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호

연말 연초, 떨어진 주식만 주워도 10% 이상 수익

[구루의 투자법] 韓美 고액 투자자 주식 내놓는 12월 중후반이 기회

  • 강환국 퀀트 투자자 christianeum@naver.com

    입력2023-12-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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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12월 15일 과세 피하려 주식 내놔

    • 알짜 주식 주우면 80% 확률로 수익 기록

    • 코스닥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강한 반등

    • 1년 주식 시장, 1월 첫 주 동향 따라간다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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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사다난한 2023년이 끝나가고 있다. 송년회로 바빠지는 시점이지만 투자자에게는 연말 연초가 중요한 시점이다. 주식을 통해 수익을 낼 큰 기회이기 때문이다. 12월 말부터 이듬해 1월 초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대체로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연말 특수의 비밀은 양도세다. 한국은 한국 주식에서 번 수익에 대한 양도세가 없지만 대부분 국가들은 있다. 12월 초중순까지 해외의 주식투자자들은 손실이 난 주식을 일시적으로 판다. 손실액을 늘려 양도세를 낮추려는 심산이다. 대부분 국가는 특정 시기까지 매도한 주식의 수익과 손실을 합해 양도세를 계산한다. 투자자들은 과세 기간이 끝나면 팔았던 주식을 다시 12월 말이나 1월 초에 되산다.

    미국 시장의 경우 12월 15일부터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소형주의 상승이 더 강력하다. 절세를 위한 12월 일시적 매도 후 되사기 구간에서 소형주의 가격이 더 많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12월 초중순의 주식시장은 주가의 낙폭도 더 크고, 연말 연초의 주가 상승도 더 큰 것이다. 아래 표를 확인해 보자.

    12월 15일, 가격 하락한 미국 주식 담을 시간

    러셀 1000(Russell 1000)은 미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1000개 기업에 주식을 투자할 경우 수익률을 표시한 지수이며, 러셀 2000(Russell 2000)은 시가총액이 그보다 낮은 2000개 기업 주식을 대상으로 만든 지수다. 쉽게 말해서 러셀 1000은 대형주, 러셀 2000은 중소형주 지수라고 보면 된다.

    보다시피 12월 15일부터 평균적으로 두 지수는 수익이 난다. 둘 중에는 러셀 2000의 수익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말 연초 상승장은 통상적으로 다음 해 2월 15일, 즉 두 달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참고로 미국 시장의 경우 연중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강한 구간이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소형 지수 러셀 2000은 12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대형주(러셀 1000)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 그때부터 12월 중순까지는 대형주의 수익률이 일반적으로 중소형주보다 높다.

    그렇다면 여기서 투자 전략이 하나 떠오른다. 12월 초중순에 투자자들이 절세 이유로 매도하는 주식들은 최근 큰 손실을 기록한 주식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12월 15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주식들을 사서 2월 15일까지 두 달 보유하는 전략도 있다. 이 경우 어느 정도 벌 수 있을까.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봤다.

    1974~2023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12월 15일 이후 신저가 주식을 두 달 동안 보유했을 때 수익률을 확인해 봤다. 그 결과 신저가 주식의 반등을 통해 평균 11.3%를 벌 수 있었으며, 이 전략은 최근 50년 동안 37번 수익이 났다. 수익인 난 해 중에서는 S&P 500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횟수가 41번이었다.

    코스닥은 크리스마스가 투자 적기

    한국 시장은 어떨까.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 시장을 추종해 비슷하게 움직인다. 미국의 중소형주가 연말 연초에 움직인다면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 지수의 수익률도 비슷한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 가설은 맞았다. 코스닥 지수의 2001~2023년 12월, 1월 흐름은 평균적으로 아래와 같다.

    코스닥도 12월 중후반에 강하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지분이 어느 정도 있는 주주들이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주식을 파는 것으로 추측된다. 대주주 요건은 11월 14일 현재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 10억 원 이상 또는 지분 기준으로 코스피 1% 이상, 코스닥 2% 이상이다.

