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원의 행복’이 쏘아 올린 선한 영향력
공식 팬카페 ‘트바로티’ 회원 7000여 명 참여, 2억77만 원 모금
김호중 모교 제천예고 후학 양성 위해 독일제 그랜드피아노 기증
군복무 중에도 팬덤 아리스의 선한 영향력으로 화제를 모으는 ‘트바로티’ 김호중. [사진=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호중 팬덤 아리스는 이를 크게 반겼다. 6월 20일 ‘트바로티’ 팬카페 탄생 1주년을 앞두고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김천예고 기부 찬반 투표’에서 참여 인원의 95.5%가 찬성했다. 모금은 7월 1일 18시에 시작됐다. 목표액은 피아노 예상 가격과 설치비를 포함한 2억 원. 인당 기부 가능 금액은 3만 원 이하. 그럼에도 당초 기한보다 사흘 앞선 7월 4일 목표치를 달성해 모금이 조기 마감됐다. 총 7000여 명의 아리스가 참여해 2억 77만원을 모았다.
팬카페 운영진은 이후 김천예고 측 악기 전문가와 협의해 그랜드피아노로 유명한 독일 악기 브랜드 스타인웨이의 ‘C-227’ 피아노를 최종 선택했다. ‘C’는 피아노 모델명이고 ‘227’은 길이 227cm를 나타낸다. 악기 전문가에 따르면 모델 C 그랜드 피아노는 콘서트에 최적화한 피아노로, 부드러운 피아노시모부터 강렬한 포르티시모까지, 맑은 고음부터 깊은 저음까지 다채로운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김호중의 팬덤 아리스가 그의 모교 김천예고에 기증한 세계적 명품 그랜드 피아노. [사진=스타인웨이 제공]
서수용 교장은 7월 15일 김호중의 팬카페 ‘트바로티’를 방문, 아리스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아리스님들 감사드립니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서 교장은 감사하다는 인사를 거듭하면서 “꿈에서만 존재했던 피아노가 그 문을 열고 현실로 나와 학교로 들어왔다”고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을 떠올렸다. 또 “팬카페에서 김천예고에 그랜드피아노를 기증하기 위한 투표와 모금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마음이 불편했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 힘든 상황에서 작년에도 장학금으로 큰돈을 받았는데 또 받는다니 너무나 염치가 없는 일 같아 늘 바늘방석이었다. 개인 일이거나 평교사였다면 바로 투표 정지를 요청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를 경영하는 교장이다 보니 주저하고 또 망설였다. 아이들과 학교를 위해 이 불편함을 조금만 참자! 이 낯짝 뜨거움을 조금만 참자! 하고 견뎠다”는 인간적 고뇌를 보여주기도 했다.
말미에 서수용 교장은 “오늘 피아노를 보니 부끄러웠습니다. 박수 치며 좋아하는 학생들을 보니 좋았습니다. 제가 잘 참아서…”라고 고백했다. 이어 “정성어린 거금의 성금을 모아주신 아리스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좋은 날, 코로나가 없어진 날 학교에서 음악회로 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아니면 호중이 개인 콘서트에서…”라는 바람을 적어 아리스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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