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뚱뚱한 TV는 가라!
지금까지의 ‘뚱뚱한 TV’에 쓰인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CRT였다. 보통 ‘음극선관’ ‘브라운관’이라 하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이용한 CRT TV는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색감과 시야각이 좋은 편이다. 대신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전자파를 많이 방출하고, 전력 소모량이 많다는 게 단점. 요즘에야 평면 브라운관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디스플레이의 앞쪽이 볼록 튀어나온 배불뚝이 형태가 주류였다. 소니의 트리니트론 기술을 시작으로 완만한 곡선을 가진 부분 평면에서 완전 평면으로까지 진화했지만, 이제는 크기나 기술 개발에서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지의 수요가 상당한데다 경제적이어서 CRT TV 생산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한때 대화면으로 인기를 모았던 프로젝션 TV는 부피와 소음, 심한 발열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램프를 교체해야 하는 등 여러 문제로 인기가 시들해졌다.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TV는 일부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는 데 그쳤다. 공간적 제약, 밝지 않은 화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요즘은 TV라고 하면 단연 LCD 아니면 PDP다. 서로 분명한 차이가 있어 보이기는 한데, 전문가가 아니면 알쏭달쏭하다.
LCD는 ‘Liquid Crystal Display’의 줄임말로 액정화면을 지칭한다. CRT보다 훨씬 얇은 두께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TV로 만들기 전부터 노트북 컴퓨터 디스플레이로 각광을 받았다. STN, DSTN, TFT 의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소형 TV나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STN이나 일부 노트북 컴퓨터에 사용되던 DSTN 방식 제품은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TFT는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로서 LCD의 화소를 박막 트랜지스터(TFT)로 제어한다. CRT에 비해 화면의 일그러짐이 없으며, 색감이나 계조(농도) 표현 등도 뒤지지 않는다.
2∼3년 전부터는 TFT 방식의 LCD 디스플레이가 TV용 디스플레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화면의 깜박임을 인지하지 못해 눈의 피로도가 가장 낮으며, 전자파 방출량과 전력 소비도 상대적으로 적다. 화소 수가 많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도 유리하다. 단점이라면 투자비와 제조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또 시야각(角)이 작아 시청자의 위치가 정면에서 벗어나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응답속도가 느려 움직임이 빠른 영상을 재생할 때는 잔상이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이 같은 크기의 PDP TV 수준까지 내려갔으며, 일부 신제품은 넓은 시야각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세계 최고의 한국 PDP 기술
PDP는 ‘Plasma Display Panel’의 약자다. 두 장의 얇은 유리판 사이에 네온과 아르곤을 넣고 방전을 일으켜 그 안에서 발생하는 자외선을 통해 자기 발광시킴으로써 색상을 표현하는 장치다. 1927년 미국의 벨 시스템이 단색 PDP를 개발했으며, 이후 1964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AC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1991년 일본의 후지쓰가 21인치 컬러 PDP를 발표한 이후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