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호

복원력 강한 달러투자, ‘구조적 완결성’ 적극 활용해야

[달러 투자의 이해] 글로벌 변동성에서 내 자산 지키는 강력한 보험

  • 김정훈 경제 칼럼니스트·‘절대 실패 없는 달러 투자’ 저자

    입력2026-03-07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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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환율 시대, 달러 투자 성공하려면 3가지 본질 이해부터

    • ①달러는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비생산 자산’

    • ②환율은 본질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영역

    • ③달러는 투자 상품 아닌 ‘현금’ 자체

    • 달러 내리면 분할 매매, 오르면 환차익 비과세

    2025년 한미 관세 협상과 국제 정세 악화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장기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는 모습. 뉴스1

    2025년 한미 관세 협상과 국제 정세 악화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장기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는 모습. 뉴스1

    대한민국 경제 역사에서 원달러 환율 1200원은 하나의 견고한 기준선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유변동환율제가 정착된 이래 환율은 대체로 이 수치를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해 왔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해 보면 장기 평균은 1100원대 후반에 형성돼 있다(표 참조). 

    그러나 2023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2025년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가별 관세 협상이 벌어지며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1400원을 상회하던 원달러 환율은 이제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국제 정세 불안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환율 현상은 일시적 충격이 아닌 새로운 경제 환경, 즉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실질적 위협으로 느끼는 개인이 늘어남에 따라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다만 달러를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단순히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익형 자산’으로 동일하게 인식하며 접근하는 것은 투자의 방향성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스스로 부가가치 창출하지 않는 ‘비생산 자산’

    달러 투자의 성패는 달러의 특성 세 가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서 결정된다. 

    첫째, 달러는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비생산 자산(non-productive assets)’이다. 금세기 최고의 투자자로 추앙받는 워런 버핏은 2011년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 서한을 통해 자산의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하며, 통화 기반 자산(currency-based assets)이 지닌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통화가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거나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스스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과 같은 생산 자산(productive assets)과 엄격히 구분했다. 기업은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제품을 판매하며 내재가치를 스스로 키워가지만, 통화는 그 자체로 어떠한 부가가치도 낳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달러를 주식처럼 장기 우상향하는 자산으로 간주하는 시각은 경제학적 근거가 희박하다. 그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 구매력이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도 간과하는 것이다. 즉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한 공포에 매몰돼 ‘달러를 사두기만 하면 무조건 우상향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자산의 본질은 물론 투자의 방향성까지 놓치는 접근이다.

    둘째, 환율은 본질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영역이다. 흔히 정교한 경제 모형을 활용하면 미래의 환율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1983년 경제학자 리처드 미즈와 케네스 로고프(Meese and Rogoff)는 연구를 통해 거시경제 변수를 반영한 다양한 환율 예측 모형이 그저 “내일의 환율은 오늘의 환율과 같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단순한 확률보행(random walk) 모형보다 예측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그 이후의 후속 연구 역시 환율의 움직임을 일관되게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을 제시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환율은 ‘맞히는 대상’ 아닌 ‘관리할 변수’

    결국 환율은 미래 가격을 ‘맞히는 대상’이라기보다, 불확실성을 전제로 관리하고 대응해야 할 ‘변수’에 가깝다. 실제로 2023년 말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HSBC 등 주요 기관이 예측한 2024년 말 환율은 실제 시장 결과와 무려 170원 이상의 괴리를 보였다. 미국 인플레이션의 예상 밖 장기화뿐 아니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전 양상과 홍해 지역에서 빚어진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 누구도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즉 환율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 역시 예측이 불가능한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셋째, 달러는 투자 상품이 아닌 ‘현금’ 자체다. 필자가 저술한 ‘절대 실패 없는 달러 투자’에서도 강조했듯, 달러를 일반적 투자 상품처럼 바라본다면 환율 하락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 달러 투자의 실체는 원화(KRW)를 세계경제의 기축통화인 미국의 법정통화로 바꾸는 ‘돈과 돈의 교환’이다. 이 차이는 실전 투자에서 매우 강력한 안전장치가 된다. 일반적인 투자 상품은 가격 하락 시 손실을 확정 짓거나 반등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지만, 달러는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그 자체가 강력한 구매력을 지닌 ‘돈’이기 때문이다. 내가 매수한 환율 대비 하락하더라도 그 달러로 미국 주식을 매수할 수도 있고, 외화 RP나 발행어음 등 외화 금융상품에 예치해 이자 수익을 도모할 수도 있다. 

