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초반에는 평성이과대학 학생 10여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삐라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북한에는 비슷한 규모의 몇몇 삐라조직이 있었지만 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극심해 조직적이고 정상적인 활동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 북한의 내부 감시와 통제기능이 약해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북한은 형법을 개정해 불법유인물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사회주의 문화를 침해한 범죄’조항으로 반국가 목적이 없어도 공화국을 반대하는 방송 청취 및 유인물 수집, 보관, 유포시 최하 2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최고 5년 이하 노동교화형으로 처벌케 한 것.
이 조항이 만들어진 것은 미국 상·하 양원에서 북한인권법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후 미국의 대북방송이 강화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한 내부에 각종 불법유인물이 난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북한 정권이 그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신동아’는 여러 정황상 문제의 유인물이 현재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내용의 진위를 명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해 전문을 싣기로 했다. 다음은 유인물 전문이다.
◇ 김정일, 김일성을 죽이다!
2004년 7월8일, 평양체육관에서는 김정일이 참석한 가운데 김일성 ‘서거’ 10돐 《중앙추모대회》가 진행되였다. 김정일은 김영남이 장문의 추모사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시인 김만영의 표현대로 주석단 한복판에 ‘무겁게’ 앉아있었다. 텔레비죤에 비친 ‘위대한 령도자’의 억지스러운 모습은 엄숙하다 못해 처량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때 김정일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들(김정일)에게 공화국의 모든 권력을 세습해주고도 부족한 것만 같아 온나라 전체 인민에게 《나를 받들어 모셔왔듯이 김정일 조직비서를 잘 받들어 모시라》고 죽는 날까지 훈계하였으며, 1992년 2월에는 《광명성 찬가》라는 송시까지 자기에게 지어바쳤던 애비 김일성의 하늘같은 사랑을 회고했을까?!
아니면 80고령의 김일성에게 ‘우리인민의 행복상’과 ‘남조선혁명의 승리’를 끝없이 거짓보고를 해오다가 그것이 드러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김일성을 죽이게 된 자신의 죄악을 참회했을까?!
리유야 어떻게 되였든지 간에, 1994년 김일성이 죽을 당시 중앙과 지방의 적지 않은 간부들과 각 분야 지식인들이 직감한 것과 같이 김일성의 죽음은 김정일과 깊은 련관이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김일성은 김정일에 의해 죽었다.
김정일이 김일성을 죽였다는 근거의 첫째는 김일성이 1994년 7월7일까지 ‘만수무강’할 정도로 매우 건강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80고령 로인의 생사는 장담할 수 없지만 ‘온나라 인민의 행복’인 김일성의 경우는 달랐다. 당시 텔레비죤에도 방영되였지만, 김일성은 묘향산특각에서 죽기 직전인 1994년 7월5일 재미교포 손원태를 접견했었다. 그때 김일성은 손원태와 손을 잡고 산책을 하였는데, 손원태는 김일성의 손에서 건강한 사람의 따스한 체온을 느끼고 《주석님의 손이 따스한 것을 보니 아주 건강하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했고, 김일성은 이에 대해 《나는 김정일 조직비서가 잘 보살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 아주 건강합니다. 김정일 조직비서는 정말 효자입니다. 나는 한 100살은 넘어 살 것 같습니다.》라고 호언장담하였다.
김일성은 1994년 7월7일 오전에도 묘향산특각에서 시종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짓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경제부문 일군회의’를 지도하는 등 정열적인 활동을 벌렸다.(조선중앙텔레비죤에 방영) 또 그 시기에 김일성은 남조선괴뢰도당인 김영삼을 평양에 끌어다놓고 무릎을 꿇어앉힐 희열에 도취되여 있었다.
그런 김일성이 7월8일 새벽 2시에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발작》(당시 조선중앙통신 대외공포보도)으로 급사하였다. 이것은 누가 김일성에게 고의적인 엄청난 충격을 가하지 않는 한 거의 불가능한 비상사고였다.
사실 그 당시 김일성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두고 중앙기관의 적지 않은 일군들은 암암리에 《김일성이 갑자기 대노》해서 심장발작을 일으켰다고들 말하였다.
그러면 누가 ‘지도자동지의 지극한 효성’에, ‘인민의 행복’에 도취해있던 ‘인민의 어버이’ 김일성에게 야밤삼경에 심장발작으로 죽을 정도의 충격을 주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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