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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 공무원들 日 파친코 재벌 향응 의혹 휘말려

인천경제청 공무원들 日 파친코 재벌 향응 의혹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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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美 카지노업체 장부 ‘호텔 경비 6000달러 불법 지불’
  • ● 영종도 카지노 투자 오카다, 美 부패방지법 위반 피소
  • ● FBI 전 국장 조사보고서 “호텔 경비 제공, 명백한 불법”
  • ● 인천경제청 “장부 잘못됐다… 호텔 경비, 법인카드로 결제”
인천경제청 공무원들 日 파친코 재벌 향응 의혹 휘말려
인천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 유치에 나선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이하 인천경제청) 공무원들이 일본 파친코 재벌 오카다 가즈오로부터 약 6000달러어치의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미국 법정에서 문서로 공개됐다. 오카다는 영종도 하늘도시 카지노 허가권 확보를 위해 인천경제청과 2010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으며 2011년 10월에는 4조5000억 원 규모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세계적 카지노 기업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윈 리조트(회장 스티브 윈) 이사회는 2012년 2월 19일 네바다 주 법원에 “스티브 윈 회장의 동업자이자 2대 주주인 오카다 부회장과 그 조력자들이 카지노 투자 허가와 관련해 필리핀 게임유흥공사(PAGCOR) 임직원들과 인천경제청 공무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해 리조트 윤리강령과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위반했다”며 “오카다 부회장을 이사회 이사에서 제명하고 법 위반에 따른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2011년 초 오카다 부회장이 스티브 윈 회장과 이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에 무리하게 카지노 리조트를 건설하려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스티브 윈 회장은 오카다 부회장이 필리핀 카지노 허가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정황을 포착하고 2011년 10월 29일 전 연방 판사이자 연방수사국(FBI) 국장 출신인 루이스 제이 프리(Louis J. Freeh) 변호사와 그가 운영하는 로펌(FSS)에 오카다 부회장의 부정행위와 법 위반 사실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오카다 측, 690만 원 지불”

‘신동아’가 입수한 소송 서류와 그에 첨부된 프리 전 국장의 수사보고서에는 “윈 리조트의 오카다 측 아루제 도시 회계장부(Aruze City Ledger) 내역을 검토한 결과, 오카다는 인천경제청 이종철 청장과 그의 일행 3명 등 총 4명이 2010년 11월과 2011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과 윈 마카오 호텔에서 쓴 경비(Charges) 5945달러 52센트를 지불했다. 이는 한국 공무원을 위한 것이었고 오카다와 그의 조력자들이 저지른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의 한 유형일 수 있다”고 쓰여 있다. 또한 “오카다 측이 윈 리조트에 제공한 등록 서류에는 이 청장과 그 일행에게 제공한 경비와 관련해 ‘인천경제청(IFEZ)과 공유한다(share with)’라는 주석이 붙어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 전 국장의 조사보고서에 쓰인 윈 리조트의 오카다 측 회계장부 세부내역에 따르면, 오카다 부회장은 이 청장과 일행 3명에게 2010년 11월 16~18일 2박3일간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총 3727달러 75센트의 경비를 지불했고, 2011년 6월(6월 7~8일, 1박2일)에는 윈 마카오 호텔에서 이 청장과 이모 팀장 2명의 경비 2217달러 77센트를 지불했다. 윈 라스베이거스 호텔에 지불된 경비는 이 청장 1597달러 16센트, 이모 팀장 843달러 89센트, 최모 씨 507달러 50센트, 허모 과장 779달러 20센트였다. 윈 마카오 호텔에 지불된 경비는 이 청장 1134달러 55센트, 이모 팀장 1083달러 22센트였다. 총액 5945달러를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690만 원 정도다.

이 조사보고서에는 오카다 부회장이 필리핀 카지노 허가와 관련해 필리핀게임유흥공사 제뉴이노 전 회장 등 23명의 임직원에게 11만 달러를 제공한 기록도 세부내역과 함께 제시돼 있다. 근거가 된 서류는 인천경제청의 임직원 경비 지불내역과 같은 아루제 도시 회계장부였다. 소송장에는 이 장부와 관련해 “오카다는 윈 리조트 측에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라는 자회사 명의의 도시 회계장부를 따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이용해 필리핀 카지노사업을 진행했다”고 적시돼 있다.

물론 프리 전 국장의 조사는 동업자 간 분쟁 속에서, 그것도 오카다를 공격하는 위치에 선 스티브 윈 회장과 윈 리조트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모두가 사실이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호텔 경비 지불의 근거가 오카다 측에서 작성한 호텔 내 장부라는 점에서 완전히 잘못된 사실이라고 무시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오카다 부회장은 일본에서 파친코 기계를 만드는 업체인 아루제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세계적 카지노 투자자로 성장한 인물로, 필리핀 카지노 허가 과정에서 중간 전달자를 통해 필리핀게임도박공사 제뉴이노 전 회장과 관련자들에게 총 4000만 달러의 뇌물을 준 혐의로 미국 FBI와 필리핀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오카다는 일본에서도 불법과 편법으로 일본 사행산업의 1인자가 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2000년 2월에는 독점금지법을 위반해 100억 엔 이상의 불법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신문광고를 통해 사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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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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