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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 한반도 바꿀 역사적 발걸음”

크리스토퍼 힐 前 주한 美대사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 한반도 바꿀 역사적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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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어겨도 핵 문제를 놓고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특히 중국이 ‘북한과 계속 이야기해보자’고 말하는 편인데요.

“중국이 그렇게 말하는 건 좋아요. 다만, 이미 동의한 토대 위에서 대화를 해야 해요. 북한은 아무 조건 없이 다시 토론하고 다시 협상하기를 원해요. 이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화란 이미 이전에 말해놓은 내용에 이어서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하고 이야기하는 상황을 맞게 될 거예요. 같은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같은 합의를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합의를 어기고, 이어서 같은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이보다 더 ‘좌절’을 안겨주는 일이 또 있나요?”

▼ 북한이 먼저 행동으로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거네요?



“북한이 옛날 약속을 지키면서 나가야 해요. 기억력을 잃은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는 건 정말 어려워요.”

▼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그들은 과거에 그들이 동의해준 것들이 현재도 그들을 속박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지 않으면 그들과 다시 대화해 어떤 약속을 받아낸다고 해도 그들은 또 어길 테니까요. 이 점이 중요해요.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버리기로 했으면 우리는 이 약속이 지켜지는 것을 보면서 그다음 페이지에 관해 이야기해야 하는 거죠.”

▼ 북한은 핵을 생존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이 점에 동의하나요?

“내가 보기엔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는 것 같아요.”

“달에 우주선 보낸 나란데…”

▼ 북한이 핵을 생존의 필수 수단으로 껴안은 상황에서 북핵을 폐기할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글쎄요. 전제가 틀렸다는 것을 북한이 인식하는 것이겠죠.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실제의 필수 수단은 ‘핵’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전 세계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죠. 북한이 이 점을 알아야 일이 풀립니다. 한번 보세요. 핵이라는 게 지금 북한을 고립하고 있고 북한에 견디기 힘든 제재를 하고 있잖아요. 또 솔직히 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은 북한이 도저히 살아갈 수 없게 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되는 것이고요. 핵무기는 북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봐요.”

▼ 북한이 이 의견에 동의할까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 미국은 ‘지금까지의 북핵은 용인하고 추가확산을 막는 데 주력한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미국은 북핵을 용인하지 않을 겁니다. 핵 보유를 멈추게 하기 위해, 그것이 무엇이든-미국이 달에 우주선을 보낸 나란데-수단을 강구할 거예요. 의지를 갖고 있고 그것을 보여주려고 할 거예요.”

▼ 북핵 문제를 해결할 좀 더 ‘포괄적인 해결책’은 없을까요?

“나는 포괄적이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어떤 대가를 필요로 하니까요. 그들이 원하는 대가가 무엇이냐 하면, 경제적 지원 같은 것이겠죠.”

▼ 단지 그것만으로는….

“물론 경제적 지원만으론 핵을 포기하지 않겠죠. 그들은 여기에 더해 몇몇 나라와 새로운 관계 형성을 원해요.”

▼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고립’이 아닐까요? 경제 제재나 체제 붕괴 위험 같은 건 힘든 일이겠죠. 미국은 ‘만약 핵을 포기하면 우리가 당신들의 고립을 끝내주겠소’라고 북한에 말할 수 있나요? ‘북미 수교’까지 포함해서?

“우리는 이미 테이블 위에 모든 칩을 올려놨어요. 심지어 북미 관계의 정상화까지요. 북한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달라’고 말했어요. 우리는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어요. 우리는 모든 것을 제시했고 단지 한 가지만 요구했어요. 핵을 포기하라고요.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진지하게 고려했죠.”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북핵 문제가 시작됐다. 이후 20여 년간 핵무기를 소유하려는 쪽과 제거하려는 쪽이 대화를 할 만큼 하기는 했다. 그러나 후자의 손에 들어온 성과물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 후자의 처지에선, 전자가 핵을 갖게 됐고 그 양을 늘려가려고 하니 더 안 좋아진 셈이다. 힐 전 대사는 ‘제재’를 유용한 해결책이라고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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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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