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농장 이야기
노상충 지음, 끌리는 책, 253쪽, 1만4000원

폴 고갱(1848~1903)이 그의 인생 정점에서 남긴 역작에 붙인 이름이다. 창업을 하고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어쩌면 늘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생명력이 있는 일터는 시간을 축으로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전제될 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상도동 옥탑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출발해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 교육회사로 성장한 ‘당근농장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했다. 이것은 세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대박’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지난 14년간 한결같이 고민해온 사람과 조직에 대한 경험들이며, 동시에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는 훌륭한 일터와 구성원의 삶에 대한 희망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지금도 120여 명의 열정이 넘치는 캐러션(CARROTian)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실험적인 조직을 만들어간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과거의 어떤 패러다임도 우리 미래를 대신할 수 없다는 확신에 있다. 지난 110개월간 우리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독서토론 ‘멘토링 데이’를 진행했으며, 매년 전 직원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해외 배낭여행 ‘아웃팅’을 떠난다. 또한 위계가 없는 ‘수평문화’와 동시다발적인 ‘하이퍼커뮤니케이션’‘성장 지향적’인 조직개발, 지속적인 ‘사회적 기여’ 등은 오랜 기간에 걸쳐 캐럿의 정체성이 됐다. 이런 효과적인 조직문화는 직원들의 성장과 삶의 만족도뿐 아니라 높은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많은 경영자가 성공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지만, 어쩌면 경영의 본질은 답을 찾는 행위가 아니라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이야기의 본질은 ‘사람’에 있다.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존재’로서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며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만 조직에 생명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당근농장은 바로 이러한 가능성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실험의 장이다. 우리는 영성이 있는 일터를 지향해왔다. 영성이 있는 일터란 구성원들의 의식이 일상에서 깨어 있는 조직을 말한다. 왜 일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며,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안다. 일이 결핍을 채우기 위한 수단을 넘어, 자신과 타인 그리고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잘 안다. 그들에게 일과 삶은 분리돼 있지 않고, 언제나 성장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늘 시작하는 마음이고 들떠 있다. 하루하루가 도전이고 성장이며 무엇인가를 향해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 안다. 신기하게도 우리가 커갈수록 우리의 꿈도 같이 커가고 더 명확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당근농장 이야기는 이러한 실험적인 결과들을 함께 공유하고, 이 시대를 살면서 미래 자신의 이야기를 준비하는 많은 청년에게 꿈이 아닌 실천적 희망을 주기 위한 이야기다. 또한 경영 일선에서 ‘사람과 조직’에 대해 고민하는 동료 경영자들에게는 유익한 참고서가 되면 좋겠다.
노상충 | (주)캐럿글로벌 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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