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동안, 오늘 스케줄을 확인한다. 벽에 걸린 TV를 켜자 몇 건의 약속, 장소와 그곳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정보가 뜬다. 이뿐만이 아니다. 날씨와 만나는 사람을 고려해 K씨에게 맞는 의상까지 제안한다. 배달된 베이컨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TV가 골라준 옷을 입는다. 외출 준비를 끝내고 현관을 나서면 보안장치가 작동되고 청소 로봇이 움직인다.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역시 알아서 작동될 것이다.
자동차에 타자 모니터가 켜지면서 길을 안내한다. 서둘러 나온 탓에 혹시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지 않고 나왔는지 걱정이 된다. K씨는 차 모니터를 통해 집안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상한 점이 없다. 안심이 된다. 오후 3시, 사무실로 돌아온 K씨는 대구에 있는 거래처 담당자와 화상으로 1시간 동안 회의를 했다. 현장을 직접 보는 일이 아니라면 지방은 물론 해외에서 일하는 직원 또는 바이어와 화상으로 이야기한다.
퇴근길에 슈퍼마켓에 들른 K씨는 내일 아침에 먹을 것을 몇 가지 고른다. 진열대 앞에 물건을 갖다대면 유통기한, 제조업체, 원산지 등 상품정보가 표시된다. 계산대로 간 그는 물건을 센서에 통과시킨다.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는 없다. 생체인식을 통해 K씨의 신용정보를 확인한 센서가 알아서 계산한다. 집에 들어가니 TV가 K씨에게 그가 즐겨 보는 드라마를 녹화해두었다고 알려준다.
이처럼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장면이 곧 우리 앞에 실제로 펼쳐진다. 정보통신부는 영화 같은 유비쿼터스 기술이 불과 5년 뒤면 실용화된다고 한다.
워낙 빠르게 변하는 세상. 실감하지 못한다면 서울 광화문 정보통신부 1층, ‘유비쿼터스 드림 전시관’에 가볼 일이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덕분에 미래의 냄새를 훨씬 생생하게 맡을 수 있다. 앞서가지는 못할망정 뒤처지지 않으려면 미래의 세계를 살짝 엿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가자. 평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공휴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홈페이지는 www.ubiquitousdrea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