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호

“드론사 없어져도, 드론 합동 관리 부대는 필요”

[추적 | 남북 ‘드론 전쟁’ 12년, 무엇을 남겼나] ‘무인 전력 통합’ 필요성 역설한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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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6-02-23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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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사, ‘기능 중복’ 이유로 해체 수순

    • 우크라이나 ‘거미줄 작전’으로 ‘드론 전투’ 시대 실감

    • ‘드론군’ 운용하는 러시아, 합참이 드론사 역할하는 튀르키예

    • 드론전 경험 쌓은 北, ‘샛별-4’ 등 군용 적극 개발

    • 북한 드론 100% 격추 장담 못 해…민간 협력해야

    • 육해공군 모두 필요한 드론, 통합 운용이 효율적

    이보형 전 드론작전사령관이 2월 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신동아’ 인터뷰룸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이보형 전 드론작전사령관이 2월 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신동아’ 인터뷰룸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일본 인기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골든 슬럼버’(2008)는 일본 총리가 무선조종 비행기에 실린 폭탄테러로 암살당하며 시작한다. 2008년 소설 속 이야기에 불과했던 ‘무인기 테러’는 오늘날 드론의 발달로 현실이 됐다. 2020년 1월 4일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암살했다. 당시 미국은 무인기 ‘MQ-9 리퍼’ 드론에 미사일을 장착해 솔레이마니가 탄 차를 겨냥했고, 두 발이 명중했다.

    드론은 암살 수단을 넘어 전쟁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 2025년 6월 1일 우크라이나는 ‘거미줄 작전’을 감행했다. 이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지역에 배달된 드론 부대로 4곳의 공군기지를 타격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군은 Tu-160, Tu-95 등 41대의 전략폭격기를 잃었다.

    한국도 국방 분야에서 드론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사건을 경험했다.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의 영공을 침범한 것이다. 한국군은 공군 전투기, 헬기 등을 투입해 대응했지만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이 같은 일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정부는 2023년 9월 1일 드론작전사령부(이하 드론사)를 창설했다. 하지만 3년도 채 되지 않아 드론사는 해체 위기에 놓였다.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의 미래전략 분과위는 1월 20일 발표한 권고안에서 드론사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권고 이유는 “각 군과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이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전부 드론을 운용하고 있으니 따로 드론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자문위의 권고대로 드론사는 불필요한 조직일까. ‘신동아’는 드론사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듣기 위해 2월 4일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이 전 사령관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가 드론을 운영한다고 해서 드론사와 같은 합동부대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합동부대는 여러 군종이 합동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만든 부대를 말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는 드론군 창설

    1월 1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코스탄티니우카 인근 참호에서 우크라이나 제93 독립기계화여단 소속 병사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드론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1월 1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코스탄티니우카 인근 참호에서 우크라이나 제93 독립기계화여단 소속 병사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드론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육해공군 및 해병대가 각각 드론을 운용하는데, ‘드론사’라는 합동부대가 필요한가.

    “굳이 ‘드론사’가 아니어도 된다. 하지만 드론을 다루는 합동부대는 꼭 필요하다. 대표적 합동부대의 예만 들어봐도 합동부대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전군에 통신부대가 있지만 한국군은 국군지휘통신사령부를 운영하고 있다. 육해공군이 공통으로 필요한 기능을 국방부 직할부대로 편성해 통합 운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국군수송사령부와 화생방사령부도 마찬가지다. 합동부대는 각 군의 전투 수행 능력을 대체하는 일보다는 전력 중복 투자나 비효율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장비를 표준화해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까지 모두 쓸 수 있게 만드는 일도 한다. 드론 역시 단순 운용을 넘어 통합 운용이 필요한 영역이 있기 때문에 합동부대가 필요하다.”

    공군작전사령부 등 드론과 연관된 부대가 드론사의 업무를 맡는 방법도 있다.

    “현재 일선 부대에서는 드론이 작전의 주인공이 되기 어려운 구조다. 드론 외 다른 유인 전력이 많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은 유인 전력이 작전의 중심에 있다. 일선 부대에서 드론을 사용한다고 해도 유인 전력 중심에서 드론이 보조하는 구조다. 드론만으로 작전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다. 반면 드론사 등 합동부대는 드론이 중심이 되는 작전 수립 및 연구가 용이하다.”

    드론이 중심이 되는 작전 수립과 수행은 가능한가.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도 드론만으로 러시아의 공군 전력을 타격했다. 앞으로는 드론 등 무인 전력으로 더 많은 작전 수행이 가능할 것이다. 중국은 최근 200대 규모의 드론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병사 한 명이 전체를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과거에는 장비와 병력이 모여 전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면, 이제는 장비만으로도 전투가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드론 기술과 AI, 피지컬 AI까지 함께 발전하는 지금의 시대상을 보면 머지않아 드론만으로 전쟁을 치르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해외에도 드론사 같은 부대가 있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드론의 필요성을 절감한 우크라이나는 이미 (2024년에) 무인장비군을 창설했다. 드론사가 합동부대라면 무인장비군은 또 하나의 군종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육군·해군·공군에 이어 ‘드론군’이 생긴 셈이다. 이에 맞서 러시아도 드론군 창설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도 각 군에 드론 전문 부대를 만들고 있고, 튀르키예는 총참모부(한국의 합동참모본부 격)에서 드론을 통합 운용한다.”

