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호

식량 안보 빨간불

세끼 밥상이 모두 외국산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12-12-27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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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도 경제성장, 바이오연료 개발로 곡물가격 폭등
    • 한국, 쌀 빼면 곡물자급률 3.4% … 세계는 식량무기화 가속
    • 국정과제 차원서 실질적 식량자급 대책 마련해야불
    식량 안보 빨간불
    세계가 본격적인 식량위기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의 식량 안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2007년 이후 2009년을 제외하고 세계의 곡물가는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고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식량위기를 몰고 온 장본인은 중국, 인도 등 거대 인구를 가진 신흥 경제대국의 경제성장이다. 2000년대 이후 이들 국가의 육류 소비와 곡물의 바이오연료 사용은 폭증한 반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잦은 기상이변으로 공급물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식량위기 상황은 국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11년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2.6%로 쌀을 제외하면 3.4%에 불과하다. 쌀을 포함하더라도 곡물의 4분의 3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 최근까지 자급률이 100%를 넘었던 쌀마저 자급률이 83%로 하락해 만약 곡물 수출국의 공급량이 줄어들 경우 석유만큼이나 우리 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수 있다. 이미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식품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일각에서 우리 경제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상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제는 국제적 곡물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구조적인 요인이 단기간 내에 해소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최근 “곡물가격 상승이 점차 장기화되고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이러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1980~90년대까지 세계 곡물시장은 공급물량이 남아돌아 고민일 만큼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다. 1970년대 이른바 ‘녹색혁명’을 통해 세계 각국이 증산을 이룩해낸 결과였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1980~90년대 평균 세계 곡물 생산량은 소비량보다 약 1100만~1500만t을 초과한 반면, 2000년대 이후(2000~2010년)에는 평균적으로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많고, 곡물재고율도 1990년대보다 크게 하락했다. 2000년대 이후 세계 평균 곡물 소비량은 생산량보다 약 1140만t을 초과했고, 이에 따라 곡물재고율도 1990년대 평균 28.7%에서 21.7%로 7.0%p 하락했다.

    식량, 과잉에서 부족 시대로



    이처럼 불과 10~20년 사이에 식량 공급을 둘러싼 환경이 과잉에서 부족으로 돌아선 원인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급작스러운 경제성장에 있다. 이들 국가에서 동물성 식품 소비의 증가는 곡물 수요를 폭발시켰다. 육류 생산을 위해선 사료 곡물이 그만큼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육류 소비량은 2006년 6210만t에서 2011년 6858만 t으로 5년 새 10.4%, 인도의 우유 소비는 최근 5년 새 26.3%가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돼온 석유가격의 상승과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도 곡물 수요를 폭증시켰다. 온실가스 감축 의무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석유가격에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곡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연료의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2006~2011년 6년 동안 전 세계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은 2000~2005년보다 무려 3배가량 많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도 식량 부족을 부추겼다. 폭우나 폭서(暴暑), 가뭄, 한파 등 기상이변 그 자체도 곡물의 생산량을 감소시켰지만 지속된 이상기후로 인한 도시화, 사막화로 곡물 생산을 위한 농지가 줄어들었다. 미국의 경우 2012년 가뭄으로 인해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 대비 5.4%, 러시아는 2010년 가뭄으로 밀 생산량이 전년 대비 32.8% 감소했다. 전 세계적인 곡물 수확면적도 1981, 1982년 7억3559만ha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해 2010, 2011년에는 6억7956만ha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처럼 식량 수요가 폭증하고, 곡물 생산량이 줄자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08년에는 이로 인한 애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그 망령은 2009년 한 해를 건너뛴 후 곧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그 여파가 더 크고 셌다. 2008년에는 밀과 쌀의 가격이 각각 사상 최고치인 t당 439.72달러(3월 평균가격)와 1015.2달러(4월 평균가격)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옥수수와 대두의 가격이 각각 사상 최고치인 t당 332.95달러(7월 평균가격)와 622.91달러(8월 평균가격)까지 치솟았다.

    곡물가격 급등, 식량의 무기화

    2012년 10월 현재 평균 국제 곡물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밀은 t당 358.2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9% 상승했으며, 옥수수는 321.6달러로 17.1%, 대두는 565.5달러로 26.8%, 쌀은 584.74달러로 9.7% 상승했다.

