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후진타오 국가주석(앞줄 가운데)과 원자바오 총리(오른쪽)가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이들 5세대가 퇴진하는 2022년엔 제6세대 지도부가 등장한다. 5세대가 1950년대 출생자인 데 비해 6세대는 1960년대 출생자들이다. 5세대 지도부 선두경쟁이 쌍두마차 구도라면 6세대 지도부 경쟁은 삼두마차 구도다. 이번에 소개할 인사는 이들 세 명이다.
삼두마차 선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역시 후춘화(胡春華·48)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당 서기 겸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이다. ‘리틀 후진타오(胡錦濤)’로 불리는 그는 소수민족이 사는 가난한 오지 산골에서 태어났지만 타고난 성실함과 노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쳐 오늘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최연소 기록 제조기’이기도 하다. 중국 정계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이 후진타오를 최고지도자로 낙점했듯, 장쩌민(江澤民)은 시진핑을 낙점했고, 후진타오는 후춘화를 낙점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이른바 격대낙점(隔代落點) 전통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쑨정차이(孫政才·48) 지린(吉林)성 당 서기 겸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이 있다. ‘중국 옥수수 밀식(密植)재배의 대가’로 불리는 그는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베이징(北京) 지역 옥수수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무려 두 배 이상 끌어올림으로써 중국의 식량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와 함께 주목할 인사는 저우창(周强·51) 후난(湖南)성 당 서기 겸 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이다. 삼두마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그는 1960년대 출생자 가운데 첫 성장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현재 중국 중앙지도부의 부장 또는 지방지도부의 성장급 가운데 제6세대 인사는 네 명이 더 있다. 장칭웨이(張慶偉·50)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 이사장과 루하오(陸昊·44)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共靑團) 중앙서기처 제1서기, 누얼 바이커리(努爾 白克力·50) 신장(新疆)위구르족 자치구 주석, 쑤수린(蘇樹林·49) 푸젠(福建)성 대리성장이다.
이들 7명 가운데 저우창 후난성 서기와 장칭웨이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 이사장은 약 9년 전인 2002년 가을부터 장관급(부장급) 이상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이었다. 또 후춘화 네이멍구 자치구 서기와 쑨정차이 지린성 서기는 제17차 당 대회가 열린 2007년 가을 당 중앙위원에 당선됐다. 반면 누얼 바이커리 신장위구르 자치구 주석과 쑤수린 푸젠성 대리성장은 2007년 가을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당선됐다. 루하오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는 최연소 부장급 인사지만 아직 중국 공산당의 중앙위원회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2010년 현재 1960년대에 출생한 제6세대 지도부 인사 중 차관급(부부장급) 이상 인사는 100여 명이다. 이들은 제20차 당 대회가 열리는 2022년 가을부터 중국을 본격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일으킨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두 지방으로 하방되는 등 큰 시련을 겪었던 제5세대 지도부 인사와는 달리, 이들은 모두 덩샤오핑의 집권 이후 부활한 대학입시와 개혁개방의 혜택을 집중적으로 받은 세대다. 따라서 이들은 열 살 가까이 많은 제5세대 지도부 인사와 함께 대학을 다닌 경우가 적지 않다. 전 세대인 5세대 지도부와 달리 보다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공청단 인사가 많다. 제6세대 선두주자 7명 가운데 저우창과 후춘화는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를 역임했고 루하오는 현재 이 직책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