    또한 달러는 원화 자산의 가치 하락 리스크를 상쇄하는 결정적 헤지(hedge) 수단이다. 2022년 한 해 동안 코스피가 20% 넘게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1190원대에서 1440원까지 약 21% 상승했다(그래프 참조). 이는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경제위기 때마다 어김없이 반복된 패턴이다. 만약 그 시기에 자산의 일부를 달러로 보유했다면, 원화 자산의 가치가 깎여나가는 동안 달러라는 방패가 포트폴리오의 하방을 지탱했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의 이해를 바탕으로 원달러 환율의 장기 추이를 본다면 본질적 특징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균형 수준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등락하며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평균회귀(mean reversion)’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복원력이 작동하는 이유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있다. 환율이 경제 기초여건(fundamentals)에서 과도하게 이탈할 경우, 해당 국가는 인플레이션 억제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금리 조정이나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되돌리려 노력한다. 이러한 정책 메커니즘 덕분에 통화는 한 방향으로 무한히 팽창하기보다 균형점 수준으로 회귀하게 된다. 

    또한 외환시장은 단순히 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뿐만 아니라, 수출입 기업들의 대금 결제와 같은 거대한 ‘실수요’가 연중 상존하는 시장이다. 이 실수요 역시 환율이 특정 방향으로 무한히 흐르는 것을 막고 균형점으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작용하며,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등락을 반복하게 만든다. 따라서 우리는 전망과 예측이 아니라 과거 기간 동안 보여준 본질적 특징인 ‘평균회귀’에 기반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하며, 그 최적의 방법이 바로 분할매매(grid trading)다.

    ‘평균 회귀’ 기반 투자 전략, 최적의 방법은 ‘분할 매매’

    1999년 자유변동환율제 도입 이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시장에 가중치를 부여해 분석해 보면, 원달러 환율은 1180원 수준의 균형점이 산출된다. 이 기준점 이하에서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일평균 변동 폭을 고려해 분할 매수하고, 반등 시 분할해 수익을 확정 짓는 방식은 본질적 특징에 기반한 아주 안정적인 투자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상회하며 균형점인 1180원을 크게 벗어난 상황에서는 투자를 멈춰야 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달러 투자는 ‘구조적 완결성’을 갖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달러를 매수한 뒤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내가 보유한 것은 가치가 소멸하는 자산이 아니라 세계 제1의 기축통화인 달러다. 매수한 달러로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 우량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원화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외화 금융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존재한다. 또한 매수한 환율 수준과 무방하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원화에 치중된 자산 포트폴리오의 약점을 시스템적으로 보완해 준다. 

    즉 환율 수준이 균형점 이하라면 본질적 특징에 기반한 분할 매매로 수익을 챙기고, 균형점 이상에서 투자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환율 하락 시에는 미국 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실효적 현금을 확보하며 동시에 보험 효과를 누리는 이 ‘삼중 구조’ 덕분에 달러 투자는 절대 실패할 수 없는 구조적 완결성을 갖게 된다. 

    1월 28일 달러 가치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전일 대비 23.7원 내린 1422.5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1월 28일 달러 가치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전일 대비 23.7원 내린 1422.5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글로벌 경제 변동성으로부터 자산 지키는 강력한 보험

    더불어 달러 투자는 실전적 측면에서 강력한 장점이 있다. 바로 ‘비과세’라는 점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개인이 환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해 얻은 수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수익에 따르는 막중한 세금 부담을 고려할 때, 이는 투자자에게 엄청난 혜택이다.

    2026년 초부터 대한민국은 코스피 5000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투자의 대상을 더는 국내에만 한정 지을 수 없는 시대다.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이 시행되고, 더불어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환전 수수료 제로’ 환경은 달러 투자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달러에 투자하는 행위는 일시적 이익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으로부터 내 자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보험이다. 어떤 시점에 투자를 시작하더라도 달러는 당신의 자산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이자, 더 넓은 세상의 기회를 잡게 해줄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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