림│미국 이스트 캐롤라이나대 교수·미술교육학 SONGB@ecu.edu│

록펠러부터 버핏, 게이츠까지 … ‘기부 왕국’ 미국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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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부터 버핏, 게이츠까지 … ‘기부 왕국’ 미국의 비밀

기부로 미국 사회의 발전을 이끈 존 데이비슨 록펠러(왼쪽)와 앤드루 카네기.

같은 기사에서 자산운용가 토머스 스테이어와 캣 테일러 부부는 “버핏과 게이츠 부부가 미국 경제인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어는 “현재 미국의 많은 경제인이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으며 상당 부분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기부 선언 운동은 경제인들이 단지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책임을 지닌 채 더 넓은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고 언급했다. “버핏과 게이츠 부부가 ‘자본주의의 또 다른 긍정적인 표본’을 보여줬다”는 게 스테이어의 분석이다. 스테이어의 발언은 미국의 경제인들이 이 운동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재벌이 기부를 통해 사회의 발전과 변혁을 일으킨 것은 미국 역사 속에서 새로운 일이 아니다. 미국은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강력하고 의미심장한 사례를 갖고 있다. 바로 ‘석유왕’ 존 데이비슨 록펠러와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다. 이들은 ‘포브스’가 뽑은 ‘인류에서 가장 부유한 75인’ 중 각각 역대 1,2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브스’가 사용한 2008년 부의 역사적 수치에 따르면, 록펠러의 자산은 3183억달러에 달했고 카네기는 2983억달러의 재산을 소유했다. 그리고 두 명 모두 경제적 성공을 거둔 후 자선사업가로 활동했다.

록펠러, 카네기의 전통

버핏과 게이츠 부부의 기부 서약 운동은 동시대인에게 진정한 나눔과 공생의 모범을 보이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종종 록펠러, 카네기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들은 20세기 미국 발전을 직접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부와 사회 환원을 통해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와 변혁’을 주도했다.

록펠러와 카네기가 자선사업을 통해 변화시킨 영역은 교육, 문화, 의료, 종교 등 그야말로 광범위하다. 록펠러는 시카고대학교를 설립해 교육 문화의 혁신을 가져왔고 록펠러 재단을 세워 문화예술, 교육, 의료 전반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자선사업에 대한 열정과 노력은 사후에도 꾸준히 이어져 현재 시카고대는 미국의 최고 명문으로 자리 잡았다.



록펠러 재단은 미국 문화 발전의 핵이 되는 문화예술사업에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중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는 수없이 많다. 한 예로, 록펠러 재단은 1965년부터 TV, 비디오, 영화 영역의 문화단체, 방송기관, 교육기관, 그리고 미디어 작가들을 지원했다. 이는 미국이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세계의 미디어, 즉 텔레비전 방송,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영화, 그리고 미디어아트까지 주름잡는 핵심적 구실을 했다. 2006년 작고한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도 1967년, 1976년, 1977년 등 수차에 걸쳐 록펠러 재단의 기금을 지원받아 다양한 실험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재 최고의 미디어아티스트로 추앙받는 빌 비올라 또한 이 재단 기금의 수혜자다.

카네기 역시 교육과 문화 분야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기부금 지원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공공도서관 증대에 이바지했고, 카네기멜론 대학교, 카네기 교육진흥재단 등을 설립했다. 이처럼 록펠러와 카네기는 미국 사회에 기부문화가 뿌리내리도록 눈에 띄는 모범을 보였고, 자선사업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현재 매년 미국인이 3000억달러씩 기부할 수 있게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현재 미국은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적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특히 기업과 개인 차원의 기부금은 미국 문화예술 발전의 원동력이다. 기부 문화가 미국 사회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현재 문화예술계에서 기부가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미국의 주요 문화예술단체는 한국의 문화예술진흥기금과 비슷한 성격의 연합정부 지원금인 국립문화예술진흥기금(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을 받는다. 하지만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선발된 문화예술단체에 전달되는 이 지원금은 보통 일정한 기간에만 주어지고 지정된 프로젝트에 한해 써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상당수 단체는 기업과 개인 차원의 기부금에 크게 의존한다. 기부금은 전시와 공연 등 프로젝트별로 지원되거나 문화예술단체의 전반적인 운영비로 지원되기도 한다. 기부금을 조성하고 더 많은 이의 기부를 권장하는 다양한 방법도 발전해왔다. 기부금 조성 과정에서 지역단체나 대학 등의 교육기관과 연계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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