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켜야 한다” 외치며 헌법재판소 불복
탄핵 수용 여부 두고 탄반 세력 내분 양상도
尹 “당 중심으로 대선준비 잘해 승리하길”

4월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전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지호영 기자
집회 현장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분노하는 이들이 모여 생각을 나눴다. 한 집회 참가자는 “어제 헌법재판소의 결정 직후 극단적 생각에 휩싸였다”며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흐린 날씨로 인해 집회 참가자들은 양손에 우산과 성조기, 태극기를 든 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의원들을 응징해야 한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탄반 세력’ 간 분열 양상도 관측됐다. 집회 사회자는 단상에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목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손 목사를 따라다녔던 사람들은 이곳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간 탄핵 반대 집회는 전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집회와 손 목사가 이끄는 여의도 집회로 양분돼 진행됐다.
손 목사가 이끄는 보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직후 다음날(5일) 예정한 여의도 집회를 취소한 바 있다. 세이브코리아는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오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세이브코리아와 함께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도 이날 유튜브 채널 실시간 방송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승복한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의 목소리와 달리 윤 전 대통령 및 보수진영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승복하는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당일 변호인단을 통해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에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안타깝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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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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