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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잘못했다, 무지했다, 미안하다…내려놓으니 다시 채워지더라”

‘돌아온 언니’ 스타 강사 김미경의 재기 일성(一聲)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잘못했다, 무지했다, 미안하다…내려놓으니 다시 채워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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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이화여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는 ‘부분적으로 표절로 볼 수 있지만 논문 자체의 독창성이 인정되고 당시 표절에 대한 기준이 없어 추가조치는 없을 것’라고 판단했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독창성을 인정해줬다는 점에 대해 이화여대에 고마워요. 그럼에도 사실 잘못은 잘못이고 표절은 표절이지. 제가 무지했어요. 잘못한 건 확실해요.”

▼ 문제의 논문, 다시 본 적 있나요?

“사건이 터지고 며칠 후, 잠이 안 오기에 한번 검색해봤어. 그리고 논문에서 문제가 된 부분들을 혼자 고쳐봤지. 후속 연구자가 정리한 개념을 재인용하는 대신 원 저작자의 논문을 찾아 내가 다시 정리하면 되는 거잖아. 사실 재밌었어. 1주일 꼬박 매달렸더니, 논문이 딱 깔끔해졌거든. ‘아, 처음부터 이렇게 할걸’하는 생각도 들었고 공부도 됐어요. 그러면서 이 논문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은 내 인생 속으로 들어왔고 다 곰삭아 이젠 내 일부가 됐어요.”

전업주부를 무시한다?



▼ ‘독설’강사인 만큼 팬도 안티도 많아요.

“사실 인기가 있으면 루머를 피할 수 없어. 칭찬하는 사람이 있으면 욕하는 사람이 있는 게 당연하지. ‘인욕정진’이라고 하죠. 욕을 통해 수행을 한다고. 욕을 먹어야 수행이 되지 칭찬만 들으면 수행이 되나.”

▼ 김 원장에 대한 악플 중 “강의 아이템과 책 내용이 계속해서 반복된다” “자기 복제한다”는 비판이 있어요.

“솔직히 어떤 기업 강사는 아이템 3개로 30년간 강의해. 나는 2006년부터 TV 강의 때문에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어. 정말 10년간 매일 3, 4시간씩 자면서 고3처럼 살았어. 제 강의를 진심으로 들은 사람이라면 그런 말 못할 거예요.”

▼ 책 ‘언니의 독설’은 여성들에게 ‘일을 통해 자아를 찾으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 때문에 상당수 전업주부가 “육아는 정말 성스러운 일인데, 김미경은 일하는 여자만 우월하다고 한다”고 불편해해요.

“전업주부로 사는 것,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에요. 내가 가진 시간을 하나에 몰입하는 거랑 둘로 나누는 것 중에, 뭐가 더 힘들까? 당연히 몰입하는 게 더 힘들어. 워킹맘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가정에서 풀고,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 일터에서 푸는데 가정주부는 풀 데가 없잖아. 게다가 가정주부 재밌고 훌륭하게 하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요. 김치 맛있게 담가서 남편 먹이는 걸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있어요. 나는 그런 삶도 참 값지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런 거 잘 못하거든.”

▼ 많은 사람에게 본인과 같은 억척스러운 삶을 강요하는 것 아닌가요?

“서로 다른 인생을 저울에 올려놓고 평가할 수 없지. 나한테 맞는 나만의 인생을 찾아야죠. 나는 강요한 적 없어요. 다만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하는 거예요. 요즘 20~30대 여성 중 상당수가 나처럼 평생 일하며 살고 싶지 않나? 그런 사람들한테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우리 가족이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알려줘서 그들은 덜 다쳤으면 좋겠어요. 나는 내 방식을 얘기할 뿐이니 받아들일지 말지는 본인이 정하면 되지.”

▼ 여성들에게 ‘일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하는 원더우먼이 되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요.

“뚱뚱한 여자가 예쁜 옷 입는다고 작은 옷을 억지로 껴입으면 예쁜가? 각자 몸에 맞는 옷이 있듯, 각자 인생에 맞는 삶이 있는 거예요. 남의 기준에 무리해서 맞추지 말고 나한테 맞는 삶을 찾아야지.”

▼ 무조건 여성들한테 ‘나가서 일하라’고 하기보다는 기업, 사회의 변화를 촉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직장을 갖고 싶어도 환경 때문에 못 갖는 여성이 많으니까요.

“기업들한테 여성 인력 채용하라고 내가 20년 넘게 말했어요. 내가 만든 기업 강연 프로그램 중 ‘다양성 매니지먼트’라고 있어요. 기업에서 여성 인력을 어떻게 키워 임원으로 만들 것인지 가르치는 거예요. ‘여성 인력 키우기’라고 하면 남성 임원들이 안 들으니까 이런 이름을 붙였지. 15년간 삼성그룹 계열사 다 돌면서 ‘다양성 매니지먼트’ 교육했고, 여성 인력이 얼마나 우수한지 알렸어요. 여성마케팅 분야 역시 내가 선두주자고. 방송에서야 보통 여성들, 엄마들을 청중으로 하니까 이런 얘기를 안 한 거지 내가 얼마나 여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리고 사회뿐 아니라 개인이 달라져야 할 점을 공개적으로 말한 게 뭐가 나쁘지?”

▼ ‘힐링’의 시대에 ‘근면’과 ‘성공’만을 강조하는 건, ‘새마을운동’식의 시대에 뒤떨어진 담론 아닌가요?

“하루 종일 TV만 보는 사람한테 슬럼프가 오나요? 열심히 뛰는 사람한테 ‘힐링’이 필요한 거예요. ‘힐링’은 스님들, 신부님들처럼 마음 수양 하신 분이 많이 말씀하시니까, 나 같은 사람은 ‘열심히 달리라’고 채찍질해도 괜찮지 않나?”

“잘못했다, 무지했다, 미안하다…내려놓으니 다시 채워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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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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