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니스 프로그램은 교육 대상자의 자발적 참여를 중요시한다.
한편으론 그만큼 이 질환의 사회·경제적 부담도 크다는 의미인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울증의 질병 부담은 계속 늘어 2020년엔 모든 질병 가운데 2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에선 매년 1700만명이 우울증에 걸린다고 한다. 2001년 우리나라의 역학조사에서는 주요 우울장애의 평생 유병률이 3.37%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울증은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요통과 같은 만성질환보다 한 개인의 사회적·신체적 안녕(well-being)을 더 손상시킨다.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도 한다. 1990년 미국에선 장기 결근, 생산성 상실, 자살로 인한 조기 사망 등의 간접비용으로 313억달러, 약물치료 등의 직접비용으로 124억달러 해서 모두 437억달러가 우울증 때문에 쓰였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 10명 중 9명이 우울증 이외의 병으로 진료를 받으며, 여기에 드는 비용이 전체 치료비용의 약 7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는 충격적 보고를 했는데, 자살의 원인에 대한 자세한 연구는 없지만 외국의 통계에서는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등 정신질환에 의한 자살이 전체 자살의 약 70%를 넘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우울증에 대한 불충분한 치료는 실제 공공보건상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중 홍보 및 질환의 조기발견 및 치료가 시급하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
정신질환을 약물로 치료한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과거 프로이트에 의해 보편화한, 긴 의자를 사용한 정신분석 치료나 면담 (혹은 정신) 치료 등이 정신과 치료를 대변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자생물학과 더불어 발전한 현대 정신의학은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이 인간의 감정이나 사고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새로이 밝혀내면서 정신질환을 ‘마음의 병’이라기보다는 ‘뇌의 병’으로 정의하고, 생물학적 치료에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1950년대에 클로르프로마진이 처음으로 정신분열병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면서 정신병적 증상의 호전과 함께 재발률이 크게 감소하고 퇴원한 환자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사례가 늘자 이후 여러 가지 항우울제와 기분조절제, 항정신병 약물이 개발되어 치료의 혁신을 가져왔다. 임상 연구에서 우울증이나 정신분열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각각 시행한 결과 약물치료의 효과가 탁월하다는 결과를 얻었고, 현재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표적인 만성 정신질환인 정신분열병에 대한 약물치료로는 클로르프로마진 이후 개발된 전형적인 항정신병 약물 혹은 도파민 길항제가 사용됐다. 전형성 항정신병 약물은 적정 용량을 충분한 기간 사용해도 20∼30%의 환자에서는 치료반응이 보이지 않고, 무감동, 무의욕, 감정둔마(感情鈍麻), 사회적 위축과 같은 음성 증상에서도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부작용이 많아 환자들이 약물 복용을 중단해 재발률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이에 따라 부작용을 최소화한 새로운 약물이 개발돼 치료에 저항적인 정신분열병 환자에게서 뛰어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이와 유사한 새로운 비전형성 항정신병 약물이 개발돼 치료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재발률도 낮춰 많은 환자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에 대한 홍보 부족, 정신과 약물이 중독을 일으킨다는 오해 등이 환자 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키웠다. 이로 인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지연, 중단해 삶의 질과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