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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 그런 자식도 참고 산다!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 그런 자식도 참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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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사랑하는 것의 10분의 1만이라도 배우자를 사랑해보라.
  • 결혼생활이 확 달라진다. 부모가 행복하게 살면 자식도 부모를 사랑한다.
  • 부모가 사이 좋아야 자식도 마음이 편하다.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부부부터 서로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 그런 자식도 참고 산다!

일러스트• 김영민

심각한 이혼 위기를 겪으면서 센터를 찾는 분들에게 역으로 왜 참고 사는지 물어보곤 한다. 대부분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고들 한다. 자식 앞길을 막고 싶지 않다고도 한다.

그렇게 말하는 부모들을 보면 실제로 자식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경우가 많다. 자식이 의대에 들어가면 의사가 될 때까지, 자식이 법대에 들어가면 변호사가 될 때까지, 자식이 명문대에 들어가면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직할 때까지는 참고 산다. 좋은 집안에 장가 혹은 시집을 보내고 싶은데, 부모가 이혼하면 장애물이 된다고 여긴다. 그러면서 자식이 성공한 것이 서로 자기 덕분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자기 머리를 닮아서 자식이 성공했다 하고, 어머니는 자기가 사교육을 잘 시켜서 자식이 성공했다고 한다.

자식의 인생이 안 풀리면 부모는 서로 상대방 탓을 한다. 아들이 회사를 꾸준히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기를 반복한 경우가 있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아들을 때려가며 엄하게 대했다. 어머니는 주눅이 든 아들을 과보호했다. 남편은 아내가 아들을 일일이 챙겨줬기 때문에 독립심을 키우지 못해 아들이 저 모양이 됐다고 비난했다. 아내는 남편이 아들을 억압적으로 대하는 바람에 소심해서 사회생활을 못하게 됐다고 비난했다. 부부 사이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정관·난관 되살리는 부부들

그렇다면 ‘무자식’이 ‘상팔자’일까. 하지만 아이가 없는 것도 문제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면서 남편은 아이를 갖고 싶은데 아내는 출산을 미루는 커플이 많다. 결혼한 지 꽤 됐는데도 아내는 직장에서 승진해 과장 정도는 된 뒤에 아이를 가지려 한다. 그때쯤이면 아내는 30대 중반이 될 것이다. 남편은 그때 아이를 갖는 건 너무 늦지 않으냐고 말을 꺼낸다. 태아의 건강을 고려해 조금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 자신들이 몇 살이 되는지 계산해보고 한숨을 내쉰다.



아내는 “내가 아이 낳는 기계냐”면서 따진다. 그러던 중 시댁에서 언제 아이를 가질 거냐는 타박을 듣는다. 아내는 “당신이 아이를 늦게 갖겠다고 시부모님께 얘기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가만히 있으니까 내가 출산을 미루는 것으로 오해받는다”며 또 남편에게 따진다. 남편은 ‘네가 미루는 게 맞잖아’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꾹 참는다.

사실 남편은 당장 아이를 갖고 싶다. 남편은 점점 결혼생활이 지루해진다. 아내와 이렇게 둘이서만 사는 게 권태롭다. 직장 핑계로 출산을 미루고 살림도 제대로 하지 않는 아내가 점점 미워진다.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하고 결혼하는 남자도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행복한 기억이 없다. 부모의 냉담, 무시, 학대만 떠오른다. 그래서 자신이 아빠가 된다는 게 부담스럽다. 결혼하더라도 아이는 갖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여자는 남자가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하면 대개 망설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여성도 있다. 남자와 마찬가지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자신의 아이가 이 ‘괴로운 세상’을 살아간다는 상상만으로도 두렵다.

하지만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했더라도 남성이 정관수술을 받거나 여성이 난관을 묶지 않는 이상 약속은 생각처럼 잘 지켜지지 않는다. 같이 살다보면 충동적으로 관계를 갖게 되고, 그러다보면 임신할 수도 있다. 자녀를 갖지 않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한쪽이 불임수술을 한 경우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아이를 가지려고 늦은 나이에 정관·난관 복원수술을 받는 부부가 적지 않다. 수술로 묶은 정관이나 난관이 저절로 풀려서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이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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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걱정도 습관이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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