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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코로나19 시대’에 읽는 감염병 잔혹사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제니퍼 라이트 지음, 이규원 옮김, 산처럼, 384쪽, 2만원

제니퍼 라이트 지음, 이규원 옮김, 산처럼, 384쪽, 2만원

어느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매개로 총 22명의 손님이 감염병에 걸렸다. 해당 요리사는 보건 당국 검사를 수차례 거부했으나 끝내 무증상 감염자임이 밝혀졌다. 당국은 그를 격리 조치했다. 그러나 격리에서 풀려난 요리사는 감염 상태로 시내 조산원에 취직해 일하다 다시 적발됐다. 

다행히 이 요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슈퍼 전파자’가 아니다. 메리 맬런(Mary Mallon)은 1907년 미국에서 확인된 첫 장티푸스 무증상 보균자였다. 당시 의학계 통설은 모든 장티푸스 환자가 구토·설사 등의 임상 증상을 보인다는 것이었으나 뉴욕주 보건 당국은 역학조사로 메리의 장티푸스 감염 사실을 확인해 3년간 병원 격리 시설에 감금했다. 그는 요리사로 일하지 않겠다고 서약하고 풀려난 후 별다른 기술이 없던 터라 가명으로 다시 조산원 요리사로 일했다. 당국에 또 체포된 메리는 여생을 병원에 구금된 채 보내야 했다. 

‘장티푸스 메리’란 악명을 떨친 메리는 불결한 손으로 요리하는 등 위생관념이 없었다. 요리사로 일해선 안 된다는 경고도 무시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보건 당국의 조치도 보균자를 수십 년 동안 감금하는 것에 그쳤다. 개인의 위생관념 부재, 억압 일변도의 방역정책이 낳은 웃지 못할 비극이었던 셈이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는 장티푸스·페스트·매독·콜레라·스페인독감 등 과거 인류를 위협한 13가지 감염병에 대한 흥미로운 비화를 소개한다. 가령 중세 유럽인은 페스트를 고치고자 ‘웃프게도’ 인분 찜질을 했다. 스페인독감은 미국 캔자스주가 발원지로 의심되나 정작 병명에 스페인이란 지명이 붙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비(非)참전국 스페인이 보도통제 없이 감염병 전파를 상세히 보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감염병에 대한 가십거리만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감염병과 마주한 사회가 질병 자체가 아닌, 병에 걸린 인간을 악마화하는 것을 경계한다. 지난 역사 속 감염병 환자에 대한 격리는 의학적 근거보다 공포와 혐오 감정에서 비롯된 적이 많다는 것. 특히 저자는 정치지도자나 방역 당국의 오판이 감염병을 더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그 사회적 맥락을 강조한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천태만상이 벌어지고 있다. 의심증상자가 자가 격리를 제멋대로 거부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감염병에 대한 불안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작가 겸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가벼운 필치로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정정엽 지음, 다산초당, 280쪽, 1만5800원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정신의학신문’을 창간하는 등 대중에게 정신의학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 책도 그 일환이다. 저자에 따르면 타인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를 빨리 알아차리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기며,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자기감(sense of self)이 흐릿해 삶의 주도권을 잃기 쉽다. 이를 극복할 방법을 소개한다.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각자도생사회
전영수 지음, 블랙피쉬, 232쪽, 1만4800원
저자는 사회경제학자로, 인구통계와 세대 분석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읽어왔다. 그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 ‘우리’라는 어설픈 굴레를 벗어나 새로운 방향을 향해가고 있다. 저자는 연애·결혼·출산을 거부하는 청년, 양육 졸업을 선언한 중년, 자녀의 짐이 되기를 꺼리는 노년 등 ‘각자도생’에 들어간 여러 세대를 보여주며 새로운 제도를 마련할 때가 됐음을 역설한다.




신동아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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