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에덴
아무도 닿은 적이 없어 늘 발가벗고 있는 깊은 산, 벌거벗은 아흔아홉 개의 계곡을 가진 깊은 산에 홀리고 싶어 아흔아홉 개의 빛을 가진 물소리를 붙잡고 싶어
산부전나비 쫓다가 무심하게 건드린 벌집, 나는 또 캄캄하게 절벽으로 밀리고 급기야 날숨 희어질 때까지 물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못하고, 바위 그늘 밑 어스름을 좋아하는 모래무지가 되었다
도깨비불과 접신하기 좋은 나의 에덴! 깊은 산으로 가자, 미친 것들 푸르러지고, 죽은 것들 되살아나는 깊은 산으로 가자, 산빛에 젖어갈수록 나는 감감해지고 그림자는 쓸데없이 또렷해진다
*시집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 중에서
이병일
● 1981년 전북 진안 출생
●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박사
● 2007년 문학수첩 신인상 등단
● 시집 ‘옆구리의 발견’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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