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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베트남에서 1000억대 부당수익 빠져나간다”

임희동 경남기업 노조위원장 성완종 가족 비리의혹 폭로

  • 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베트남에서 1000억대 부당수익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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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씨를 포함해 성 전 회장 일가가 부적절하게 중간 이윤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사례는 또 있다. 임 위원장은 동씨가 랜드마크72 시설관리업체 ‘GTG’를 통해 아파트와 호텔, 상가 임대권 등 각종 특혜를 받아온 의혹을 제기했다.

랜드마크72는 72층 복합빌딩 1개 동과 48층 주상복합빌딩 2개 동 등 모두 3개 동으로 이뤄졌다. 주상복합빌딩 2개 동에 있는 아파트는 분양이 끝났고, 복합빌딩에는 최고급 레지던스인 ‘칼라디스’가 성업 중이다. 아직 개관하지 못한 인터콘티넨털 호텔과 지난 연말 철수한 백화점 구역 이외의 상가는 대부분 입점해 있다.

“한 달 전 베트남에 가서 직접 확인했다. 시설관리업체인 GTG가 상가 20여 개를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까지 장기 임차계약 했는데, 일부는 계약기간이 45년이었다가 지난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바꿨다고 하더라. 주목할 것은 임대료가 터무니없이 싸다는 것이다. 같은 층 비슷한 규모의 상가를 현지인이 임차한 경우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아들이 커피숍 등 4개 운영

임 위원장은 자신이 현장에서 확인했다는 임대차계약 현황 자료를 보여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스파와 미용실 등 일부는 GTG가 직접 운영하고, 일부는 현지 업체에 재임대해서 중간 이윤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 전 회장의 아들도 상가 4곳을 싼값에 임차해 커피숍과 커피학원 등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GTG는 주상복합빌딩 아파트 및 상가 분양 과정에서도 이윤을 챙긴 정황이 드러났다. 아파트 10채와 상가 8개(986㎡, 약 300평)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매입한 것. 이처럼 특혜 분양과 장기 임차계약 등을 통해 성 전 회장 일가가 챙긴 추정 수익은 1200만 달러(135억 원)가 넘는다는 게 임 위원장의 주장이다. 여기에 그동안 복합빌딩과 칼라디스 레지던스호텔 관리비, 빌딩운영시스템 관리비 등 시설관리비용으로 1220만 달러(136억 원)가 GTG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랜드마크72의 각종 마감자재 납품과 빌딩 관리 및 임대분양 등을 통해 성 전 회장 일가가 챙긴 수익금이 많게는 1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뿐만 아니라 베트남 랜드마크72 건물 마감공사비에서도 거액이 불법으로 빼돌려졌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이 공개한 ‘VLT(베트남 랜드마크타워)현장 대아레저 외주발주 세부현황’ 자료 내용은 구체적이다. 이 자료는 2012년 5월 10일 작성된 것으로, 랜드마크72 준공 전후에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시행사인 경남비나는 대아레저산업에 공사비 8251만 달러(약 922억 원)를 주기로 하고 공사를 맡겼다. 대아레저산업은 이를 다시 30여 개의 외주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이들 외주업체에 실제 지급된 공사비는 총 5193만 달러(약 580억 원). 재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3058만 달러(약 342억 원)의 차액이 발생한 것이다. 다음은 임 위원장의 설명이다.

“베트남에서 1000억대 부당수익 빠져나간다”
불법 재하청 ‘빨대 경영’

“경남비나는 관리비 5% 정도만 떼고 모든 공사를 대아레저산업에 넘기고, 대아레저산업은 이걸 다시 하청업체들에 62~63%의 비용으로 공사를 맡긴 것이다. 나머지 37~38%를 고스란히 중간 이윤으로 챙겼다. 재하청은 불법이다. 경남비나로 들어와야 할 수익을 대아레저산업이 중간에서 편취한 것이다. 이게 빨대 경영, 편법 경영이 아니고 뭐냐. 여기서 나오는 이익금은 어차피 오너한테 다 가도록 돼 있는 구조다.”

비상장회사인 대아레저산업은 성 전 회장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다. 주식의 71.75%를 성 전 회장이 가졌다. 성 전 회장 외의 대주주는 동생 성△△(9.99%), 성○○(3.22%), 아들(8.57%), 경남기업(6.47%) 등이다. 임 위원장은 “성완종 전 회장은 자신이 관리한 대아레저산업에서 이익금을 편취했고, 부인 동씨는 마감자재 납품 쪽에서 이익금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눈에 띄는 것은 대아레저산업으로 34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이 대통령선거가 있던 2012년이라는 사실이다. 성 전 회장이 자살 직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2억 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그러나 홍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2억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임 위원장은 “대부분의 자금은 홍콩에 임시로 만든 페이퍼 컴퍼니 계좌로 넘어갔다”고 주장한다.

“경남기업에서 자재성 금액과 공사성 외주 금액 등 매월 기성금액을 결제할 때 홍콩에 있는 계좌로 보낸다. 홍콩 계좌에서 다시 업체들로 넘어간다. 만약 국내에서 업체에 지급한다면 비자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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