    최근 곡물가격의 상승이 더 무서운 것은 몇몇 종류만 홀로 오르는 형태가 아니라 밀, 옥수수, 대두 등 전체 곡물가격이 연쇄적으로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곡물 종류에 상관없이 가격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그만큼 국제 곡물가격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전찬익 농협경제연구소 농정연구본부 본부장은 “곡물가격 등락이 과거에는 7~8년 주기로 발생했는데 2008년 이후 1.1년으로 매우 짧아지고 있다. 세계 곡물 생산 감소로 교역량, 재고량 감소가 전망되면서 국제 곡물가격은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거대 식량 수출국들이 곡물 수출을 제한하는 자원민족주의를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쉬운 말로 ‘나 먹을 것도 없는데 너를 왜 주느냐’는 얘기이고 ‘내 말을 안 들으면 남는 게 있어도 주지 않겠다’며 협박하는 셈이다. 중국은 2008년 1년간 한시적으로 밀, 쌀, 옥수수에 대해 수출쿼터를 도입하고 수출관세를 부과해 곡물 수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쳤다. 세계 3위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2010년 가뭄 피해가 심해지자 한시적으로 자국 내 재고 유지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한 세계 4위 옥수수,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도 같은 해에 곡물수출량을 250만 t으로 제한했다.

    식량 안보 빨간불


    식량 안보 빨간불
    반면, 우리와 같은 식량 수입국들은 곡물 부족으로 국가적 위기에 직면했다. 2007년과 2008년 이집트, 인도네시아, 아이티 등 60여 개국에서 식량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했으며 러시아로부터의 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에선 2010년 러시아의 밀 수출 금지 조치로 사회적 불안이 심화됐다. 2012년 7월 이란에서는 사료가격 상승으로 닭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식량 부족으로 인한 곡물가격의 상승이 식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을 유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곡물가격의 급등과 각국의 식량자원 무기화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좀 과장해 말하면 정부와 유관기관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머지 않은 장래에 우리 국민이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우선 자급률이 너무 낮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사료를 포함한 전체 곡물자급률은 2011년 현재 22.6%이지만 이를 곡물별로 보면 쌀 83.0%, 콩 6.4%, 밀 1.1%, 옥수수 0.8%로 쌀을 제외하면 0.8~6.4% 수준에 불과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증가로 육류 소비가 늘고 이로 인해 사료용 곡물수입이 많아지면서 1970년에 80.5%였던 곡물자급률이 1980년 56.0%, 1990년 43.1% 등으로 낮아져 현재는 2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특히 주곡이면서 물량 규모가 커 곡물자급률 산정 시 비중이 높은 쌀의 경우 2010년에 이어 2011년, 2012년에도 생산량이 계속 줄어 앞으로 곡물자급률은 20%를 밑돌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쌀 생산 농가가 갈수록 줄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더욱 낮아질 게 확실해 보인다.

    국산 밥상은 먼 미래 일?

    황성혁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곡물자급률은 전체 소비량 중 국내산의 비중으로 계산된다. 밀, 옥수수, 콩의 수입물량이 매우 많지만 이들은 이미 고정돼 상수화했다. 따라서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주로 쌀 생산의 풍흉(豊凶)에 영향을 받는다. 쌀 생산이 크게 줄어든 2011년에 자급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흉년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반인은 공업 선진국 대부분의 곡물자급률이 우리처럼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미국(125%), 영국(101%), 프랑스(174%), 캐나다(180%)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곡물을 자급하고 있다. 하루 세 끼를 자국에서 생산한 곡물로 해결하고도 남아서 수출을 할 정도다. 2009년을 기준으로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OECD 34개국 중 28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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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우리나라는 2011년을 기준으로 1333만4000 t의 곡물(콩 제외)을 수입해 물량 기준으로 세계 5위의 곡물수입국(미국 농무부 통계)이다. 2011년 현재 곡물자급률이 22.6%이므로 우리나라는 하루 세 끼 중 한 끼도 자급을 못하고 있는 셈. 특히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이 2011년 현재 3.4%에 불과한 점은 상황의 심각성을 웅변해준다.

    세계 최대 곡물 수입국이자 곡물 자급률이 바닥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곡물의 수입원이 4대 곡물 메이저 회사로 한정된 점은 앞으로 경제침체의 장기화를 대비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에선 극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세계적으로 곡물 수출은 미국 등 5, 6개국에 집중돼 있으며, 곡물 유통 및 물류시설은 카길(Cargill), 에이디엠(ADM), 루이스 드레퓌스(LDC, Louis Dreyfus), 벙기(Bunge) 등 4대 곡물메이저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국제 곡물 교역량의 80% 정도를 이들이 지배한다.

