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학법인협의회 집무실에서 만난 이대순 회장은 만 83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했다.
“대학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1995~1996년 무렵이다. 이전에는 허가제였는데, 이때부터 일정한 기준만 정해놓고 그 기준에 합당하면 전부 인정해주는 이른바 ‘준칙주의’로 바뀌었다. 정부는 사후평가를 통해 대학이 올바로 운영되도록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래저래 부실 대학이 발생할 요인이 많아졌다. 지금 문제가 불거지는 부실 대학들은 대부분 그때 설립된 곳들이다.”
이 회장은 “학생 수 감소와 부실 대학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평가기준을 정해 강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 아니라 자율경쟁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결과 탈락한 법인에 대해서는 다른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학 정상화, 청소년 가치교육
이 회장은 태권도 분야의 주요 단체에서도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태권도의 저변 확대와 세계화를 위해 아직도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무주 태권도원에서 세계 각국의 유소년을 대상으로 개최한 태권도 캠프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캠프에 참여한 유소년들의 태도가 여러 가지 태권도 프로그램을 통해 일주일 만에 180도 달라지는 것을 봤다. 태권도의 교육적 기능이라고 할까,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매년 40개국에서 캠프에 참여하는데, 이런 성과에 힘입어 태권도 세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는 대학교육과 태권도 발전에 여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부터 대학교육에 전념해왔다. 사학법인들이 자율성을 회복하게 하고, 위기에 빠진 사학제도를 정상화하는 것이 나의 마지막 숙제다. 그리고 태권도를 활용해 청소년 가치교육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나의 마지막 사회봉사다. 이 두 가지 목표를 위해 내가 살아 숨 쉬는 동안 있는 힘을 다 쏟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