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호

유채꽃 기름 넣고 달리실래요?

  •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입력2006-03-28 1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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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채꽃 기름 넣고 달리실래요?
    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요즘 에탄올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에탄올로 ‘친환경’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이 연료 효율을 높인 다양한 에탄올 자동차를 선보였다. 사브의 컨셉트카 ‘9-5 에어로 바이오 파워’는 에탄올을 연료로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휘발유 차량에 비해 70% 가까이 줄였다.

    세계 1위의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는 소형차의 경우 사탕수수로 만든 에탄올을 ‘만땅’으로 채워도 30달러면 충분하다. 현재 브라질에서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ℓ당 25센트. 휘발유가 1ℓ당 40센트이니 에탄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격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브라질에서는 70%가량의 자동차가 에탄올을 넣고 달린다.

    물론 브라질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사탕수수의 생산가가 비싸 아직은 휘발유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특히 설탕 등 식품 소비용 사탕수수와 경작지를 놓고 다퉈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밀, 옥수수, 보리, 고구마 등 다른 전분작물에서 포도당을 얻어 이를 발효시킨 ‘바이오 에탄올’ 연구가 활발하다.

    바이오 에탄올과 함께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연료 중 하나가 바이오 디젤이다. 바이오 디젤은 콩, 유채씨, 해바라기씨, 코코넛 등 유지작물에서 식물성 기름을 추출한 것이다. 경유와는 ‘사촌’지간인 셈.



    바이오 디젤이 경유와 다른 점이라면 산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소는 연료의 연소를 돕기 때문에 바이오 디젤은 경유보다 산화력이 좋아 그만큼 배기가스 방출량이 줄어든다. 황 성분이 없어 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도 않는다. 경유 대신 바이오 디젤 1ℓ사용할 때마다 이산화탄소 2.2t이 줄어든다.

    하지만 바이오 디젤은 추위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경유는 영하 17℃ 까지 끄떡없지만 코코넛은 영상 17℃ 이상에서만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태평양군도처럼 사계절 더운 나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과학자들은 유채꽃에 주목한다. 유채기름은 영하 8℃까지는 문제없기 때문이다. ‘기름 들판’으로 불리는 유채꽃밭을 쉽게 볼 수 있는 독일에서는 100% 순수 유채기름을 바이오 디젤로 판매하는 주유소만 1800여 개에 이른다. 유채꽃은 세계 바이오 디젤 생산량의 84%를 차지한다.

    현재 독일, 프랑스, 미국에서는 버스나 관공서 차량, 청소 차량에 바이오 디젤을 쓰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2년까지 전체 경유의 5.75%를 바이오 디젤로 대체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7월부터 전국의 주유소에서 바이오 디젤을 섞은 혼합경유를 판매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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