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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고 싶다’로 연기대상 2관왕 윤은혜

“다음에 만날 사람이 첫사랑일걸요?”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드라마 ‘보고 싶다’로 연기대상 2관왕 윤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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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베이비복스 언니들, 날 따돌린 게 아니라 보호했다
  • ● 배우로서 더 단단해지고 싶어 연출 공부 시작
  • ● 내 안의 ‘다른 색깔’ 드러낼 30代 기대
  • ● 존경하는 배우 전도연·김희애, ‘절친’은 손예진
  • ● 정우? 해리? 둘 다 싫어요, 이상하잖아요…
드라마 ‘보고 싶다’로 연기대상 2관왕 윤은혜
윤은혜(29)를 처음 만난 건 2004년 여름쯤으로 기억된다. 5인조 걸그룹 베이비복스의 막내였던 그는 예능 프로그램을 찍고 있었다. 취재차 녹화 현장을 찾은 기자는 여러 출연자 가운데 유난히 발랄하고 털털한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내심 눈썰미가 있다고 자부하던 터였는데 그날은 그가 누군지 단박에 알아채지 못했다. 화면에 비친 모습보다 얼굴이 훨씬 작고 미모도 웬만한 배우보다 빼어나 잠깐 신인연기자로 착각했더랬다.

그런 그를 2월 5일 오후, 9년 만에 재회하자 반가움과 함께 궁금증이 일었다. 예전의 선머슴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보호본능을 자극할 만큼 여려 보이는 이유가 뭘까. 1월 17일 드라마 ‘보고 싶다’를 끝낸 후 계속 아팠던 탓일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니 설령 그가 변했대도 이상할 건 없다. 더구나 그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2005년 베이비복스 탈퇴 후 직업을 배우로 바꿨고, 트렌디드라마 ‘궁’(2006)과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이하 ‘커프’)으로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안방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했다. 드라마에 비해 영화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그때부터 ‘가수 출신’이라는 선입관 탓에 불거진 연기력 논란이 차츰 수그러들었다.

‘보고 싶다’의 여주인공 이수연을 연기하는 동안에는 호평이 이어졌다. “밝고 건강한 이미지만 어울릴 줄 알았는데, 어릴 적 성폭행을 당한 이수연의 복잡 미묘한 감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의견이 많았다. ‘보고 싶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아 아시아 전역에 판권이 팔렸다. 지난해 말엔 이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에서 한류스타상과 인기상을 받았다. 인기 부문 ‘2관왕’을 차지한 것이다.

인기와 연기 사이



▼ 2관왕, 예상했나요.

“사실 커플상 받으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으로 갔어요. 인기상은 기대도 안 했어요. 내가 인기 있는지 모르겠거든요. 어릴 때부터 활동해서 해외에 계신 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세요. 팬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해라, 힘내라는 뜻에서 주신 것 같아요.”

▼ 인기가 거추장스러울 때도 있는지.

“인기가 많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관심의 대상이 된 것 같긴 해요.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관심의 정도가 인기와 비례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불편하진 않나요.

“상황에 따라 달라요. 상대가 편하게 행동하면 저도 편하게 받아들이지만, 자유롭게 다니고 싶었는데 예상치 않은 부분에서 방해받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거든요. 그분들 잘못은 아니지만 그럴 땐 스트레스를 받아요.”

▼ 소녀에서 숙녀로 훌쩍 자란 느낌이에요.

“나이가 들었으니 당연히 그래야죠(웃음). 아직 아이 같은 구석이 있긴 하지만. 빨리 30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여자로서는 몰라도 배우로서는 그 시기가 기대돼요. 어릴 때 데뷔해서 지금도 저한테서 풋풋하고 밝은 이미지만 보려는 분이 많아요. 제 안에 있는 다른 색깔들로 어필하려면 나이를 더 먹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30대가 기다려져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어요.”

▼ 보이시한 캐릭터도 잘 어울리던데.

“제가 연기했던 보이시한 캐릭터는 ‘커프’의 고은찬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말괄량이거나 여성성이 강한 캐릭터죠. 나름대로 천천히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배우 2년 차 때 파격적인 남장여자 역이 들어왔어요. 그 작품이 ‘커프’였죠. 신기하게도 대본을 석 장쯤 읽었을 때 ‘아, 이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에도 ‘여성스러운 캐릭터로 변신해야지’ 했던 건 아닌데 ‘아가씨를 부탁해’를 하게 됐고요. 고은찬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도 성에 안 찰 거라는 예상은 했어요. 대신 여자다운 역도 어울린다는 점만이라도 인정받고 싶었죠.”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에게선 ‘커프’의 고은찬 같은 구석을 찾을 수 없었다. 천생 여자라는 느낌이 들게 단아하고 아리따웠다.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살펴도 못난 데가 없다. 이 여자에게도 외모 콤플렉스가 있을까.

“전 제 얼굴을 별로 안 좋아해요. 다만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화보를 많이 찍었는데 ‘어떻게 꾸며도 잘 어울린다’고들 하더라고요. 어떤 이미지를 대입했을 때 자연스럽게 이입이 된다면서요. 그런 얘기 들으면서 내 장점은 이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특별하게 어디가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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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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