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박용인
시대와의 불화를 피할 수 없을 때마다
난 얼어붙은 겨울폭포를 찾는다.
봄에는 세상 안팎의 경계를 지웠고
여름에는 바닥을 치며 자신을 비약시켰고
가을에는 뼈와 살 사이로 마지막 망명을 떠났고
겨울에는 자신의 모든 틈을 완벽하게 폐쇄시키며
허공을 향해 온몸을 던졌다.
그러나 그 정점에서 왜 자신을 꺾었는지
꺾어지면서 왜 단숨에 자신을 응집시켰는지
나른한 봄이 와 내 몸의 관절이 풀리기 전에
다시 그것을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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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폭포
이산하
입력2012-11-20 11:19:00

일러스트∙박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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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보수의 길] 트럼피즘 본질은 보수 내부 자기혁신
심규진 스페인IE대 교수
인도네시아 출신의 환경 인플루언서이자 국제 기후행동가로 활동하는 애쉬니나 아자흐라 아킬라니(활동명 니나)는 2007년생이다. 18세의 어린 나이에도 이미 여러 국제회의에서 플라스틱 오염과 폐기물 불평등 문제를 직접 발언한 경험을 가…
김건희 객원기자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 어렵다던 취업을 졸업과 동시에 해냈다. 이상형과 가까운 외모의 배우자와 결혼도 했다. 난임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지만 아내는 아이를 둘이나 낳았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운은 있었지만, 부동산 운은 없는 것 같다. 결혼 후 10년 안에 서울 입성이 목표였으나 이루질 못했다. 아직도 경기도에 살고 있다. 서울 입성은 이제 쳐다보지 못할 꿈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결혼 전 살던 곳은 서울이었지만 경기도에 둥지를 틀었다. 변명하자면 사회 초년생 시절 결혼한지라 가진 돈이 많지 않았다. 당장 서울에 집을 구할 돈이 없었다. 아이도 빨리 생겨 처가 근처인 경기 의왕시에서 전세로 아파트를 구해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정부 말대로 서울 집값 정상화됐을 때 이사하자”
경기 의왕시 직장인 유모(38) 씨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혐오’라는 단어는 일상 언어가 됐다. 성별, 세대, 지역, 이념, 심지어 취향까지도 대립의 표상으로 기능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복합적이고 폭발적인 혐오 감정의 충돌은 ‘혐중(嫌中)’과 ‘혐미(嫌美)’라는 이중적 감정에서 나타난다. 세계인은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국제질서를 안정시킨다고 여길까.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2021년 10~12월 45개국 성인 4만2060명을 대상으로 이를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미국이 ‘안정시키고 있다’는 응답(이하 ‘안정’)이 39%, ‘불안정하게 한다’는 응답(이하 ‘불안정’)이 41%였다. 중국은 ‘안정’이 29%, ‘불안정’이 47%였다. G2 모두 세계인에게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 중 한국인의 응답만 따로 보면 미국은 ‘안정’이 57%에 ‘불안정’ 34%고, 중국은 ‘안정’ 4%에 ‘불안정’이 88%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