    정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한국의 4대 메이저 회사에 대한 곡물 수입의존도는 무려 60~70%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곡물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거나, 공급이 부족할 때는 엄청난 가격 폭등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다. 쉽게 말해 그들이 부르는 게 시장가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4대 메이저 회사로부터 수입한 주요 곡물의 비중은 콩 65.8%, 옥수수 61.8%, 밀 58.4%에 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낙찰된 곡물 메이저의 가격이 비메이저의 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정부는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6년 12월, 2015년의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처음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어 2011년 7월에는 2015년과 2020년의 식량자급 목표치를 새로 설정했다. 사료용을 포함해 2015년 30%, 2020년 32%. 2012년 7월에는 목표 달성을 위한 대책도 제시했다. 국내 생산기반 확충, 우량농지 보전, 곡물수입 의존도 축소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선언’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이행할 구속력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식량자급률의 점검·평가를 위한 ‘식량자급률점검단’만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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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민족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 곡물 생산 농가를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누란의 식량위기 상황을 해쳐나가기 위해 정부와 각 기관, 농업인은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까. 식량자급률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농협경제연구소(대표 이수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해나가야 할 정책적 노력을 6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밀, 옥수수, 콩 등의 자급률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최소한 쌀만이라도 100% 자급할 수 있도록 쌀 자급기반을 유지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 전찬익 본부장은 “밀, 옥수수, 콩과 같은 곡물의 자급률을 1% 높이기 위해선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우선 쌀의 자급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쌀 생산 농가가 안정적으로 생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불금을 확대하고 통일 이후까지를 고려한 농지 확보 정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정부적 차원에서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무위원급 위원이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식량안보위원회’를 설치·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선언적 차원을 넘어 식량자급을 실천해가기 위해선 이를 국정과제로 채택해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료 곡물을 대체하는 조사료 자원 발굴 대책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천부지에서의 조사료 재배를 적극 권장하고, 겨울철 유휴 농지를 활용해 조사료 등을 재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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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의 식량위기 극복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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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물자원 부국들은 식량위기 상황이 닥치자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곡물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쌀 소비 확대 운동 등을 통해 수입 밀을 대체해나가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한 한 방법으로 식품업체에 쌀가루를 혼합한 밀가루 사용을 권장하고, 아울러 밀가루보다 싼 가격에 쌀가루를 공급하는 유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영양학적으로도 쌀과 쌀 가공품이 수입밀로 만든 제품보다 더 우월함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쌀 이외에 옥수수, 밀, 콩 등과 같은 곡물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에서 공공비축하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목표 비축량을 설정하되, 국내 농가가 피해를 보지 않게 국내산 곡물을 우선적으로 비축해야 한다. 황성혁 부연구위원은 “자급률 향상 정책과 함께 보완적으로 안정적인 해외곡물 도입기반 확보 정책도 추진돼야 한다. 현재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민간기업의 컨소시엄을 통해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아직 실적이 미미한 상태다.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체계적 전략과 전문가 양성을 통해 곡물조달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해외 농업 개발을 통해 해외식량기지를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식량 안보는 정부의 노력만으론 지켜낼 수 없는 전 국민적 가치다. 물론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농업인도 농축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농업인이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으려면 그들의 대변인인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의 몫도 중요하다. 최근 농협은 농업인은 생산만 전담하고 판매는 농협이 전담한다는 경제사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글로벌 판매농협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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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관련, 농협은 그동안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적지 않은 일을 해왔다. 우선 쌀 생산 농가의 소득을 일정하게 지지해줌으로써 쌀의 안정적 자급기반을 유지하는 기능을 톡톡히 했다. 수확기에 많은 물량의 벼를 매입해 홍수 출하에 따른 급격한 가격하락을 막았다. 2011년 정부 공공비축용 쌀 수매량은 26만1000t이었지만 농협의 자체 매입량은 그 6배가 넘은 132만1000 t에 달했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어려움도 경감해줬다. 축산농가는 배합사료의 사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 사료 값 인상으로 직접적 피해를 보게 된다. 농협은 자체 판매하는 사료가격을 인하하거나 사료 구입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2008년에는 무이자로 사료 구입자금을 지원했으며, 2009년과 2010년에는 자체 사료가격을 인하해 3900억 원의 사료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농협은 농업인이 농협의 사료를 믿고 사 쓰게 하기 위해 사료곡물의 안정적 확보와 사료자원 개발에 다각도로 노력할 계획이다.

    국산 농산물의 소비 촉진에도 열심이었다. 그 대표적 운동이 농협이 벌이고 있는 ‘食사랑·農사랑 운동’이다. 국산 농산물로 만든 음식의 소중함을 널리 알림으로써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을 도모한다는 운동. 농협의 한 관계자는 이 운동에 대해 “우리 ‘농(農)’의 소중한 가치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국산 농산물 수요를 촉진시켜 종국에는 식량자급률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농협은 이외에도 2012년 ‘쌀 박물관’을 개관해 쌀의 중요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쌀을 재료로 한 음식문화 전파를 통해 쌀 소비를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외에도 다방면에서 농협이, 더 많은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찬익 본부장은“농협은 농약, 비료와 같은 농자재를 농가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영농자재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농가의 영농비 경감을 위해 농작업을 대행해주는 농기계은행사업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은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소비지에게 알리는 가교 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높여 소비가 확대되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마케팅 기능을 강화해 국산 농식품의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농산물 유통사업을 확대해 시장의 선도적 기능을 담당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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