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로 통신망 활용한 로봇 관리 플랫폼 구축
KAIST와 ‘인간 이해하는’ AI 연구
서비스업 혁명이 온다
호텔 안내 업무를 담당하는 KT의 ‘AI 호텔 로봇’. [KT]
이상호 KT AI Robot 사업단장은 “서빙, 방역,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이 각 업계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도록 로봇 운용 및 관리 방식 솔루션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重과 손잡고 로봇 개발
KT가 내놓은 ‘AI 서빙 로봇’. [KT]
업계에서는 그간 KT가 내놓은 로봇들도 다른 업체들과 협력 과정을 거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5월 KT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자회사 현대로보틱스와 업무협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5G 기반의 로봇·스마트팩토리 사업 공동 협력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후 2020년 6월에는 KT가 500억 원을 들여 현대로보틱스 지분 10%를 확보했다.
이때부터 KT의 로봇 하드웨어 개발은 현대로보틱스와 관계사들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는 기업”이라며 “현대로보틱스가 하드웨어인 로봇을 만들면, 소프트웨어인 AI는 KT가 개발하는 식으로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T는 AI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5월 19일 서울 서초구 KT 융합기술원에서 열린 ‘KT디지코 스터디’ 행사에서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AI To Everything Lab) 연구소장(상무)은 “KT가 개발하고자 하는 AI의 차별화 방향은 ‘공감하는 AI’”라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삼성테크원과 네이버에서 로봇, AI 연구개발을 주도해 온 로봇업계 실력자다.
사람 같은 AI 만들겠다
2021년 12월 14일 대전 유성구 KAIST 행정본관에서 열린 KT와 KAIST 공동연구센터에서 구현모 KT 대표(왼쪽)와 이광형 KAIST 총장이 업무협약을 맺었다. [KT]
KT는 이외에도 지난해 9월 LG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9개 기관과 ‘AI 원팀’을 구성, 합동 AI연구에 나섰다. 이 연구는 다양한 언어를 수집, AI의 언어 능력을 강화해 사람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KT 디지코 스터디 행사에서 KT의 AI 연구 성과가 일부 공개됐다. 통상 음성 AI는 문장 단위로 명령을 이해한다. 단문으로 명령하지 않으면 인식률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KT의 AI는 대화 전부를 이해했다. 일상 대화뿐 아니라 강연, 전화 통화 등 긴 문장을 들어도 이를 인식했다. 긴 대화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주는 기능도 이날 선보였다. 서영경 KT 융합기술원 전임연구원은 “고객 상담 등의 분야에서 긴 통화를 한 마디로 줄여 상담사의 응대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지금도 AI를 이용해 서비스업 현장을 일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는 서비스업계 혁명
5월 19일 서울 서초구 KT 융합기술원에서 열린 ‘KT디지코 스터디’ 행사 현장에서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이 KT의 AI 연구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KT]
KT는 비대면 업무부터 AI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AI컨택센터(AICC)를 도입했다. 이곳은 AI를 이용해 기존 콜센터 업무를 담당한다. 콜센터 소비자 상담 업무가 전형적인 감정노동인 만큼 여기에 쓰이는 AI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에 특화돼 있다. KT는 AICC를 통해 기업, 관공서 등에서 지난 한 해에만 40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KT 측은 “AICC가 도입된 현장의 산업 생산성을 30% 이상 올릴 수 있다”며 “올해 AICC 수주로만 18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과 소비자 간 영역에서는 사용자 감정에 공감하는 차세대 AI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KT는 육아 상담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한 법률 상담에도 AI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330만 명의 사용자가 있는 KT 음성 비서 ‘기가지니’에도 새 AI를 일부 도입해 대화 품질을 혁신하고 있다.
배순민 연구소장은 “KT는 AI 기술을 서비스업계에 도입해 실제 매출을 기록한 기업”이라며 “KT와 창의적 연구진의 힘을 모아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AI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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