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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 익어가는 세계 최초 ‘녹색 제철소’

‘산업의 쌀’ 익어가는 세계 최초 ‘녹색 제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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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제철, 갯벌 메워 여의도 2.5배 일관제철소 건설
  • ● CNN “친환경 제철소 새 패러다임 제시”
  • ● 당진은 천안 다음으로 현금 많은 동네
  • ● “농업과 철강업 공존하는 도시 만든다”
‘산업의 쌀’ 익어가는 세계 최초 ‘녹색 제철소’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C열연공장. 열연강판은 자동차 외판재 등으로 쓰인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너 충남 당진으로 진입하자 고철을 가득 실은 대형트럭들이 씽씽 지나간다. 번호판을 보니 서울, 경기에서 부산, 경남, 전북까지 ‘전국구’다. 이 고철들은 당진으로 모여들어 새 철강제품으로 거듭나고 다시 전국으로 실려 나간다.

‘당진에는 두 가지 쌀이 난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최대 쌀 생산지 중 하나인 동시에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 생산지라는 뜻이다. 당진에는 서해 아산만을 끼고 현대제철을 비롯해 현대하이스코, 동부제철, 동국제강, 환영철강, 휴스틸 등 6개 철강회사가 들어서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철강은 연 2500만t 가량. 포스코가 있는 경북 포항이나 전남 광양에 뒤지지 않는 규모다.

철강 클러스터 형성 후 급성장

세계 10위권 철강업체인 현대제철의 역사는 6·25전쟁 막바지인 1953년 6월 정부가 설립한 대한중공업공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철을 녹여 생산한 철강재는 전후 복구사업에서 1960~70년대 아파트, 지하철 등의 건설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근간을 만드는 데 쓰였다. 대한중공업공사는 1962년 인천중공업주식회사로 민영화했다가 1978년 현대에 편입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당진에 입성한 것은 부도 처리된 한보철강공업을 2004년 인수하면서부터. 이후 현대는 일관제철소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당진 일관제철소는 1고로와 2고로가 연산 800만t, 전기로가 연산 350만t의 규모를 갖췄다. 건설 중인 3고로(400만t)까지 완공되면 현대제철은 인천 및 포항 공장의 전기로 생산능력까지 합산해 연산 2400만t 규모의 세계적 철강업체로 부상한다.



“저기 도로 보이세요? 거기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죠.” (김일권 제품출하팀 계장)

‘제철소 전경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자 현대제철 측은 난색을 표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740만㎡로 여의도의 2.5배에 달한다. 원료를 들여오는 항구에서부터 원료저장시설, 고로, 열연공장, 후판공장 등 생산설비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현대제철은 이 부지의 대부분을 간척으로 조성했다. 한보 시절부터 이곳에서 근무한 김 계장은 “현대가 들어온 뒤 제철소가 무서운 속도로 커졌다”고 회상했다. 고향이 당진인 그가 종종 저녁 횟감을 사러가던 성구미 포구도 공장부지로 매립돼 없어졌다.

당진은 예부터 외국과의 무역이 활발했던 항구도시다. 당진(唐津)이란 지명도 ‘당나라 배가 드나들던 포구’라는 뜻이다. 아산만을 끼고 있는 입지가 당진에 철강 클러스터가 형성된 첫 번째 배경이다. 제철소가 들어서려면 무엇보다 초대형 선박이 접안 가능한 항구를 지척에 끼고 있어야 한다.

현대제철이 사용하는 원료는 연간 2300만t. 20만t급 초대형 선박이 사흘에 한 번씩 들어온다. 당진공장 내 현대제철 부두는 수심이 20m가 넘어 초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다. 또 경인산업단지, 현대차 아산공장 등 대규모 수요처가 가깝고 서해안·당진대전간·평택제천간 고속도로 등 육상 인프라도 풍부하다. 올 3월에는 제2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고, 2018년에는 서해안복선전철이 완공돼 철로까지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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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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