    대주주들이 일시적으로 판 주식을 되사면서, 또는 일시적으로 저가 매력을 느낀 투자자들이 코스닥 지수를 사면서 코스닥 시장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연말에 강하게 반등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흐름은 1월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22년 동안에는 보통 1월 15일 전후로 코스닥 시장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1월 첫 주에 연간 주가 향방 갈린다

    주식시장에 가장 중요한 주간은 1월 첫째 주다(정확히 말하면 첫 다섯 거래일). 미국 시장은 물론 한국 시장도 이때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적기다.

    미국에서는 S&P 500 지수가 1월 첫 주에 상승한 경우가 1950년부터 47번 있었다. 그해에 수익이 난 횟수는 39번(약 83%)이었다. 또한 1월 첫 주 수익률이 난 경우 그해 평균 수익률은 14%였다. 반면 1월 첫 주에 손실이 난 경우는 26번 있었는데, 이런 해에 S&P500 지수가 수익을 낸 경우는 14번(54%)밖에 없었으며, 평균 수익률은 0.3%에 불과했다.

    미국 시장은 1957, 1962, 1969, 1974, 1977, 2000, 2001, 2008. 2022년 10% 이상 하락했는데, 이때 1월 첫째 주 손실이 발생했다. 물론 1월 첫 주에 수익이 난다고 그해 10% 이상의 손실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1966, 1973, 2002년에는 첫 주 수익이 난 후 주식시장이 10% 이상 하락했다.

    한국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980~2023년 한국 주식시장을 확인한 결과 코스피 지수가 1월 첫 주에 상승한 경우가 1980년부터 23번 있었다. 그해에 수익이 난 횟수는 19번(약 83%)이었다. 1월 첫 주 수익을 기록했다면 당해 평균 수익률은 21.9%나 되었다.

    반면 1월 첫 주에 손실이 난 경우가 20번 있었는데, 이런 해에 코스피 지수가 수익을 낸 경우는 8번(40%)밖에 없었으며, 평균 수익률은 0.7%에 불과했다.

    코스피는 1995, 1996, 1997, 2000, 2008, 2022년 20% 이상 하락했는데, 이 때 1월 첫 주 내내 손실을 기록했다. 1월 첫 주에 수익이 났는데 그해 20% 손실이 난 경우는 1990년 한 번밖에 없다.

    데이비드 라이언, 계속 맞았나?

    필자는 ‘신동아’ 10월호(‘라이언 트윗 따라 투자했으면 최근 1년 4개월간 코스피 수익률 58%’ 기고)에서 미국의 주식 투자자 ‘데이비드 라이언’을 소개한 바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그가 사라고 하면 사고, 팔라고 하면 팔아라”라는 다소 무책임한 조언을 했다. 물론 그의 발언 적중률이 그때까지 매우 높아서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다행히도 글이 신동아에 실린 후에도 라이언의 발언은 높은 적중률을 자랑했다.

    라이언은 8월 25일 본인에 트위터에 “나스닥은 7월 10일 신고점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높은 실적은 테크 주식의 끝물을 의미한다. 현금을 보유하고 방어적으로 투자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 후 실제로 나스닥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국 주식도 무사하지 못했다. 두 달 동안 침묵하던 그는 10월 말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시장은 매우 과매도 상태이며 단기적으로 저점을 찍었다. 단기 트레이더라면 이 기회를 노려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8월에 말한 것처럼 나스닥은 7월 19일 달성한 초고점을 돌파할 것 같지는 않다.”

    놀랍게도 미국 시장은 이날부터, 한국 시장은 11월 1일부터 반등했다. 2022년 초부터 라이언의 트위터 글 내용대로만 투자했다면 미국 시장에서 총 65.17%, 한국 시장에서 총 71.57%를 벌 수 있었다.

    강환국
    2021년 7월 직장인 투자자에서 ‘30대 파이어족’으로 변신한 인물.
    계량화된 원칙대로 투자하는 퀀트 투자를 통해 연 복리 15%대의 수익률을 거둬 입사 12년째인 38세 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를 나와 파이어족이 됐다. 현재 전업 투자자이자 구독자 13만2000명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 온·오프라인 투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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