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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잘못했다, 무지했다, 미안하다…내려놓으니 다시 채워지더라”

‘돌아온 언니’ 스타 강사 김미경의 재기 일성(一聲)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잘못했다, 무지했다, 미안하다…내려놓으니 다시 채워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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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다, 무지했다, 미안하다…내려놓으니 다시 채워지더라”

tvN ‘김미경쇼’는 2013년 초 케이블 방송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 그럼 이제 영어 강의할 수준이 되나요?

“물론 아니지. 그런데 지금 저명한 물리학자인 미나스 카파토스 미국 채프먼대 교수와 함께 책을 쓰고 있어. ‘살아가는 문제와 고통을 물리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책인데, 일단 카파토스 박사랑 소통하고 책을 써야 하니까 영어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지금 책 목차는 다 나왔어요. 이 일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건, 공부도 일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한다는 거야. ‘10년 후 미국에서 강의할 것’이라는 꿈을 막연하게만 꾸다보면 10년은 어느덧 와 있고 영어는 여전히 못해요. 당장의 ‘출구’, 공부를 써먹을 데가 있어야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거지.”

“노력만 한다고 될까?”

2월 10일 그의 새로운 책 ‘살아 있는 뜨거움’이 발간됐다. 이 책은 우리 각자의 삶에는 ‘운명의 추’가 매달려 있다고 말한다. 벽시계에 매달린 추가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듯, 우리 삶도 불행과 행복 사이를 수없이 오간다는 것. 늘 걸걸한 목소리로 “핑계 대지 말고 일단 죽을 만큼 열심히 살라”고 소리 높여 외치던 ‘드림 워커’가, 왜 이제와 ‘운명의 힘’을 논하는 걸까.

“살다보면 운명적인 일이 벌어져요. 꿈과 의지를 갖고 달리다가도 가족, 환경 때문에 꿈을 향해 더는 갈 수 없는 때가 생겨.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벌어지는 일 때문에 꿈을 접어야 하는 사람들의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무조건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 지난 1년간 그 질문에 답을 해주지 못해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난 그 대답을 운명에서 찾았어요.”



▼ 운명과 꿈, 어떻게 다른가요?

“꿈이 행운이라면 운명은 불행이야. 행운은 힘든 인생을 견디게 하지만 불행은 나를 단련시켜. 운명 때문에 꿈을 꿀 수 없다지만, 운명과 친구가 돼서 그 안에서 꿈을 키워야지. 운명을 다스리고 친구가 되는 법을 배워야지.”

▼ 운명과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나요?

“운명의 추는 살아 있는 내내 끊임없이 움직여. 우리의 심장이 뛰는 한, 추가 움직이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지. 이때 중요한 건 내 상황만 좌우로 움직이지 정작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거야. 부자인 나와 가난한 나, 행복한 나와 불행한 나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지만 내가 굳건하게 있다면 그때 비로소 ‘본래의 나’를 만나게 되지.”

“지금도 팬들에게 미안”

지난해 김 원장은 ‘운명의 추’에 한 방 세게 맞았다. 3월 20일, 조선일보는 1면에 “교수·목사·스타 강사까지 표절로 출세하는 나라”라는 제목으로 김 원장의 석사논문 표절 의혹을 다뤘다. 그가 2007년 2월 작성한 석사 학위논문 ‘남녀평등 의식에 기반을 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의 효과성 분석’에 대해 조선일보는 “기존 연구·학위논문을 최소 4편 짜깁기했다. 단어도 바꾸지 않은 채 통째로 각 논문에서 문장과 문단을 가져다 자기 학위논문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모 대학 교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원장이 대필업체를 통해 논문을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원장은 이후 SNS를 통해 “졸업한 뒤 20여 년이 지나 처음 논문을 쓰느라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학계의 기준에 맞추지 못한 것은 실수였지만 양심까지 팔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후속 연구자가 정리한 개념을 인용하면서 원 저작자를 밝히지 않은 것은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는 것이다.

▼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럴 만하니까 그랬던 것 같아. 나 지난해 1, 2월에 엄청 바빴어요. tvN에서 ‘김미경쇼’를 재방송을 하도 많이 하니까 TV만 틀면 내가 나왔을 정도야. 시청률도 잘 나왔고, 이후 TV 토크쇼 출연도 잦았어. 게다가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10위 중 3, 4권이 내 책일 정도였어. 갑자기 인기가 부풀어 오르면서 ‘왜곡지수’도 같이 상승했지. 게다가 내가 20년간 강의를 했는데, 그 많은 말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말빚’을 졌겠어. 지난해 초 인문학 비하 논란(‘김미경쇼’에서 ‘나는 인문학 서적만 읽고 자기계발서를 안 읽는다’는 여학생에게 김 원장이 ‘자기계발서는 인문학의 요약판’이라며 ‘건방지다’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면서, 김 원장이 인문학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역시 마찬가지야. 내가 한 잘못들,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어디 안 가고 구름처럼 몰려 있다가 내가 제일 부풀려졌을 때, 딱 소나기처럼 쏟아진 거예요. 난 그게 운명이라고 생각해. 반면 견딜 수 있으니까 그때 온 거 아닐까?”

▼ 책과 강연을 통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던 분이 석사논문을 표절했다는 데 실망한 사람이 많았어요..

“정말 가장 놀랐던 건 사람들의 반응이었어. 나에 대한 기대가 이만큼 컸는지 몰랐어요. 정말 너무 미안하더라고. 더 주의해야 했는데. 지금도 그 친구들한테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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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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