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뉴 밀레니엄의 시작을 기념하며 호주 나들이에 나섰던 우리는 여행이 아홉 달을 넘을 즈음 도시로 돌아가는 대신 태즈메이니아에 딸린 작은 섬 브루니로 향했다. 그로부터 5년. 가족, 친구들이 노상 묻는다. 외롭지 않으냐, 도대체 매일 무얼 하고 사느냐…. 사람이 사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단지 도시에 살 때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 자연 속에서 손과 몸을 움직여 일하는 기쁨을 발견한 것은 큰 결실이다.
섬에서 누리는 혜택 가운데 하나는 풍성한 해산물이다. 밥 먹듯 여행하던 시절,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남편 토니가 자신의 얼굴만한 스파이더 크랩을 건져올렸다.
동네 사람 몇이 모여 어느 집 일손이 달릴 때 돌아가며 일을 돕는 ‘워킹 비(working bee)’ 날이다. 일을 마친 뒤 모두 풍성한 식탁에 둘러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