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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갑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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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오사카의 여인

곽경 지음, 어문학사, 39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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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세 일본의 조선 침략은 조슈(現 야마구치 현)와 사쓰마(現 가고시마 현)라는 두 지역이 주도했다. 이 두 지역을 양번(兩藩)이라고 한다. 양번은 근세 일본의 조선 침략이 있기 전, 260년간 평화를 지속해온 에도 막부를 무력으로 쓰러뜨리고 일본 전체의 지배권을 장악했다. 이 쿠데타를 메이지 유신이라고 한다.

메이지 유신을 주도한 조슈와 사쓰마의 인물들은 청일·러일전쟁에 참전해 높은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예외 없이 한반도의 흙을 밟고 출세했으며, 일제 36년 식민지 지배의 기초를 놓았다. 조선을 정복한 후 이들은 곧이어 만주와 중국 본토를 침략했으며,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동남아를 침략하고 미국에 도전했다가 패망했다. 그러나 이들이 이룬 지배체제는 없어진 게 아니라 현재 일본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현 총리 아베 신조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정권이다.



이렇듯 메이지 유신은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들여다볼수록 그 알맹이가 되는 정신이 현재도 살아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메이지 유신을 모르고는 현대 일본을 이해하기가 불가능하며, 일본에 대한 이해 없이 한국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이야기가 더 있다. 바로 이들 두 번(藩)은 250년 전에 일어난 임진왜란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주력부대를 형성했고 조선 땅을 밟았던 사람들로서 조선에 극심한 타격을 입힌 세력이다. 앞서 말한 메이지 유신은 이들 히데요시의 망령이 250년 후 재현한 것이며, 이 망령은 현재에도 일본을 배회하며 끊임없이 한반도를 겨냥해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 심층적으로 들어가면 일본이라는 나라는 한국과 동족이며 한반도에서 쫓겨난 백제의 후손으로 밝혀진다. 고대 일본은 한반도에서 문화를 전수받거나 한반도에서 일부가 흘러들어간 도래인이 아니며, 고대의 일본 땅은 백제의 영토였고 가야와 백제인이 그 주민들이었다. 그러다가 백제가 나당연합군에게 멸망하자 일본 땅에 정착한 가야와 백제인이 697년에 일본이라는 나라를 수립한 것이다. 한마디로 일본인은 우리와 동일한 종족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감춰왔다.

일본의 대(對)한반도 역사는 소위 신공황후의 삼한정벌(왜의 한반도 정벌이라는 허구의 이야기)과 임진왜란, 그리고 메이지 유신으로 연면히 이어져온 침략 사상의 반복일 뿐이며,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역사 인식은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의 독도나 위안부 등 한일 간의 제반 문제에서 일본 측의 사과와 반성 또는 양심선언과 같은 ‘말’로 해결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며, 필자는 은폐와 왜곡으로 일관한 고대 역사가 회복되지 않으면 두 나라의 진정한 우호와 미래는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갖고 있다. 이 책은 그런 한일 역사를 담았다.

곽경 | 한일역사연구소 소장, 저서 ‘왕인박사는 가짜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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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는 마음 _ 조상호 지음



나남출판 대표이자 8년째 나남수목원을 가꾸고 있는 저자가 나무를 심고 키운 이야기, 세월과 함께 자란 나무를 보며 느낀 생각을 담았다. 저자는 울진 금강송 군락지에 있는 대왕 금강송의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단풍의 대합창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가뭄과 폭우에서는 대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을 되돌아본다. 그는 “나무를 닮고 싶고, 나무처럼 늙고 싶고, 영원히 나무 밑에 묻혀 일월성신(日月星辰)을 같이하고 싶은 마음에서” 책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일주일에 이틀은 수목원에 머물며 나무를 돌보는 그는 “말로는 농부 마음을 가진다 했지만 여전히 도회지의 조급한 욕망의 찌꺼기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고 고백한다. 조지훈 시인과 이윤기 소설가 등 저자가 65년을 살아오며 만난 인연, 여행기 등을 덧붙였다. 나남, 358쪽, 2만 원

한국이 싫어서 _ 장강명 지음



사회 비판적인 문제에서 SF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와 흡인력 있는 스토리,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한국 문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작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금융회사 신용카드팀 승인실에서 꾸역꾸역 일하는 계나는 학벌, 재력, 외모는 물론 출세에 대한 욕망도 평균 이하인 채로 살아간다. 그는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출퇴근 ‘지옥철’은 더더욱 참지 못해 사표를 낸다. 말리는 가족과 남자친구, 비아냥거리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호주로 떠나 이민이라는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간다. 노력 없이 불만만 거듭 토해내는 사람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일침을 가한다. 작가는 호주 유학을 다녀온 인물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해 현실감이 느껴지고, 1인칭 수다 형식을 통해 생생하고 경쾌한 재미를 더했다. 민음사, 202쪽, 1만3000원

불국기행 _ 정찬주 지음



불교와 관련된 소설과 산문을 주로 써온 저자가 부탄, 네팔, 남인도, 스리랑카, 중국 등 5개국을 여행하면서 찾은 불교 유적의 역사와 문화를 담았다. 네팔에서는 석가모니 후예들의 역사를 듣고, 남인도에서는 힌두교에 밀려 쇠퇴하는 불교를 목격하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스리랑카에서는 담불라 승단 종정인 수만갈라 스님을 만나 한국 불교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불교 유적 곳곳에서 우리 역사를 찾기도 한다. 네팔 아소카 왕의 유적에서는 신라 진흥왕, 고구려 광개토왕, 백제 성왕 등이 닮고자 한 아육왕(아소카 왕)과 우리나라의 인연을 떠올린다. 남인도의 벨란카니와 아요디아에서는 석탈해와 허황후의 고향과 근원을 찾고 중국에서는 혜초와 의상대사의 흔적을 목격한다. 사진가 유동영 씨의 사진이 곁들여져 생생함을 더한다. 작가정신, 35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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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 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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