    러시아군 무인시스템군의 세르게이 이시투가노프 부사령관은 2025년 11월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프라브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에 무인시스템군이 창설됐다. 이 새로운 부대의 구조가 결정됐고 사령관도 지명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각 군에 드론 전문 부대가 배치돼 있다. 주한 미7공군에도 ‘리퍼(MQ-9)’ 무인공격기 부대가 있을 정도다.

    북한 드론 남침, 100% 막는다는 장담 못 해

    미국에 전문 부대가 있는 것처럼 한국 육군도 1월 28일 11사단 예하 기계화보병 부대 중 1개 중대를 ‘드론 유닛’으로 지정해 드론 전문 부대를 만들고 있다.

    “각 부대에 드론 전문 유닛이 생기더라도 합동부대는 필요하다. 각 군에 있는 드론은 전술적 수준에서 지휘관의 상황 인식을 돕고 각 군의 작전 수행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군이 반드시 챙겨야 할 기능이며 앞으로도 계속 강화돼야 한다. 반면 합동부대는 각 군의 전술적 운용을 넘어 전략·작전 수준의 드론 작전을 짤 수 있다. 즉 ‘누가 드론을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일선 부대가 드론으로 작전 수행을 한다면, 합동부대는 드론을 어떻게 군 전력으로 설계하고 통합·운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조직이다. 역할이 다르다.”

    드론사가 생긴 이후 한국의 무인전투체계는 얼마나 발전했나.

    “군 내부에서 드론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드론사 창설 이전에는 각 군이 필요에 따라 드론을 운용했다. 훈련은 물론 운용 기종도 군별로 달랐다. 무인 전력을 전군 합동 전력으로 발전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드론의 주 사용처도 정찰이나 시범 운용이 대부분이었다. 드론사 창설 이후에는 드론이 합동부대 관리를 통해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전력이라는 공감대가 생겼다. 지금까지의 감시·정찰 기능을 넘어 드론을 통한 직접 타격, 작전 지원, 대드론 대응 등 다양한 임무로 확장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2022년 북한 드론이 한반도 영공을 침범했지만 한국군은 한 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

    “아마 한국이 아니라 다른 국가라도 당시에는 북한의 드론을 쉽게 격추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소형 드론은 레이더로 탐지가 어렵다. 비행 물체가 있다는 것은 확인되지만 그게 새인지 드론인지 알 수 없다. ‘대(對)드론 체계’(드론을 탐지·식별·추적·무력화하는 체계)가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겠지만 이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드론 침투를 막는 일은 어렵다.”

    드론사가 있는 지금은 북한이 한국에 보낸 드론을 격추할 수 있나.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졌다. 하지만 북한의 드론을 100% 격추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아직 ‘대드론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것인가.

    “그보다는 북한의 드론도 발전하기 때문이다. 초기 드론은 GPS 재밍(드론의 통신이나 GPS 신호를 방해해 오작동 또는 작동을 마비시키는 기술)이나 RF 재머(드론이 명령을 수신하지 못하도록 방해전파를 발산하는 장비)를 통해 무력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그에 따라 드론의 항(抗)재밍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대드론 체계 구축에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4년 11월 15일 공개한 자폭 공격형 무인기의 성능시험 장면.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4년 11월 15일 공개한 자폭 공격형 무인기의 성능시험 장면. 노동신문

    현재 북한과 한국의 드론 전력을 비교해 본다면 어느 쪽이 우위라 생각하나.

    “한국도 북한도 아직은 드론 전력화 시작 단계에 있다고 본다. 드론 전력 발전에 얼마나 힘을 쏟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면 북한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며 드론전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전력 운용 경험 측면에서는 북한이 한국을 앞선다고 본다. 게다가 북한은 드론에 대대적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

    왜 북한이 드론에 대대적 투자를 할 것이라 예측하나.

    “북한은 한국에 비해 재래식 전력이 열세다. 이를 뒤집으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하지만 드론은 이야기가 다르다. 앞서 이야기했듯 아직 한국도 시작 단계라 투자를 집중하면 북한이 드론 전력 부분에서는 한국을 앞설 수도 있다.”

    민간 협력 필요하나 군사작전 협력은 불가능

    한국은 북한에 비해 드론 전력화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다.

    “대신 북한은 의사결정이 빠르다. 한국은 드론 한 대를 전력화하려 해도 수년이 걸린다. 이 드론이 정말 필요한지, 가격은 합당한지를 모두 따지다 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반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정을 내리면 대대적 투자가 가능하다. 이미 북한은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 무인정찰기 ‘샛별-4형’은 물론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은 물론 전술 무인공격기 ‘금성’ 등을 개발 및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과의 드론 군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방법은 없나.

    “군과 기업 및 학계가 손을 잡는 수밖에 없다. 드론은 기술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다. 군이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은 민간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K-9 자주포, KF-21 전투기 등 좋은 무기체계를 많이 개발한 전력이 있다. 드론도 기업과 연구기관이 힘을 합친다면 빠르게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다.”

    최근 민간 무인기 업체 관계자가 2025년 9월과 2026년 1월 두 차례나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기관은 국군정보사령부가 이 사건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민간기업의 협력은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군과 민간업체의 협력은 어디까지나 연구개발이나 시험, 기술 검증, 교육·훈련 지원과 같은 범위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민감한 군사행동을 민간과 함께 하거나 위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군사작전은 명확한 군의 지휘 계통과 승인 절차, 법적 통제 아래서만 이뤄져야 한다.”

    일각에서는 드론사도 이 민간 무인기 업체와 협력한 사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진다.

    “내가 사령관으로 있던 시절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 의혹의 사실 여부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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