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호

‘돌연사 경고’, 목 아래와 배꼽 사이로 온다

  • 글: 유규형 한림대 의대 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대한순환기학회 홍보위원

    입력2004-10-27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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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연사 경고’, 목 아래와 배꼽 사이로 온다

    돌연사를 피하려면 전조증상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한기가 몸속을 파고들기 시작하는 늦가을엔 ‘돌연사’라는 불청객을 주의해야 한다. 대한순환기학회의 심장건강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명 중 1명이 돌연사를 걱정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40대 남성 10명 중 4명은 어느 날 불쑥 돌연사당하지나 않을지를 염려하고 있었다.

    돌연사의 주요 원인은 심장혈관이 좁아지거나 아예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같은 심장질환이다. 스트레스, 과로도 원인으로 꼽힌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아도 눈앞에 보이는 돌연사 경고 신호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건강검진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돌연사 경고 신호는 건강검진의 필수항목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맥박 수치에서 먼저 나타난다. 맥박수가 정상에서 벗어났거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다면 이는 몸이 울리는 최초의 경고음이다. 이런 수치를 잘 읽어야 돌연사 요인을 미리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상당수 사람들은 비싼 돈을 들여 건강검진을 받으면서도 막상 결과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이 없다.

    두 번째 경고는 몸에서 직접적으로 보내는 신호다. 심장혈관이 70% 이상 막히면 그제야 가슴이 뻐근하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 무거운 것에 눌린 듯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대한순환기학회가 관상동맥증후군(급성 심근경색, 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42%가 5∼30분 이상 가슴 통증을 느꼈을 때도 심장이상을 의심하기보다 급체, 폐병, 근육통 등이 아닌가 여겼다고 한다. 그래서 사관을 트거나 그냥 참다가 병원에 실려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몸이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는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5∼6시간 내에 막힌 심장혈관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긴급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대처로 생명을 잃는 일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주의 환기가 필요하다. 이미 사태가 악화돼 심장발작이 일어났다면 심폐소생술이 최선이다. 5분 내에 구급차나 전문의료인이 도착할 수 없다면, 목을 뒤로 젖혀 기도를 연 후 인공호흡과 심장압박을 번갈아 하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재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심장의 이상을 파악하고, 관상동맥중재술 등으로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다.



    돌연사 위기를 피하고 심장을 튼튼히 하려면 금연이 필수다. 고지방·고칼로리 식단 대신 식물성 기름과 잡곡, 싱싱한 채소류를 섭취하는 것,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모두 심장건강을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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