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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슈

‘막말 대마왕’ 트럼프 진짜 큰일 낸다?

카운트다운! 2016 미국 대선 향방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막말 대마왕’ 트럼프 진짜 큰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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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11월 8일, 미국 국민은 538명의 대통령선거인단을 뽑는다. 이 가운데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오른다. 전 세계가 이날을 주목한다. 힐러리의 인기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트럼프의 막말이 논란을 낳으면서 미국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막말 대마왕’ 트럼프 진짜 큰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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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속한 집권 민주당에선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강세다. 2015년 12월 4일 CN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무소속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58% 대 30%다. 12월 2일 퀴니피악 대학 여론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클린턴 60%, 샌더스 30%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비경선의 분수령인 뉴햄프셔 2016년 예비경선 예측 여론조사에선 박빙이다. 민주당 성향 여론조사 회사인 PPP에 따르면, 클린턴 44% 대 샌더스 42%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되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여론 기류로 볼 때 아직까지는 클린턴 전 장관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e메일 늪’에서 탈출?

최근 미국 사회에선 샌더스의 급부상이 화제다. 개천에서 용 난, 미국식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대표 사례이기 때문이다. 1941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가난한 페인트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81년 무소속으로 버몬트 주 벌링턴 시장 선거에 도전해 당선된다. 이후 시장 4선, 연방 하원의원 8선을 거쳐 무소속으로 출마해 연방 상원의원에 올랐다. 현재 재선이다.
놀라운 사실은 그가 좌파(민주사회주의)라는 점이다. 시카고대 시절 학생운동에 뛰어든 이후 베트남전 반대, 인종차별 철폐, 노동운동 등 줄곧 사회주의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사회주의자가 드문 미국 사회에서 74세라는 고령에도 출마해 혁명을 외친다. 1%가 모든 것을 소유하고 99%는 정치참여마저 배제된 상황을 타개하려면 단순히 한 번의 선거 승리에 그쳐서는 안 되며 정치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출마 이유다. 정책 면에선 부의 재분배와 중산층 부활을 강조한다.
미국 사회의 빈부격차가 크지 않았다면 그는 계속 외면당했을 것이다. 2015년 4월 말 출마선언을 했을 때 그의 지지율은 8%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극심한 양극화에 지친 시민들은 이후 그에게 격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샌더스 의원은 네거티브 선거전도 거부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겐 장관 재임 시절 개인 e메일 서버 사용, 1만2000여 개 e메일 메시지 삭제가 가장 큰 악재다. 그러나 샌더스는 민주당 대선후보 1차 토론회에서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창 이 문제가 논란이 됐을 때 샌더스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을 앞서기도 했다. 그러니 굴러들어온 호재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후 클린턴의 지지율은 회복세를 보였고 샌더스와 격차를 다시 벌려가는 중이다. 그렇다면 좌파 미국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은 사라진 걸까. 더 두고 볼 일이다.

‘미국판 허경영’

‘막말 대마왕’ 트럼프 진짜 큰일 낸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클린턴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탄 데에는 프랑스 파리 테러도 변수로 작용했다. 그가 미국 외교정책을 주관하던 전직 국무장관이기 때문이다. ‘테러 위협에 누가 대응을 더 잘할 것 같은가’라는 여론조사 질문에 대한 답은 클린턴 50%,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경선후보 42%로 나타났다. 클린턴은 다른 공화당 후보와의 비교에서도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본래 안보 쟁점에서는 공화당이 강세다. 그러나 클린턴은 외교정책 경험으로 이를 상쇄한 것이다.
파리 테러에 이어 캘리포니아 주 샌 버나디노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도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총기 규제를 강력히 요구해온 민주당과 클린턴에게는 유리한 변수다. 클린턴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연일 ‘테러에 대응하는 것과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충돌하지 않는다’ ‘테러와 총기 휴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하면서 공화당 후보자들에게 공세를 편다. 악재가 사라진 클린턴은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민주당이 양자 구도인 반면에 후보가 난립한 공화당의 양상은 훨씬 복잡하다. 2015년 12월 4일 CNN-OR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36%,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16%, 벤 카슨 경선후보 14%,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12% 순으로 ‘1강 3중’ 양상이다.
트럼프가 대선 본선에서 승리한다면 초유의 ‘막말왕’ 미국 대통령이 탄생하는 셈이다. 트럼프는 출마선언 직후부터 지금까지 막말과 말실수를 거듭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미국판 허경영’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적지 않은 전문가는 트럼프 열풍이 오래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엔 미국 언론도 그를 거부하려는 조짐을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2015년 11월 24일 사설에서 트럼프의 무슬림 혐오 발언에 대해 “그의 인종주의적 거짓말로 도배된 또 다른 한 주를 겪었다”고 했다. 1950년대에 매카시즘을 유발한 조지프 매카시의 발언과 그의 발언을 비교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1월 23일 사설에서 “트럼프는 거짓말을 퍼뜨리고 두려움에 호소하며 증오를 부추겨 주목을 받으려는 자기도취적 불량배”라고 비판했다. 참다 참다 폭발한 것 같은 논조였다.
도대체 트럼프는 어떤 발언을 내놓았을까. 그는 멕시코 이민자를 가리켜 “강간범” “마약 중독자”라고 했다. “9·11테러 당시 뉴저지에서 환호하는 무슬림을 봤다”고도 했다. 장애인 기자의 몸짓과 말투를 흉내 내기도 했다. 여성 앵커 메긴 켈리에겐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아마 다른 어디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삼성과 LG 제품을 미국에 팔면서 돈 한 푼도 안 들이고 주한미군으로 안보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사회에서 비주류이지만 비중이 늘고 있는 히스패닉, 무슬림, 아시아계, 여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일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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